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그리고 가을 야생화 몇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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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이야기 그리고 가을 야생화 몇종
  • 이충엽
  • 승인 2004.10.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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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느리배꼽
야생화를 공부하기 시작할 때가 몇 년 전 겨울이었다. 겨울엔 꽃이 없으니 열심히 공부해서 알아두고 디지털 사진기도 사서 열심히 찍으면 되리라 생각했었다. 헌데 웬걸 이놈의 야생화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지 해도해도 끝이 없었고 완전히 새로운 이름들이라 외우기도 어려워 그 이름 외는데만 시간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물론 지금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어쨋든 봄이 오고 나는 용기 백배 디카 하나 사들고 일단 들판에 핀 꽃을 찍기 위해 들판으로 나섰다. 세상에나 세상에나 !!!! 내 눈에 들어온 세상은 그야말로 꽃천지였다. 온 곳이 꽃으로 뒤덮혀 있었다. 지금까지 내가 이런걸 모르고 살아왔단 말인가??????? 의심하면서 꽃을 찍어댔다.

그러나......... 꽃은 내가 마음 먹은대로 찍히기는커녕 흐릿한 초점에 뭘 찍었는지도 모를 지경이었다. 겨우 흐릿하게나마 보이는게 있으면 그때부터 도감 들고 꽃을 찾기위해 몇시간씩을 뒤적거렸다. 겨우 찾아내서 이름 하나 찾아 내면 그 기쁨은 이루 표현 할 길이 없었다.

▲ 나도송이풀
참 황당하고 당황스런 시간들이었다. 누가 가르쳐 주는 이도 없고 그저 혼자서 애기 걸음마 배우듯 하나씩 하나씩 터득해 온 시간이 벌써 2년이 넘고 있다니............ 휴우... 아직도 모르는게 많아 여기저기 돌아보고 도감도 뒤적이고 야생화 사이트 들러 공부도 하고 요즘은 그래도 조금은 여유를 찾고 있다. 헌데 야생화 공부해서 꽃찍고 돌아 다닌다고 사람들 만나서 몇마디 했더니 식물원구경이나 야외로 나가는 야생화공부 시간에는 어김없이 찾아와 부탁해대니..... 참 나.. 전문가도 아닌데.....사람들은 내가 노력봉사 해주고 밥만 얻어 먹어도 좋아하니까 마구 부탁을 해댄다. 참, 나...
그렇다고 아는 안면에 거절 할 수도 없어 바쁜 시간 쪼개 자원봉사 해주고 나면 그래도 뿌듯함은 남으니 그걸로 만족이다.

아이구, 잡설이 너무 길었나!!!! 각설하고......여하튼 여기저기 들이고 산이고 온동네를 싸돌아 다니다가 그래도 무슨 일이 생기면 그일도 열심히 챙겨야 하는게 우리네 삶이 아닌가? 특히 처가집 일 생기면 바로 득달같이 달려가 점수부터 따 놓아야 맘이 편하니 참.........우리 처가집은 거창군 신원면이다. 한국전쟁 당시에 지리산에서 일어난 양민학살 사건이 일어난 곳 중의 한군데다. 처가집 친척들도 몇몇은 학살 당한 것으로 들었다. 지금도 신원면 외진 곳 희생자묘역엔 박정희가 쓰러뜨린 비석이 그냥 누운채로 그대로 남아 있다.

지금은 거창지역만 특별법이 제정되어 희생자 묘역을 새로 꾸민다고 모래바람 일으켜 제법 그럴싸한 추모공원도 만들어 놓긴 했지만 그 곳 분들은 그다지 좋아하는 모습이 보이진 않는다. 아 글씨 6-25때는 북한군이 와서는 사람 별로 안 잡아 갔는데 국군이 오더니 사람들이 몰살을 당했다는 이 해괴한 역사를 나는 처가집을 갈때마다 들으니 가슴이 늘 매인다.내가 뭔 얘기 하려다가 일로 샛나?????

▲ 물매화
참 나 지금 야생화 얘기 해야지!!!!!!!
그래 처가집에 가면 처가집 말뚝에 절해 놓고 뻗어 자고는 새벽 같이 카메라 들고는 산으로 향한다. 원래 이 곳은 거창에서도 산골중의 산골이라 별시리 안 걸어도 꽃은 지천이다. 지난 9월 19일 추석때는 붐빈다고 일주일 일찍 처가가서 하루밤 자고 새벽같이 감악산 기 슭으로 차를 몰고 달렸다. 길에 차는 세워 두고 걸으면서 찍은 야생화 몇 종을 소개해 보자!!!!

첫 번째 차타고 가는데 길가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나도송이풀 군락들을 보며 행복한 미소 지으며 마구 찍은 사진중 하나다. 나도송이풀은 전국 들이나 산의 양지에 피는 반기생 1년초로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전체에 털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선다. 꽃은 분홍색이며 8-9월에 핀다.

두 번째 며느리배꼽이다.
산길 초입 양지에 잘익은 배꼽을 드러낸 모습이 우습다.
며느리배꼽은 들이나 길가에 나는 덩굴성 한해살이풀로 턱잎이 둥근 배꼽모양이라서 이렇게 불리운다고 한다. 잎은 삼각형이고 줄기에 가시가 아래로 향해 있습니다. 한여름에 꽃들이 가지 끝에 모여 달리고 연한 녹색을 띤 흰색입니다. 열매가 달린 모습을 찍은 사진이지요!!!!

▲ 물봉선
세 번째 물봉선입니다.
요녀석은 봉선화과 한해살이풀로 높이 약 60cm 이며, 꽃은 8-9월에 핀다. 습지나 물가에 많이 핀다. 꽃이 예뻐 한번 보고 두 번봐도 귀엽기까지 하다.

네 번째 물매화다.
내가 사는 울산에선 10월이 되어야 볼수 있는 꽃인데 거창에선 벌써 피어 있다니!!!!!!! 장미목 범의귀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높이 약 30cm 이며, 줄기는 모여나며 곧게 선다. 한 개의 꽃이 줄기 끝에 생기며 뿌리잎은 잎자루가 길며 줄기잎은 잎자루가 없고 달걀형이나 심장형이다. 하얀색의 꽃이 보고 있으면 빨려 드는 듯 신기하다.

▲ 자주쓴풀
다섯 번째는 자주쓴풀이다.
요 녀석은 용담과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국 산지의 양지에 야생한다.
높이는 15-30cm 으로 전체적으로 쓴맛이 나고 뿌리가 쓴맛이 강하다. 원줄기는 자주빛으로 곧게 섰고 네모지며 위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없으며 위에서부터 꽃이 피며 원추꽃차례이다. 꽃색이 자주색이다. 울산에선 10월이 되어야 볼수 있는 녀석인디.......... 추운 지역이라 꽃도 빨리 피고 지는가 보다.
이렇게 야생화를 다 찍고 돌아오는 길은 언제나 기분이 상큼하고 배가 부르다. 새벽부터 설쳐대어 뱃속이 난리 부르스가 나도 언제나 행복감에 충만해 배가 부른 것이다.

여러분!!!
발 밑을 한번 잘 보세요, 우리 발밑에 얼마나 작고 앙증맞은 꽃들이 피고 지는지. 큰 것도 있지만 정말 작고 귀여운 꽃들도 많이 있습니다.
물론 공해로 찌든 시내 한복판에선 볼 수가 없겠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11월까지 꽃들을 볼수가 있답니다.
하늘만 보지말고 땅도 한번 보면서 꽃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여유를 챙기시는 가을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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