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요코(클라우스 휘브너 지음, 장혜경 옮김, 솔출판사)
상태바
오노요코(클라우스 휘브너 지음, 장혜경 옮김, 솔출판사)
  • 이주연
  • 승인 2003.07.0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 미국에선 힐러리 자서전이 많이 읽히고 있다. 빌 클린턴의 아내로서만이 아닌 힐러리 자신의 삶의 파노라마가 세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오노요코의 삶 역시 비틀즈를 해체시킨 요부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그녀 자신의 예술적 야망을 실현하는 과정으로 새롭게 조명될 필요가 있다.

1933년 일본 명망가 출신의 오노 요코는 십대 초반 전쟁을 경험하고, 은행업계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음악과 철학을 공부하게 된다. 일본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전통적인 여성의 역할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었던 요코는 당시 줄리아드 음대생이던 이치야나기 도시와 결혼(1957)하여 미국에 남는다.

오노 요코는 미국 전위예술계에서 인정받는 예술가가 되는 길을 선택했고 그에 걸맞는 도덕적 책임을 지고 싶어했다. 그것은 일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는 것이었다. 일본 선불교의 선문답 비유가 퍼포먼스의 지침으로 활용되었고, 여성적인 시각에서 육체와 정신에 가해진 금기를 깨는 것이었다.

‘무엇이든 잘라라 Cut Piece(1964, 65)’에서 관객은 오노 요코의 옷이 거의 남지 않을 때까지 잘랐고, ‘제4번 엉덩이(1966)’에서는 ‘자신의 엉덩이를 깨달으라’는 엉덩이 행렬을 보게되었다.

Lion Wrapping Event(1967, 런던 트라팔가 광장)’는 넬슨 제독의 전승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사자상을 흰 천으로 덮어 전쟁 승리를 기념하는 남성들을 조롱함으로써 반전운동진영과 페미니스트들의 환호를 받았다. 오노 요코의 예술작품이 독립적으로 발언을 하고, 사회 정치적으로도 세상의 반향을 얻게 된 것이다.

아마도 내가 이 책을 사게된 직접적인 이유는 Two Virgins 사진(1968)일 것이다.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이 순진 무구한 처녀의 순수함으로 함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겠다며 벗고 찍은 사진이 주는 싱그러움. 처음 만난 순간 두 사람은 서로가 변화를 원하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신혼여행으로 7일동안 침대에 앉아 평화메시지를 전한 ‘베드인(1969)’, 런던에서의 ‘평화 성명서’ 낭독 등은 유명세를 탄 일화들을 포함해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구체적인 일화들은 책을 직접 읽어보시길….

1980년 이중환상곡을 통해 컴백하려던 두 사람에게 암살자의 총탄이 날아옴으로써 존 레논은 사망했다. 그 후 요코는 계속적으로 전위예술가로서의 활동을 벌이고 있으며, 이제야 사람들의 편견에서 좀 더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신의 예술을 재점검 받게 되었다.
그녀의 최근작들이 보고 싶다

이주연(세브란스치과 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