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래만지冬來滿地 락풍비落楓飛요

[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56] 동래만지冬來滿地 락풍비落楓飛요 -콩밝倥朴

2017-12-05     송학선

음력십일월이십칠일陰曆十一月二十七日 동지전일冬至前日 고치와어과천즉사高峙窩於果川卽事 음력 11월 27일, 동지전날, 과천 높은 곳 움막에서 / 콩밝倥朴

동래만지락풍비冬來滿地落楓飛 ○○●●●○◎
겨울이 와서 마당 가득 단풍잎 날리고
엄사종성모조귀掩寺鐘聲暮鳥歸 ●●○○●●◎
보이지 않는 절집 종소리에 저녁 새 돌아간다.
산보공림한월소散步空林寒月素 ●●○○○●●
썰렁한 숲 산보하니 차가운 달은 조그만데
시관독좌원산미柴關獨坐遠山微 ○○●●●○◎
사립문 닫고 홀로 앉으니 먼 산이 희미하다.
 
칠언절구七言絶句 평기식平起式 미운微韻입니다.
 

찬바람에 낙엽들이 이리저리 뒹굴고 있습니다. 땅거미 지자 차가운 달이 떠오르고, 스산한 심경心境에 멀리 산들이 어둑어둑 희미해집니다. 또 한해가 하릴없이 저물어 갑니다. 예전 글들을 끄집어내 봅니다. 양력으로 2011년 12월 21일 밤에 지으며 제목을 저리 붙였겠지요. 즉사卽事는 바로 당장에 보거나 듣거나 한 일입니다.
노랫말이나 시조時調가 악부시樂府詩로 한역漢譯되기도 하고, 또 한시漢詩가 시조時調로 노래되기도 해서 저도 한 번 시도 해 봤습니다. 평시조로 불러보니 맛이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동래만지冬來滿地 락풍비落楓飛요 엄사종성掩寺鐘聲에 모조귀暮鳥歸라

빈숲에 산보散步 하니 소월素月은 차가운데

관시문關柴門 독좌獨坐하니 먼 산이 희미하다

(ⓒ 송학선)
(ⓒ 송학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