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트리] 부유한 삶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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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트리] 부유한 삶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자
  • 신상훈
  • 승인 2008.04.23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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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은 국무회의에서 “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종합부동산세를 대폭 완화 하겠다”라고 보고했다. 업무용부동산의 종합부동산세를 절반으로 인하해 기업의 세 부담을 줄여 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의 발언이고 6월 국회에 관련 법률안을 제출하겠다고 한다.

가뜩이나 강북의 부동산 가격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이러한 발언은 시장에 부동산 규제 완화라는 확실한 신호로 보인다.

“규제를 풀 테니 부동산에 투자해라” 이 보다 더 확실한 신호는 없을 것 같다. 시장은 이 같은 기대를 이미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정부의 이러한 행동은 이상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서울의 동작구에 출마한 한 국회의원 후보는 뉴타운 공약을 걸고 출마를 했으며 자신이 당선되면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겠다고 버젓이 TV화면에서 말했는데 서울시장은 그러한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요즘은 우리 사회에서 책임이라는 것이 사라져 버린 듯하다. 선거가 끝나고 아무도 이것을 문제 삼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로지 약속한대로 아파트 가격만 오르면 무엇이든 용서해줄 수 있다는 태도다.

“오해였다” 하면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공적인 발언도 덮어지는 사회, 부동산에 대한 걱정보다도 우리 사회가 이러한 무책임에 둔감해지는 것에 공포를 느낀다. 무엇을 얻기 위해 우리가 포기한 원칙들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우리 아이들은 어른들이 포기한 원칙으로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까?

현재는 과거에 우리가 원했던 미래

“이런 상황은 내가 원한 것은 아니었어!” 지난 과거를 회상하면서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놀라운 것은 자기의 인생을 자신의 뜻대로 살지 않았다고 후회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데도 그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인생은 자기의 의지와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배웠는데 실상 사람들은 자기의 인생이 운이 좋거나 운이 나빴던 정도로 생각하는 듯하다.

특히, 돈과 관련된 과거의 경험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후회의 감정이 더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불편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현재의 상황은 본인이 원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여긴다.

흥미로운 것은 충분할 만큼 경제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서도 후회의 감정은 흔하게 발견된다는 것이다.

젊은 날 돈을 벌어야겠다는 강한 신념으로 오로지 돈 버는 일에 매달렸던 사람들일수록 그 목적이 달성돼 여유를 가질 때쯤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이상 신호를 느끼게 되고 치유하기 어려운 소통의 장애를 겪는 사례는 너무나 흔해 드라마나 영화에서 단골메뉴로 등장하기도 한다.

“내가 열심히 일하는 이유는 바로 당신과 애들 때문이었다”고 절규하는 중년 남자의 뒷모습이 쓸쓸하게 그려지곤 하는데, 과연 이러한 절규는 정당한 것인가?

과연 가족과 보내는 시간을 포기한 이유가 “진정 가족을 위한 것”이었는지는 생각해 볼 여지가 많다. 실은 가족 보다 돈이 더 중요했고 돈을 선택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 온 것은 아닌지….

돈을 위해 포기한 것

과거의 선택이 현재를 만든다는 가정이 맞는다면 현재의 불만족한 상황은 우리가 본의가 아니었더라도 그러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인생의 첫 번째 선택의 기로에서 “장래의 돈벌이”를 위해 “장래의 희망”을 접으라는 부모님의 충고를 받아야만 했다.

“어떤 과를 가고 싶니?” 가 아니라 “이 점수면 어느 대학 무슨 과를 갈 수 있다”라는 말 또한 담임선생님한테 들어야 했다. 우리가 등급에 따라 값이 매겨지는 소가 아닌데 그렇게 했다.

인생의 첫 번째 중요한 선택의 과정이 정작 당사자는 소외된 채 진행된 것이다. 물릴 수 없는 결혼처럼 그 선택은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된다.

소질과 적성이 무시되는 것은 이때 뿐 만이 아니라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준비하는 상황으로 이어진다. 전체 대학생이 전공과 상관없이 영어공부에 매달리고 공무원이 직업선호도에서 10년 가까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돈벌이의 안전성을 위해 “적성과 소질”이 또 내동댕이쳐지는 것이다. 의대를 졸업한 변호사나 법학을 전공한 소설가 등은 이 사회에서 용인되지 않는 듯 보인다.

원하지 않았더라도 일단 직업을 가지면 사람들은 관성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더 많은 소득과 더 빠른 승진을 위해 사람들은 정말 소중한 가치들을 포기하기 시작한다. 가족과 여가 문화생활 취미활동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주변과 이웃에 대한 관심과 헌신은 사치처럼 여기게 된다.

우리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모든 일들이 “돈 버는 일”에 밀려나게 되는 것이다. 돈을 벌어 여유를 가질 때면 다시 이런 가치들을 누리기 위해 돈을 쓰고 싶지만 대부분은 돈으로 다시 구매되지 않는 것들이다.

부유한 삶이 아니라 원하는 삶을 계획해야

현재 재무설계의 고민은 부의 증가가 삶의 만족도에 비례하지 않고 일정시점에서 체감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행복해지기 위해 돈이 필요하다고 여기고 중요한 인생의 가치들을 희생하지만 결국 부를 축적한 이후에는 중요한 가치들을 다시 찾게 된다.

그러나 이미 성장한 자녀와의 관계를 진전시켜보려는 부모의 노력이 번번이 좌절을 맞보는 것처럼 놓치고 지나간 “했어야 했던 일”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하기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무설계가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률을 높이고 세금을 절세하는 도구쯤으로 여긴다면 비록 목적을 달성하더라도 행복을 보증한다고 확신할 수 없다. 단지 부유한 삶을 살기 위한 재무설계가 아니라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재무적 자유는 새로운 인생을 선택하거나 가족과 부담 없이 여행할 수 있게 해주겠지만 반드시 돈을 벌어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소중한 것들을 놓치고 가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하는 인생의 목표 혹은 가치에 대해 선택을 하고 실천을 위한 시간계획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돈과 여가가 적절하게 조화되어 조금 늦더라도 조금 덜 쓰면서도 만족할 수 있는 인생을 준비하는 것이 재무설계의 목적 중 하나다.

신상훈(머니트리 교육팀장, 010-4704-6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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