[진료실 희로애락] 테라칸 구출작전
상태바
[진료실 희로애락] 테라칸 구출작전
  • 오민제
  • 승인 2008.01.14 14: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전거 타는 치과의사- 여수 학동 모아치과 오민제 원장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어김없이 산으로 라이딩을 갔습니다. 테라칸을 몰고서....
라이딩 초입에 도착시간이 오후 3시 30분...

임도 초입이 30도 정도 경사의 오르막이고,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그냥 무심결에 1단으로 하고, 오르막의 9부능선쯤 올랐는데 스핀이 일어나더니 급기야는 뒤로 저절로 밀리는 상황...

브레이크를 밟으면 밟을수록 뒤쪽이 돌면서 깊게 패인 고랑쪽으로 점점 밀리고 간신히 멈추어서뒤로 밀리는 상황 방지를 위해 바퀴마다 돌을 받쳤습니다.
수동 4륜모드로 전환후에 L기어로 저진을 시도했으나 휠스핀만 반복하다가 뒤로 밀리면서, 더욱 더 조수석쪽 뒤바퀴가 2/3정도 떠있는 상태가 되어버리고..헉. 이럴 수가.

바로 캐리어에 실은 자전거 내려서 한편에 놔두고, 캐리어는 차안에 정리하고..
차는 손상되어도 괜찮은데, 자전거는 손상되면 안된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기 때문이죠.

하이카 서비스에 전화하고, 그동안에 나뭇가지를 찾아서 얼음을 깨고..기다리다가 4시 10분정도에 레카차가 도착했습니다.
체인을 감더니 후진으로 오르막길을 시도하는데 계속 슬립만 생기고 테라칸 주위에 모래도 뿌리고......

안되겠다더니 테라칸을 전진 시도해 보자며 하는데 차는 더 뒤로 밀려서 전 보다 더 안 좋은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에휴....결국은 포기.....얼음이 녹을 때까지 기다리라네요..참..

서비스 기사님은 가고 짐을 정리해서 자전거 타고 집으로 다시 향했습니다.
자전거 타고 집으로 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일회용 부탄가스통에다가 부스터를 달아서 얼음을 녹이면 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흐흐~)

저녁을 먹고,
마트 가서 부탄가스 12개, 가스토치 2개..뻣뻣한 빗자루와 손도끼를 장만하고..취침...

일요일 9시 기상...채영이는 집에서 혼자 플레이 하기로 하고, 김밥을 적선해주고...
아내와 전 장비를 챙겨서 임도초입으로 go....
카메라도 챙기고..ㅋ.ㅋ...

다행히 날씨가 풀어져서 조금씩 얼음이 녹고 있더군요.
사진을 찍어놓고,
일단 차주변의 얼음을 깨고 전진을 위해 2m 전방의 얼음길 깨고 길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 손도끼가 아주 유용하게 쓰였습니다.

작업중에 채영이가 전화와서 "아빠! 테라칸 버리고..차 새로 한 대 사라"..헐..
아빠가 사고 싶은 자전거가 한 대 더 있는데도 참고 있는데...

11시부터 작업 시작...1시간 30분 정도 작업후에 테라칸 후륜의 LSD(차동제한장치)를 믿고-뒤바퀴의 한쪽이 공중에 떠 있어도, 이를 감지하여 다른축 바퀴만 알아서 구동을 함-수동 4륜모드에서 힘차게 전진!
와! 드뎌 탈출...
첨에는 전진으로 올라가서 내려오려고 했는데, 계획을 수정해 후진으로 내려 왔습니다..
토요일은 빙판이었는데 다행히도 일요일은 그래도 많이 녹았더군요..

아내가 테라칸 몰고, 전 투스카니 몰고, 집에 오니 1시를 조금 넘겼더군요..
작전은 대성공...욕심이 생겨서, 3시쯤에 잔차를 가지고 다시 go!
테라칸으로 다시 오르막을 오르려다, 참았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봤더니, 눈이 전혀 녹지 않아서, 4/5정도는 타고, 1/5정도는 끌고...
이전코스의 2/3정도만 타도 힘들더군요..미끄럽고..ㅋ.ㅋ. 그래도 잼나더군요..

눈이 10cm 이상 쌓여서 힘들었지만, 기분이 최고...
정신없이 테라칸 때문에 크리스마스가 지났습니다.
손도끼질 하느라 팔이 아프네요....

지금은 복회에 산사춘 한병을 걸쳐서 알딸딸 하네요...
채영이가 복회를 너무 좋아 하는군요..
4륜을 믿었던 저의 불찰이 컸지요.

사진은 작업전 일요일 사진과 작업중인 사진입니다..

토요일은 정말 빙판이어서 올라가서 봤는데 빙질의 두께가 다르더군요..
사진상의 일요일은 그래도 희망이 보이는 상태였구요...
전 토요일날 아무 생각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올라갔는데..참...
여러분은 그러지 않으시겠죠?

오민제(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 동부지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