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인터뷰│ 에바다 복지회 윤귀성 대표이사
상태바
│집중인터뷰│ 에바다 복지회 윤귀성 대표이사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3.07.05 00:0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바다는 장애인재단 비리 청산의 첫단추”


농아들의 지킴이
"에바다 문제는 사학재단과 장애인재단의 비리, 암암리에 결탁한 지역 경찰들과의 유착관계를 청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지난 96년 70여 명의 농아들이 재단 비리에 항의 농성을 시작하면서 촉발된 일명 ‘에바다 사태’.

지난 7여년간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황당한 사태들을 극복해가며, 지난달 11일 마침내 민주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사회복지법인 에바다 복지회’가 비리재단측 인사들을 모두 퇴출시키고 에바다 농아원 정상화를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온갖 황당한 사건들로 괴롭힘을 당하면서도 에바다 정상화를 위해 묵묵히 싸워왔던 한 치과의사가 있다. 에바다 복지회 윤귀성 대표이사가 바로 그다.

상식이 없는 공간
에바다 농아원 정상화까지 윤귀성 이사가 겪었던 고초를 듣고 있노라니, 마치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이다. 회중시계를 들고 “큰일났다. 큰일났어”를 외치며 뛰어가는 토끼를 따라 들어간 굴 속의 이상한 나라랄까?

2급 중증 장애인인 이 곳 농아들은 지난 30년간 비리재단의 탐욕과 폭력에 희생당하면서도 누구에게 하소연할 수도, 아니 하소연해야 하는 지도 모른 채 고통 당해왔단다.

“발견 당시 구타 당해 온 몸이 시퍼렇게 물들어 있던 농아들이 다 떨어진 옷과 운동화를 신고 추위에 덜덜 떨면서 배가 고파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습니다. 이 처참한 모습을 보고 권오일 교사를 비롯한 양심적인 교사들이 농아들과 함께 농성을 시작하게 된 거죠.”

그 이후 사회 여론화되고, 이성재 의원을 비롯한 민주적 인사로 구성된 민주재단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이상한 나라에선 민주재단이 오히려 상식을 깨는 불청객일 뿐이었다.
“작년 3월경 추재진 등 구재단 측의 사주를 받은 농아 10여 명이 해아래집을 기습해 쑥대밭을 만든 일이 있습니다. 당시 남학생 방은 학교 직원이던 이성존씨 등의 피로 얼룩졌는데, 경찰은 폭력 농아들은 불구속 기소하고, 오히려 추재진을 때렸다는 죄목으로 이성존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처분했습니다.”

작년 한해만 해도 권오일 교사 폭행 사건, 학교 직인 탈취 사건, 학교 공금 횡령 사건, 이사진 등에 대한 야간 급습 사건 등 비리재단의 사주를 받은 폭력 농아들의 범죄 행위가 줄을 이었단다. 윤 이사 인터뷰도 지난달 7일 발생한 폭력배 새벽 급습사건의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장에서 했으니, 더 말해 무엇하랴.

비상식 속에 숨겨진 추악함
새벽 4시 폭력배 40여 명이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고, 돌맹이를 던지며 난입해 농아원을 지키던 노동자들과 이사진 등 다수가 부상을 당했다. 늦장 출동을 한 평택경찰이 20여 명을 붙잡았지만, 다음날 모두 풀어줬단다.

“5월 28일 정상화를 위해 농아원에 들어가려고 하니 최성창을 비롯한 구재단측 인사들이 농아원을 점거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택경찰은 최성창 전 이사장이 신변보호요청을 했다는 이유로 오히려 우리를 막아나섰습니다.”

작년 2월 수원지법 평택지원은 구재단측 인사들에게 ‘출입방해금지 및 업무방해금지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즉, 법적으로 구재단측 관계자들은 농아원장과 학교장의 허락을 받지 않는 한 시설에 출입할 수 없다. 그런데 오히려 구재단측 인사들 때문에 농아원장과 학교장, 민주이사진이 농아원에 못들어가고, 구재단측 인사들을 몰아내야 할 평택경찰은 오히려 그들을 보호해 주는 웃지 못할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윤 이사는 폭력배 난입 당시 폭력배 한 명이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기로 해놓고 어떻게 된 거냐”고 따지는 것을 보았단다. 심지어 비상대책회의 문건을 경찰과 구재단측이 가지고 있을 정도니 그들의 유착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유착관계는 평택경찰만이 아닙니다. 진단서를 끊어주는 병원에서도 폭력 농아들의 진단을 부풀려 상해진단서를 끊어줍니다. 경찰을 비롯해 검찰, 시·도 직원들까지 긴밀하게 유착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해가 갔다. 어떻게 그러한 폭력사태가 밥먹듯 일어날 수 있었는지…. 어떻게 비리재단의 온갖 추악한 범죄행위가 지난 30년간 아무 탈없이 자행될 수 있었는지….

장애인들의 인권을 위하여
“재작년부터 여섯차례에 걸쳐 병원 앞에서 시위를 하고 병원 난입을 시도했어요. ‘성추행한 권오일 비호하는 윤귀성 물러가라’는 등 온갖 악선전을 해대서 많이 힘들었습니다.”

민주재단을 건설한 이후 초대 대표이사를 맡았던 나사렛대 김종인 교수가 농아들을 동원한 비리재단측의 괴롭힘을 못참고 대표이사직을 그만 둘 정도였다고 하니 윤 원장이 받은 정신적 고통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

“일부 평택 사람들은 내가 농아를 폭행한 줄 아는 사람도 있다”며 그는 허허 웃었다. 수차례 폭력사건으로 맞기도 많이 맞았고, 작년 농아원 진입 때는 비리재단의 사주를 받은 농아들에게 ‘똥물’을 뒤짚어 쓴 일도 있었단다. 그러나 장애인들의 인권을 지키려는 그의 열정 앞에 지금까지의 고초는 시작일 뿐이다.

“에바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시설과 사학재단 전체의 문제이고, 전체 장애인들의 인권문제입니다. 제대로 해결해 ‘선례’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어느 곳에서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지난 7년간 싸워왔고, 앞으로도 싸워나갈 것입니다.”

언제 또 다시 폭력배들의 난입사태가 발생할 지 모르지만, 비리재단을 완전히 몰아냈고 시설 보수 등 정상화 작업을 벌이고 있으니 ‘에바다 사태’는 일단락 된 셈이다. 그러나 앞으로 그는 더 큰 싸움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여 농아들을 인근 미군들에게 성매매시키는 비도덕적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거부하면 무자비한 폭행을 가했고, 폭행해서 죽으면 암매장하는 반인륜적 범죄까지 저질렀습니다. 지금까지는 공금횡령밖에 밝혀낸 것이 없지만, 이후 그들의 범죄상을 낱낱히 밝힐 것입니다.”

그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비리재단의 범죄상과 평택 경찰 등 비호세력과의 유착관계 등에 대한 법정 싸움을 준비 중이다. 무엇보다 막대한 소송비용 때문에 고민이다.
“지난 7년간은 농아학교 교사 등 양심적인 분들의 도움으로 겨우 버텨왔습니다. 이후 본격적인 싸움을 위해서는 치과의사들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장애인들의 인권과 복지시설·사학재단 비리 청산을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자랑스런 치과인. 그의 힘겨운 싸움에 많은 치과인들의 힘이 보태지길 기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진수 2013-12-24 18:58:07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김진수 2013-12-24 18:58:56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임종철 2013-12-25 00:10:12
아무런 도움도 드리지 못한게 이제는 한으로 남게 되었네요. 혀엉...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