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먹고 잘사는법] 칼로리 영양의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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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먹고 잘사는법] 칼로리 영양의 허구
  • 편집국
  • 승인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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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란 말은 아주 일반적인 용어가 되어버렸다. 체중 감량과 다이어트를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칼로리를 중심으로 하는 영양학은 현대인의 다양한 영양과 건강 수준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역력하다.

칼로리란 열량 단위로, 1칼로리란 물 1g을 1도시 올리는데 필요한 열량을 말한다. 영양학에서 사용하고 있는 칼로리 개념이란 실험실 조건 아래서 음식을 태웠을 때 발생하는 열량을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음식을 먹었을 때 내 몸 안에서 그 만큼의 열량을 내리라는 보장은 결코 없다는 것이다.

음식을 준비하는 어떤 사람들도 칼로리를 계산하거나 영양 성분을 분석하면서 요리하지 않는다. 즉, 칼로리를 중심으로 한 다이어트 안내는 심각한 신체의 영양과 기능상의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

우리 몸이 음식을 통해 영양 성분을 흡수하고 소화하고 이용하면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은 산화 반응이라고 할 수 있다. 에너지 원천인 혈당의 부족과 산소의 결핍은 에너지 대사의 불량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신체 내에서 일어나는 산화 반응은 산소만 있으면 반응이 일어나는 자동 산화의 방식이 아니라 반드시 효소의 개입에 의한 대사적 산화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효소는 단백질이라고 하는 기질과 비타민, 미네랄 부분이라고 하는 보효소의 결합을 통해 반응을 매개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결합하는 것으로, 비타민, 미네랄의 결핍은 효소 생성과 반응 속도의 지연을 일으켜 에너지 대사를 느리게 만들어 버린다.

또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공장이라고 하는 미토콘트리아가 사람마다, 또 사람의 근육 세포마다 그 수가 다르다고 하는 것은 에너지를 발생하는 능력은 개인의 처지와 환경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영양이라고 하는 것은 인체라는 살아있는 시스템에서 일어나는 생화학 반응이라 할 수 있다. 그 사람이 얼마나 규칙적인 식사를 통해 일정한 혈당을 유지하고 있는가, 얼마나 느리고 깊은 호흡을 통해 산소의 유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충분한 자연 식품으로 비타민, 미네랄 등 미량 영양소의 보충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근육의 질과 양은 적절하다고 할 수 있는가, 모든 대사 속도를 조절하는 갑상선과 부신을 비롯한 내분비와 자율 신경계는 건강한가에 따라 영양의 이용과 건강의 수준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칼로리 계산하지 않아도, 영양 성분 분석하지 않아도 잘 살아온 역사가 있고 지금도 잘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사람의 구체적인 삶에 대한 관심과 이해 속에 살아있는 사람 중심의 영양학이 절실하게 필요한 때다.

김수현(식생활 강사,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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