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국가구강보건사업의 제자리 찾기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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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국가구강보건사업의 제자리 찾기를 위하여…
  • 김영남
  • 승인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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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도 들어 국가 구강보건예산이 약 75억원으로 전년도의 26억원에 비해 크게 증대되었으며 이는 치아홈메우기 및 노인의치보철 사업이 처음으로 수행되게된 데에 따른 것이다. 이들 치아홈메우기 및 노인의치보철 사업은 처음으로 국가주도 구강보건사업이 공공기관을 통해 수행되게 되었고 극히 미미하던 구강보건예산을 크게 증액시켰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나 첫 시행이니만큼 주된 사업수행자인 공중보건치과의사나 민간치과의원의 불만의 목소리 역시 높았다.

따라서 처음으로 시행된 국가주도 구강보건사업인 치아홈메우기 및 노인의치보철 사업에 대한 체계적 평가를 통해 사업 과정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사업 효과성을 평가해 이후 사업 수행에 개선을 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이에 구강보건정책연구회에서는 사업과정상 문제점 파악을 위해 사업 수행 보건(지)소 치과의사 및 치위생사, 간호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수행하여 137곳의 응답을 분석하였으며, 사업의 효과성을 평가하기 위해 서울 및 인천경기지역 7곳의 치아홈메우기 탈락율 자료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분석 결과를 토대로 대한공공기관치과의사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와의 토론회를 거쳐 두 국가구강보건사업의 최종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도출하였다.

또한 최종 도출된 두 국가구강보건사업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지난달 15일 보건복지부에 건의서 형태로 제출한 상태다. 여기서는 복지부에 제출한 건의서 내용을 요약 정리해 보고자 한다.

치아홈메우기 사업

종합적 평가
치아홈메우기 사업의 경우 적절히 수행되었을 때 1년 후의 우식예방율이 80%에 달하는 매우 효과적인 사업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질적인 사업관리가 필요하며 주된 사업 대상자인 기초생활수급대상 및 농어촌 어린이의 특성상 치아홈메우기에 국한되지 않은 포괄적인 구강관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할당된 치아홈메우기 목표량은 그 필요량에 비해 많고 투입 가능한 인력 또한 지역에 따라 매우 부족하여 질적인 사업 수행이나 포괄적 구강관리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문제점
첫째, 주된 사업대상인 기초생활수급대상 및 농어촌 초등학생의 경우 제1 대구치에 이미 치아우식이 발생된 경우가 많고 구강위생상태가 불량하여 치아홈메우기만으로는 큰 효과를 보기가 어렵다.

둘째, 치아홈메우기는 완전히 맹출되고 우식이 없는 건전치아에만 시술 가능하므로 그 필요량이 현재의 목표량에 비해 현저히 감소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목표량 달성을 위해 사업대상이 아닌 일반아동과 제 1대구치 이외의 치아까지 시술하게 되었고, 민간의료기관과의 마찰이 유발되기도 하였다. 결국 현실적이지 못한 목표량 설정과 인력부족, 그에 따른 무리한 숫자 채우기식 사업수행으로 이어지게 된다.

셋째, 치아홈메우기 사업은 예방접종 등의 다른 공중보건사업과 달리 그 술식의 정확도에 따라 효과가 크게 좌우되므로 질적으로 관리 및 평가될 필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수량 중심의 평가만이 이루어지고 있고 질적인 사업평가를 위한 어떠한 평가의 틀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넷째, 책정된 국가사업비 전액을 사업수행에 사용하지 못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많아 부족한 인력 보충과 장비 구입에 사용하기에 부족한 경우가 많고, 재원의 실제 사용에 대한 평가가 불충분하였다.

개선방안과 대안
첫째, 장기적으로는 단순히 치아홈메우기 뿐 아니라 개인별로 필요한 보존치료, 불소도포, 치면세마, 잇솔질교습 등이 함께 시술되는 ‘제 1대구치 포괄구강관리사업’ 형태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대상아동의 구강건강증진, 내소율, 사업수행의 용이성 모두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현재 지역별로 불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는 구강보건사업 수행인력을 인구비례로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치아홈메우기 사업의 질적인 관리와 평가를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치아홈메우기 재점검 기록부를 전산화하여 중앙부처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넷째, 현재 무원칙하게 집행되고 있는 치아홈메우기 국가사업비가 구강보건사업에 집중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서 예산사용에 대한 지침을 만들고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노인의치보철사업

종합적 평가
노인의치보철사업의 경우 치아홈메우기 사업과는 달리 목표량이나 사업집행상의 문제점보다는 의치서비스 특징에 따른 문제, 실제 사업주체인 민간 치의원과의 관계, 무료의치에 대한 도덕적 해이의 문제 등이 더 큰 문제로 나타났다.

주된 문제점
첫째, 의치는 자연치에 비해 그 만족도가 떨어지며, 환자의 구강상태에 따라 잘 유지되지 못하거나 동통을 유발하기 쉽다. 또한 의치서비스는 일회성으로 제작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지속적인 환자의 적응 훈련과 치과의원에서의 사후 점검이 이루어져야 하는 고난이도의 진료서비스이다. 따라서 무료의치사업은 개인에 따라 그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국가가 수행하기에는 높은 비용에 비해 효과적이기 어렵고, 민원 발생의 소지가 있다.

둘째, 기초생활수급대상노인 뿐 아니라 다수의 차상위계층 및 일반 노인들 또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의치를 장착하고 있지 못한 현실에서 소수에게만 큰 혜택이 돌아가게 되므로 복지의 공평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셋째, 의치시술 후 환자가 의치관리방법을 숙지하여 의치 및 잔존치 관리를 철저히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여 통증 등의 이유로 의치를 사용하지 않거나 제대로 된 의치관리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

넷째, 의치(특히 부분의치)의 경우 잔존치의 개수나 환자의 구강 상태에 따라 수가가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으로 수가를 적용하여 위탁받은 민간의료기관의 불만과 불성실한 시술을 유발할 수 있다.

개선방안과 대안

첫째, 의치 제작 후 지속적인 의치관리가 이루어져 그 효과가 극대화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기초생활수급대상노인들에 대한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방문간호팀이나 사회복지사가 일차적으로 의치사용유무, 의치점검여부, 의치 사용후 만족도 등을 관리 보고하고 의치관리법에 대한 교육을 수행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둘째, 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명확하고 공통적으로 적용될 있는 심사 기준을 개발해야 한다.
셋째, 추가적인 보철물 제작이나 진료비에 대한 확실한 기준을 마련해 민간의료기관과의 갈등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넷째, 장기적으로는 노인의치에 대한 보험급여화가 가장 이상적인 대안이나 재정부담이 너무 커 시행하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지금의 무료틀니사업보다는 틀니 제작시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법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된다. 의치 보조금을 지급함으로써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으며 환자와 민간의료기관의 도덕적 해이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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