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인터뷰│대한치과의사협회 이병준 치무이사
상태바
[커버스토리] 인터뷰│대한치과의사협회 이병준 치무이사
  • 이인문 기자
  • 승인 2003.07.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애초 취지 무시하는 정부 태도 이해 못해”


향후 치과 등 의료계에 미칠 파장은?
현행법대로라면 의료계에 미칠 영향은 그렇게 많지 않다. 외국인 전용의료기관을 병원급 이상으로 제한하고 내국인의 진료를 금지한 상태에서 특구로 들어올 외국병원은 하나도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현재 정부가 내국인 진료 허용은 물론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허용까지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개정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내국인 진료 허용은 시간문제일뿐이다. 현재 정부 태도로 볼 때 거의 80-90%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복지부가 재경부의 주장에 반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법 시행 전부터 이런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것 아닌가?

현재 외국계 대형종합병원 4개 유치를 공언하고 있는 인천시에서는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이야기도 있다.

내국인 진료와 의원급 개설이 허용되면?
한마디로 태풍이다. 내국인 진료허용만 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국내 의료계는 엄청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치열한 환자유치 경쟁 속에 특권과 소외라는 환자들의 2원화가 나타날 것이고 이에 따라 의료계도 자연스럽게 2원화되어 갈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개설 허용이다. 이렇게 된다면 현재 치과계에 필리핀 유학생 문제가 큰 문제이듯 해외 유학생들의 면허 취득 후 국내 유입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게 될 것이다. 치의학전문대학원 졸업까지 최소 8년이나 걸리는데 차라리 외국 유학이나 가자는 풍토가 조성될 것은 눈에 보듯 선한 것 아닌가? 한마디로 국내 의료계의 근간을 뒤흔들게 될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우선은 지켜보겠지만, ▲내국인 진료허용 ▲의원급 기관 개설허용 ▲외국면허의 무조건 인정은 절대 반대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외국 면허인정은 자칫 WTO 협상 때문에 모든 국가의 면허를 인정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만큼 적극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이를테면 지금까지 단순히 외국 치대의 커리큘럼만 비교하던 것에서 교육시설과 인력까지 비교항목에 포함하는 것인데 복지부에도 자격평가기준을 작성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이다. 회원들도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

정부에 하고픈 말은 없는가?
외국자본을 유치해야 한다는 정부의 방침에는 일정정도 공감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 하나만을 위해 국내 의료계에 미칠 영향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은 납득하기가 힘들다. 외국인 전용 교육기관과 의료기관은 그들의 생활 편의를 위해 설립하는 것인데도 무리를 해 가면서까지 꼭 외국병원으로만 고집하고 있는 태도는 정말 이해하기 힘들다.

이미 병협에서도 이에 대한 협조 의사를 밝힌 상태인데, 무엇이 올바른 길이고 현실적인 대안인가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