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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북한의 구강보건의료 상황과 남북 치과계 협력 과제조국이 하나될 때까지
편집국 | 승인 2004.05.05 00:00


   

 

 

 

 

 

 

 

 

 

 

 

필자는 지난 4월3일부터 4월6일까지 3박4일간 건치 남북구강보건협력특별위원회(위원장 안준상, 이하 남북특위) 2004년도 1차 방북단의 일원으로 평양을 방문할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

원래는 평양의과대학과 조선중앙적십자병원 두 곳을 방문해, 지난 3월 10일에 보낸 기공실 장비를 설치하고 기공물 제작 시범을 보이며 또한 북한의 치과의료체계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기 위함이었으나 현지 사정상 조선중앙적십자병원의 구강전문병원밖에는 가 볼 기회를 가질 수 없었다.

주말을 포함하는 일정에다 기간도 짧아 업무수행에 대한 걱정이 막대했지만 그래도 미약하나마 소기의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할 수 있었다. 그 동안 여러 선배들이 수 년 간 방북하여 인내 어린 노력으로 정성을 들인 덕택이리라!

일정 내내 북측의 담당자들은 우리들을 아주 신뢰하는 분위기였다. 또 다른 모국으로의 여정은 매우 의미심장하였으며, 짧은 기간이나마 그 곳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간략하게 정리하고자 한다.

구강의료 체계와 상황

조선중앙적십자병원 구강전문병원은 구강내과, 보철과, 구강외과의 3개 전문과로 이뤄져 있다. 북한의 구강내과는 우리의 그것과는 약간 의미가 다른데, 치주치료와 치내치료(근관치료), 충치치료, 교정치료들을 총괄하여 시행하는 전문과이다.

북한의 보건의료는 사회주의 의료체계를 기본으로 하며, 그 시스템의 핵심은 ‘예방’이다. 실제로 병원의 여러 곳에 ‘질병관리에 있어서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교시가 적혀져 있었다.

치과의학에서 가장 대표적인 우식예방법은 치면열구전색과 불소이용인데 적십자병원에서 조차 씰런트가 행해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다만 그 병원 구강의사의 말에 의하면 씰런트는 구강내과에서 시행되며 따로 예방치학과가 있지는 않단다. 그리고 수돗물불소농도조정, 불소도포, 우유불화들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 있었으며 다만 유치원에서 불소용액양치사업은 시행된단다.

   
치과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는 보존과와 치주과이다. 우식치료는 주로 은-아말감이 사용되는 것 같으며 신의주공장에서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광중합에 대해서 알고는 있지만 광중합기가 없었다.

근관치료에 있어서는 증례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며 가급적 치수생활력을 살리는 방향으로 한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 쓸만한 GP cone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근관충전을 제대로 할 수 없으며 수산화칼슘제제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치주병인론에 있어서도 생화학적이론은 물론 고려의학의 강국답게 체질론을 중요시하며, 치주치료에는 ENAP, GTR 등 수술의 모든 개념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초음파 스케일러는 모두 고장이 나서 현재 사용이 불가능하고 주로 hand instruments에 의존하고 있다.

구강외과 수술장에는 4개 정도의 수술대가 있었고 부속회복실이 있었다. 그래서 소수술을 하기에는 좀 불편해 보였다. 중앙적십자병원은 4차 의료기관인 중앙병원이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증례의 수술이 시행되지만 악교정수술은 거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악안면미용성형수술의 중요성을 점점 더 인식해가고 있었다. 그러나 구강외과에 필수적인 파노라마방사선장치가 현재 완전히 고장난 상태이다.

보철과에서는 주로 단순한 형태의 국소의치가 많이 제작되는 것 같았으며, 전치부에는 도재관을 장착한 사람도 간혹 있었지만 open crown이 많았다. Gold crown은 경제여건상 만들지 않는다고 하지만, 때로는 금관을 장착한 사람이 눈에 띄었다.

구강인력 교육과정

북한에서 구강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과대학 구강학부를 졸업해야 한다. 일설에 치과대학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학교가 있다고 해서 알아보았지만 그런 데는 없다고 한다. 구강학부는 각 도에 1개 이상씩 존재하지만 정확한 개수는 모르고 있었으며 연 배출 인원도 확실히 알아낼 수가 없었다.

   
총 교육기간은 6년이며 2년간은 일반의학을 배우고 4년간은 구강의학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졸업 후 남측의 수련의에 해당하는 양성생(養成生) 과정을 거쳐 전문과에 배정받는다. 우리와는 달리 구강의사에는 1급부터 6급까지의 급수가 있었으며 3년에 한번씩 3∼6개월간의 재교육기간을 거친 후 급수가 조정된다고 한다.

북한에는 보철사라는 직급이 있는데 우리의 치과기공사와 같은 뜻이다. 보철사는 중등보건일꾼에 속하며 3년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중앙적십자병원에는 보철과 의사 1인당 보철사 2인이 배치되어 있다. 그리고 북한에는 치과위생사라는 직업은 없고 간호원이 보조업무를 담당한다.

기초의약품 지원 절실

이상 북한의 구강보건의료 현황을 매우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북한 역시 2∼4차 의료기관에서는 진료영역이 합리적으로 세분화되었지만, 경제여건 등 제반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진료의약품이 원활하게 공급되고 있지 않았다. 이번 방북단의 주요임무 중 하나가 지원한 치과기공장비의 설치였고 비교적 성공리에 마무리지었다.

그러나 현재 필수적인 치과재료가 없어서 치과의학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중요한 보존치료, 치주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따라 금번 방북단의 협상대표들은 차기 사업으로 중앙적십자병원 구강전문병원의 구강내과의 시설을 시범적으로 현대화한다는 원칙에 북측의 대표들과 대략적 합의를 보았다.

동포애로 ‘협력’ 계속돼야

오욕으로 얼룩지고 굴절된 역사로 인해 현재 우리 사회는 극단적인 자본주의의 모습을, 북한은 실패한 사회주의의 모습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양과 질에서 크게 앞서간다고 해서 우쭐대며 우리의 의료기술을 마구 강요할 일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따스한 동포애로 우리의 형제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 서로의 자존심에 상처를 내지 않으면서도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려는 노력은 분단된 두 조국이 완전히 하나가 될 때까지 끊임 없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윤훈기(건치 남북특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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