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을 기다리며(BW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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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세상을 기다리며(BWC)
  • 이동호
  • 승인 2008.04.16 1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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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친구들] ⑮

 

시엠립에서의 마지막 날 일정은 오전에 BWC(Beautiful World of Cambodia, 아름다운세상)와 JSC(예수회의 NGO)센터를 방문하고 그 곳에서 점심을 먹은 후 오후에 시내의 캄보디아 절에서 운영하는 에이즈환자의 쉼터인 Salvation Center를 방문하고 바로 바탐방으로 떠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을 떠나기 전 BWC를 세운 국내기구인 '실천불교승가회'의 사무실에 연락을 취해 BWC 국내담당자에게 방문계획을 설명하고 미리 현지에 연락을 취해줄 것을 부탁드렸는데 막상 이곳에 와보니 사전 연락이 없었다고 해서 대략 난감 상황 ㅠㅠ, 게다가 신부님 또한 BWC가 작년에 설립된 사실은 알고 있지만 아직 한번도 방문하거나 연결된 적이 없어서 전화로 어렵게 겨우 방문허락을 받고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어찌되었건 국내에선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한국불교가 주체가 된 NGO기관에 대해 현지의 한국NGO가 거의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한국NGO의 한계 내지 문제점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닌가 생각되었고요.

물론 서로 다른 종교적 배경을 갖고 있다 보니 교류가 쉽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해보지만 그럴수록 종교의 벽을 뛰어 넘는 적극적인 협력,교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특히 불교와 카톨릭교회 간의 벽은 타종교에 비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고 그래서 이번 방문을 통해 시엠립에서 한국불교와 카톨릭 사이의 대화와 교류의 계기가 만들어 진 것에 대해 나름의 보람도 느낍니다.

현지 실무를 맡고 계신 신윤섭 사무국장님과 총책임자이신 성보 원장스님의 환대를 받으며 잠시 그 간의 경과에 대해 말씀을 듣고 우리들은 아름다운세상 캄보디아센터의 시설들을 둘러보았습니다. 

대한불교 조계종 산하의 '실천불교승가회'가 주체가 되어 캄보디아에 'Lotus World'(연꽃세상이라는 의미)라는 현지법인을 세우고 이 법인 주체로 종합사회복지센터인 BWC Project를 추진한 것이 지난 2004년 10월이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로부터 12,000평의 부지를 20년 동안 무상 임대하기로 협약을 맺고 2005년 6월에 공사를 시작해서 약 10억의 예산을 투입, 마침내 지난해 9월에 완공식을 가졌다고 합니다.

현재 50명의 고아들을 돌보는 있는데 이를 위한 별도의 남녀기숙사가 현재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을 포함하여 지역 아이들까지 다닐 수 있는 180명 정원의 초등학교를 설립하였습니다.

마침 교사를 전국에서 공채하여 채용을 끝내고 막 오픈을 준비하는 중이었는데 행정기관의 협력이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해 다소 어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캄보디아 어디를 가나 공통된 현상이었지요)

여자숙소의 아이들을 만나보았는데 생활환경은 우리의 눈높이로 보아도 꽤 훌륭해 보였습니다. 부모를 잃은 고아들이었지만 표정 또한 무척 밝았고요. 학년 별로 하나씩 마련된 교실도 깔끔했고 세심하게 애쓴 흔적들이 역력했습니다.

이 훌륭한 시설을 위해 막대한 기금을 모아낸 것도 놀라웠지만 준비과정에서 적지 않은 분들의 땀방울이 곳곳에 배어있음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시엠립의 WBC는 외국의 어느 NGO시설이 부럽지 않은 훌륭한 시설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BWC의 설립 취지 및 목표는 홈페이지(http://www.lotusworld.or.kr)에 나와 있는데 사회복지와 교육, 의료에 이르기까지 넓고 원대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넓은 부지를 마련했고 이제 튼튼히 기초를 닦아 놓았고요.

하지만 힘찬 출발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많은 문제들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우선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방대한 시설규모로 인한 유지관리 비용의 문제였습니다. 한국에서 파견된 10명의 직원들과 15명에 달하는 현지직원, 그리고 많은 시설물의 유지관리비용은 우리의 추측을 훨씬 뛰어 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지속적으로 충당하는 일, 나아가 사업의 확대에 따라 추가로 들어갈 많은 예산을 확보하는 일 또한 개인후원자들의 회비로 충당하기에 역부족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당과 게스트하우스 외에 도서관건물을 둘러보았는데 현재 이를 진료실로 전용하여 올해 말부터 현지 의사를 고용하는 방법으로 기본적인 내과진료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도서관은 잠시 창고로 이용되고 있었는데 진료실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공간으로 보였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병원를 세우고 종합병원과 의과대학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지만 첫 발걸음은 언제나 소박한 법이지요.

올해 6월엔 김안과병원에서 일주일간 단기진료를 실시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때 치과의사 한 분이 오셔서 발치위주로 치과진료도 함께 실시했다고 합니다. 치과진료에 대한 수요가 워낙 많아서 준비했던 약품이 금새 동이 나버렸다고요... 

어쨌든 BWC가 위치한 지역이 시엠립의 변두리지역이고 도로포장조차 아직 제대로 되지 않은 곳이어서 인근주민들의 경제적 상황은 비교적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무료병원의 필요성은 충분을 넘어 시급한 상황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BWC는 드넓은 운동장만큼이나 원대한 포부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은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있지만 하나하나 부딪혀 해결해가면 앞으로 언젠가는 아주 훌륭한 종합사회복지센터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가집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불교가 이제 해외지원에 눈을 돌려 캄보디아에 이토록 훌륭한 시설을 세운 것 자체만으로도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한국불교의 힘을 보여주는 일일뿐더러 캄보디아 사회에 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에 대한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흐믓해졌습니다.

원장스님은 캄보디아어를 어느 정도 하신다는 이경용신부님이 대단해 보이셨는지 연신 자주 연락하고 만나자는 말씀을 하셨고 신부님도 가까이에 이토록 좋은 분들이 계셨다는 사실에 무척 반가워하셨습니다. 물론 앞으로 귀찮아질 일이 많으시겠지만 ^^ 저희들은 이 분들을 연결시켜드렸다는 사실만으로 기분이 좋아져 이곳을 찾은 보람을 찿았고요.

기회가 된다면 앞으로 저희들과도 소중한 인연이 이어졌으면 하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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