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북한, 국제사회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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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북한, 국제사회 지원 절실"
  • 조순자
  • 승인 2004.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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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최근 상황과 한반도의 평화 전망' 시민사회 공개포럼

북한은 국제사회를 향한 새로운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지속시키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원과 노력이 절실히 필요함이 드러났다.

지난 4일 유네스코빌딩에서 열린 '북한의 최근 상황과 한반도의 평화 전망' 시민사회 공개포럼이 진행되었다. 행사를 주관한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원장 이삼열)은 지난 9월 25일부터 30일까지 방북한  DPRK- Canada 협회 회원 5명중 두명을 초청하여 최근 북한상황에 대한 소식을 듣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이날 포럼에는 연세대 노정선 교수를 비롯한 학계, 종교단체, 평화운동가, 여성단체 활동가 등 40여명이 참석하여 최근 북한 상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였다.

1부는 북한식량 전문가인 Erich Weingartner의 딸이며, 이번 방북단 일원으로 참여한 Miranda의 북한방문 소감을 듣고, 이후 Erich Weingartner로부터 자세한 설명을 듣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북한은 많이 변했다 그리고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Miranda는 가시적인 북한의 변화 상황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그 변화의미에 대해 의문부호를 붙였다. 그에 따르면, 북한이 변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는  “길가에 노점상이 늘어서있고, 자전거와 오토바이가 경주를 하고, 북한관료들이 좀더 우호적이며, 많은 식당이 생겼고, 유로화로 지불을 할 수 있으며, 많은 건물이 들어섰다"면서 "백화점에서는 지나치게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고있고, 통일 시장에서는 지역화폐로 물건을 사고 파는 사람들을 볼 수가 있다”고 북한의 변화된 모습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북한의 변화된 모습들이 방문자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허구적인 쇼인지, 어떤 상징성들이 있는지, 그것들이 암시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을 갖고 돌아왔다"고 심정을 밝혔다.

한편 Erich은 이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면서 "북한이 다른 한편으로는 변한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이념적으로는 여전히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북한에서 만났던 사람들은 ‘선군정책’, ‘핵억제력’ 등을 얘기했고, 길에는 군인이 등장하는 공격적이 포스터가 여전히 붙어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것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치상황 속에서 앞으로의 상황에 대해 우려하는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렇듯 현재 북한은 상반된 현실이 공존한다. Miranda와 Erich은 이 상황을 양자물리학 중첩이론(Schrodinger's cat)을 들어 북한 상황을 설명하였다. (국제사회가) 살아있는 고양이(북한)를 납상자에 넣은 다음 고양이에게 치명적인 약병을 상자에 집어넣는다. 이후 고양이가 그 약병을 선택해서 죽었을지, 살아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이 죽었을 수도 있고, 살아있을 수도 있는 두가지 가능성이 다 존재한다. 이 이론은 ‘상반된 현실의 공존’에 대해 다루고 있다.

살려고 발버둥치는 고양이를 살리려면......

Erich 일행은 일요일날 봉수교회 예배에 참석하였고, 북한기독교협회 사람들을 만났으며, 남포, 개성 등을 방문하였다. 그들은 판문점, 역사박물관, 단군왕릉, 박연폭포 등의 관광코스도 두루 다녔으며, 북한경제학부 교수들과 만나 북한경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고, UNDP와 WHO 사람들, 그리고 북한의 환경관련 담당자들을 만나는 등 폭넓게 접촉할 수 있었다.

개성공단에 대해 북한의 고위급관료는 미국이 남한의 물자공급을 막고 있어 되는 것이 없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개성공단 담당자의 반응은 사뭇 고무적이었다 한다. 2개의 건물이 완성되었고 건물공사가 계속되고 있으며, 개성공단노동자 채용시 개성시민을 우선적으로 채용하기로 했기 때문에 개성시민의 기대가 크다고 한다.

또한 북한친선협회 중사는 북한과 카나다가 교류할 수 있게 가교역할을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하였는데, 이를테면 카나다에 북한식당을 열거나 중고 컴퓨터를 수입하는 것 등이었다.

이렇듯 외부세계에 대한 북한의 대응을 보면, 북한은 UN의 CAB(종합지원계획)의 목록에 오르지 않기를 바란다. 이는 북한 단순히 식량원조국으로 분류되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을 뜻한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규모 국제 NGO 활동을 규제하고, 모니터링활동도 축소할 방침이라고 한다.

Erich은 “고양이는 살아있고 현재 살려고 발버둥치고 있으나 국제사회는 여전히 약물을 주고 있다”고 북한의 현실을 정리하고, “고양이의 생존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결국 고양이는 약물을 선택하고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말로 보고를 마쳤다. 그는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다음은 참가자들의 질문에 대한 Erich의 답변이다.  

미국 대선을 바라보는 북한의 입장은 어떤가?
부시든 케리든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다. 어느 쪽이 되든 대북방침은 더욱 공격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 상원의회에서 통과된 ‘북한인권법’에 대한 의견은?
북한에서는 UN의 북한보고서나 ‘북한인권법’ 모두가 미국에게 굴복하라는 압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제는 ‘북한인권법’이후 북한이 실무차원의 인권개선작업을 전면 중단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인권문제와 관련하여 스위스와 북한간 정기적인 보고와 미팅이 있었는데 중단되었다. 그들에게 ‘인권’은 빨간 딱지가 붙여진 것이며, 공격적 수단으로 비쳐진다.

북한의 에너지 상황은 어떠한가, 그리고 남한에서 대체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북한의 에너지 상황은 지방으로 갈수록 훨씬 심각하며, 앞으로 더 악화될 것으로 본다. 재생산에너지의 경우는 산업시설에 이용되기에 충분치 않아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북한사람들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는가?
탈북자들의 남한사회 적응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매우 어렵지 않은가. 이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달려있다. 점진적으로 서로 소통하고 교육하면서 인적교류를 늘려가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Erich Weingartner가 속한 DPRK- Canada의 설립목적은 북한과 카나다의 관계개선이다. 의사, 변호사, NGO 활동가, 종교단체 조상사등 다양한 사람들이 가입하고 있으며, 그들은 북한에서 일어나는 일을 비판적으로 견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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