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치과의사 불신' 더욱 커졌다

국민일보 '인공치아 시술원가 20배 폭리' 보도 파문

2004-10-11     최덕형

국민일보가 지난 8일 사회면에 보도한 『인공치아 시술 '원가 20배' 폭리』(강주화 기자) 기사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공분이 뜨겁다.

국민일보는 이 기사에서 "치과병원이 인공치아 등을 시술하면서 재료비에 비해 최고 20배의 진료비를 받고 있어 의료진의 인건비와 기자재비 등을 감안하더라도 터무니없이 높다"고 보도하고, '국민일보 사회부 취재팀이 10일간 서울 및 수도권의 26개 치과병원을 대상으로 보철수가와 원가를 조사한 결과'(그림 1)를 그 근거로 제시했다.

기사에 따르면 "우리 치과의사들이 시술에 따라 평균 6∼12배의 폭리를 취해 환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결론이다.

문제의 이 기사가 포탈사이트 다음과 네이버 뉴스에 실리면서, 치과의사들에 대한 수많은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으며, 한 편으로는 터무니없는 오보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항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일보와 네이버에만 1천여 개가 넘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올라오고 KBS 뉴스타임 [인터넷탑10](10월 8일 금요일) 2위에 오를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기사는 치과보철물의 원가를 단순히 기공소로부터 제공받은 기공료로만 계산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상식적으로 치과보철물의 원가는 기공료뿐 아니라 재료비(금값, 인상채득에 필요한 재료 등), 인건비, 임대료, 감가상각 등이 종합적으로 산정돼야 함에도 마치 기공료가 원가인 것처럼 교묘히 가장해 독자들로 하여금 치과의사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처럼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과장 왜곡된 기사에 대한 치과의사들의 분노와 공분은 다양한 의견들로 표출되고 있다.

네티즌 '치과의사'님은 "황당하다. 그러면 변호사가 준비서면 쓰는 데 볼펜 값하고 종이 값 얼마 드는지 원가 계산해 보지"라며 비꼬았고 'tsaver'님은 "40여 년 인생을 살면서 제가 치과의사가 된걸 후회해보긴 처음이군요. 지금까지 힘들어도 열심히 살아왔지만 이렇게 사회에서 부패집단으로 매도되고 보니 지난 세월이 무의미하게만 느껴지는군요"라며 기사로 인해 더욱 벌어진 국민과 치과의사 사이의 불신의 폭을 걱정하기도 했다.

한편,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홈페이지에도 평소 게시물의 수십 배가 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국민일보와 기자에 대한 협회차원의 명예훼손에 대한 소송'과 '정정보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 가운데, 치협의 미흡한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튀어나왔다.

한 회원은 "지금 국민들이 우리 치과의사를 보는 눈은 어떤가요. 신뢰를 가지고 있나요"라고 반문하면서, "사과나 손해배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환자와 의사 사이의 신뢰감 회복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협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한편, 치협 회장단은 지난 11일 오전 9시 국민일보사를 방문, 담당편집장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정정보도와 사과문 게재를 약속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국민일보의 치과보철수가 폭리 기사로 인해 치과의사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폭은 더욱 커진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하면 폭리를 취하는 부도덕한 집단이라는 오명을 벗고 신뢰를 회복할 것인지가 치과계의 커다란 숙제임은 자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