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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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출범을 맞아
  • 김용진
  • 승인 2008.02.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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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은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이날 아침부터 하늘이 찌뿌옇더니 잔뜩 눈이 내렸다.

겨울이 가고 봄이 오는가 싶던 날씨가 다시 겨울로 돌아간 듯하다. 하지만 자세히 눈덮힌 나무를 관찰해보면, 나무의 줄기에서 어딘가 모를 푸른 빛이 돌기 시작하고 있는 것을 보면, 봄이 오고는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봄은 내 마음에 이미 왔다.

저녁 뉴스시간의 거의 절반 이상이 이명박 정부 출범에 관한 소식이다.

10년전, 그리고 5년전에도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그 때는 뉴스를 보고 또 보아도 좋았지만, 지금은 뉴스를 보기 싫어졌을 뿐 새 대통령들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이나 미소는 똑같다.

하긴 크게 달라진 것이 무엇이 있으랴.

지난 노무현 정부 아래서, 이라크 파병을,  평택 미국기지 확대를, 한미FTA를, 의료산업화를 우리는 반대했지만, 노무현 정부나, 이명박 정부의 정당인 한나라당은 찬성했다.

다만, 노무현 정부는 '좌회전 깜박이를 켜고 우회전했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이명박 정부는 '초지일관 우향우, 돌진 앞으로'를 할 터이니 그것이 차이라고나 할까?

가장 우려되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가장 큰 실책으로 지적받는 '소통'의 문제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는 만나거나 듣기는 하되, 주로 자신이 일방적으로 말하거나 '말'이 더욱 '말'을 낳는 등 '소통의 기술'이 문제였다면,  이명박 정부의 태도를 보면, 아예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사람이나 세력은 만나지도 않겠다는 '소통의 단절'이 문제가 될 것 같다. 민주노총과의 면담을 위원장의 경찰출석을 '법준수'를 운운하며 회피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명박 정부의 인사를 일컬어 네티즌 사이에 나오는 '강부자'니 '고소영'이니 하는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노무현 정부 초기의 소위 '코드인사'비판을 되풀이 하는 것 같다. 어떤 정부이던 자신의 정책과 철학에 맞게 일을 하려면 자신과 뜻이 맞는 인사를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 즉 '코드인사'는 필수적이다. 그들이 '강부자'이던, '고소영'이던 그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그들이 불법과 탈법을 했다면, 엄정한 법집행을 해야 할 공직자로서는 부적절한 인사임은 명확하다. 자신과 뜻이 다른 '민주노총'이냐 뜻이 같은 '강부자'나 '고소영'이냐에 따라 법적용의 기준이 달라진다면 법이 무슨 소용이랴?

이명박 정부는 한나라당이나 이명박이 잘해서 점수를 얻어 등장한 것이 아니라, 자유주의 정치세력인 열린우리당의 지리멸렬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좌파의 능력부족으로 인해서 어부지리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대선이 끝난지 2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들 세력은 그다지 반성을 하거나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이대로는 4월 총선은 한나라당의 압승이 예상된다. 소위 개혁세력과 좌파들은 이명박 정부의 '자책성 실점'만 기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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