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공생 키워드 ‘희망! 기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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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공생 키워드 ‘희망! 기본에 있다’
  • 백주현 기자
  • 승인 2009.01.0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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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특집] 금융위기 속의 치과계 ‘돌아본 1년, 내다본 1년 ’

치과는 ‘진료 충실’ 업체는 ‘정상 유통’

작년 치과계를 포함한 한국의 모든 산업분야가 세계 경제의 동반침체 속에 깊은 수렁에 빠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올해가 더욱 힘든 한해가 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연거푸 내놓으며, 과연 이 침체의 늪이 어느 정도 장기화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대다수 기업인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고, 내년 상반기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부실기업들이 속출해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저변에는 정부의 지지부진한 구조조정이 한국경제를 회생시키지 못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일시적인 자금난에 빠진 정상 기업은 살리고, 부실기업은 퇴출시키는 것이 구조조정의 핵심이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부실기업들이 정부나 채권단의 자금지원으로 계속 연명하면서, 덤핑 공세 등으로 출혈경쟁을 유발, 정상기업까지 부실화 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 이는 또다시 은행 등 금융권 부실로 이어져, 전체적인 한국경제가 어렵게 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결국 부실기업이 정리되지 않고, 1~2년 수명이 연장될수록 재정 등 정상상태의 우량기업은 몇 배의 고충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시장경제 체제에서 경쟁을 하다 보면 부실기업이 생기고,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퇴출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도, 한국경제의 상황이 이런 것이다.

치과계 업체의 경우도 이 경우와 별반 다르지 않다. 부실 업체의 경우 덤핑과 인터넷 저가판매 등으로 치과계에 계속 남아 있을수록 우량 정상기업들이 감내해야 하는 고통의 수치는 그만큼 올라가게 되기 때문이다.

헨리샤인 등 해외 치계업체 구조조정

현 금융위기는 한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공통관심사가 됐다. 실제로 해외 치과계 메이저 업체들은 인원감축 등 구조조정의 가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3M의 경우는 작년 연말까지 2,300개의 일자리를 없애, 올 한해 2억 2,500만 달러를 절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Kavo와 Gendex, Sybron Dental, Pentron, Dentrix & Imaging Sciences International을 소유하며, 세계 치과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Danaher Corp의 경우도 작년 1,700명을 해고하고 13개의 시설을 폐쇄했다. 올해에만 1억 달러를 절감하는 셈이다.

특히 전 세계 치과 유통시장의 큰 손인 HENRY SCHEIN INC도 300개의 일자리를 없애고, 운영비 감소를 위해 작은 시설들을 폐쇄, 줄잡아 2,400~2,700만 달러를 1년간 줄이게 됐다.

이런 와중에 한국3M 국내 치과사업부문은 작년에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며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약 9% 이상의 매출이 신장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황을 극복해 내기 위한 실속 있는 프로모션 진행과 공생을 원칙으로 하는 대리점과의 관계가 좋은 결실을 가져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작년보다는 올해가 더 힘들지 않겠냐”며 “2008년과 같이 현상 유지만 해도 좋겠다”고 전했다.

위기에 직면한 임플란트, 과연…

2008년도의 국내 치과계로 초점을 맞추면, 힘든 것을 떠나 고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모순을 내포하고 있었다고 정리할 수 있다.

우선 치과계에 뿌리 깊게 자리한 ‘고질병’중의 하나인 끼워팔기와 말도 안 되는 인터넷 저가판매로 부실이 부실을 낳고, 정상적인 우량기업은 그 틈새에서 힘겨운 비즈니스를 전개해야 했다.

치과계의 끼워팔기를 고착화시킨 임플란트의 경우를 보더라도 ‘과연 이렇게 장사를 해서 남는 것이 있을까’하는 정도였다.

지난해 10월 31일 발표된 삼성증권의 기업분석 리포트에도 국내 임플란트 업체들은 내수 영업 부진과 재무구조 건전성 악화로, 가격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며 시련의 계절을 암시했다.

문제는 임플란트 내수 판매 1위 그룹의 선두업체들이 이런 방식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하위 임플란트 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따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초래했다는 점이다. 결국 선두업체나 후발업체나 모두 동반부실의 수렁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임플란트 업체는 생산공장 직원들을 교대로 돌리거나, 무급휴가까지 보내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말이 전혀 뜬소문이 아니다.

출혈경쟁 극심한 1년 예고

또 다른 임플란트 업체는 작년에 풍부한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전환사채를 발행했는데, 이 회사채를 매입한 모 해외업체가 중도상환을 요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얘기도 치과계에 나돌고 있다.

특히 정부지원으로 지급보증에 성공해 긴급 자금을 수혈한 업체와 해외 전환사채 추가 발행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업체들로 인해, 임플란트 업체간의 출혈 가격경쟁이 극에 달하는 한해를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장비업체의 경우도 상황은 다르지만, 유니트체어 제조업체인 D사는 유니트체어 2대를 사면 1대를 공짜로 서비스하고, 또 다른 E업체는 유니트체어 1대를 현금 550만원에 판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과연 세일과 같은 공짜 서비스가 회사의 규모를 증대시켰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라는 질문이다.

단기적으로는 세일이 회사의 규모를 키워주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들에게 ‘정상적인’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하지 않도록 교육시킴으로써, 사업 규모를 위축시킨다는 점이다.

보다 싸게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세일이 의미하는 것은 정상적인 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이다. 고객들은 세일이 끝나면, 그 회사 제품을 외면하는 동시에 구매를 보류한다.

과거 미국 자동차 시장에 진출한 국내 유수의 자동차 회사가 차를 한 대 사면 한 대를 더 주는 판매제도를 시도했다가, 오히려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당한 것이 좋은 선례라고 할 수 있다.

엔화대출 개원가 ‘고민 깊어져’

환율변동에 따른 수입업체들의 2008년은 말 그대로 악몽이었다. 특히 장비 수입업체는 그로기 상태 일보직전이다.

고가의 유니트체어 수입업체인 F사는 지방의 한 대학병원에 대량물품을 납품했지만, 환율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올라, 앉은 자리에서 적자의 쓴 맛을 봐야 했다. 다른 수입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물건을 수입해서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 이들 업체들의 현주소다.

치과대학의 병원도 환율이 오른 상태로 치과재료를 매입했는데 이에 동반한 수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경영상태가 적자를 모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저금리의 엔화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현재의 금융위기를 온 몸으로 체험하고 있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이러한 금융위기 속 대형 치과병원의 기세도 한풀 꺾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공동개원이나, 네트워크의 바람이 거세지면서 엔화대출을 받아 병원을 확장했는데, 환자는 급감하고, 이자부담이 평소의 3~4배까지 증가해 비상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원화 값이 급락하면서 갚아야 할 원금은 최고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이자를 갚다보면 원금 상환은 꿈도 못 꾸는 상황을 맞고 있다. 대출 당시 2%대에 불과했던 금리는 현재 변동금리를 적용을 받고 있고, 원ㆍ엔 환율은 100엔당 800원대에서 거의 두 배를 육박한다.

현재와 같은 환율이 지속된다면 엔화 대출을 받아 병원을 넓혔거나, 개원했던 치과들은 도산 위기에 직면해 있고, 그럴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결국 일시적이라도 최초 계약 당시의 환율을 기준으로 은행이 담보비율을 인정해주거나,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추락한 원화가치가 회복돼 환율이 하락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바른 경영·빚 없는 회사’가 해법

그렇다면 올해는 어떻게 이러한 난국을 극복하고,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기 속의 가장 좋은 대안은 현재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정상적인 상태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 즉 치과는 진료의 질을 높이는데 전념하고, 업체는 정상적인 유통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치과계 중견기업인 G사의 대표는 “치과의 공동 개원과 경영지원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못하며, 업체는 공격 경영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며 “치과 컨설팅은 기본 지식을 가르쳐 주는 곳이 최고라는 생각으로, 치과나 업체 모두 ‘바른 경영과 순이익 창출’이 무엇보다 우선된다는 신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간단히 말해 치과는 진료영역에만 충실하는 모습을 지향하며 정상적인 유통망을 활용해 정상적인 가격을 주고 제품을 공급받으면 된다. 반대로 공급자, 즉 업체는 저가 판매와 공짜 서비스가 아닌, 질 좋은 제품을 제 가격에 소비자에게 제공하면 된다.

이것이 2009년 치과계가 제 모습을 찾기 위한 공생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정상적인 우량기업들은 현재의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고, 다양한 성공모델을 자리매김 시킬 수도 있다. 반면에 부실업체들은 서두에 언급했듯이 스스로 자멸해 나가며, 치과계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리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 질 것이다.

지난달 매일경제가 보도한대로 ‘현 상황에서는 현금흐름이 양호하고, 빚이 없는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 것과 무관치 않다.

실제로 경기 불황 속에서도 꾸준한 연구와 설비투자에 매진해 온 바텍&이우는, 2008년 기준으로 바텍 800억원과 이우테크놀러지 630억원을 합쳐 총 1,430억의 매출을 달성, 치과계 리딩업체로의 변신도 점쳐진다. 해외수출도 618억원(바텍 320억원, 이우 298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이 회사는 올 초 회사 CI를 ‘바텍’으로 통합하는 계획과 늦어도 2011년까지 이우테크놀러지의 치과사업을 완전 인수하는 등의 비전을 갖고 있다.

‘원장·CEO가 직접 챙겨라’

이 같은 가장 기본적인 공생원칙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치과계의 체질을 건강하게 하는 변화의 바람도 불어야 한다.

H사 등과 같이 인터넷으로 시장가격을 흐리는 저가 판매 업체들은 10년 전 가격 그대로 제품을 공급한다는 과장광고로, 고객들을 현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들은 종국에는 우리 치과계를 모두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이는 절대 다수의 정상적인 가격 판매업체들을 볼모로 한 영업행위로, 동반부실의 연결고리를 스스로 끊어야 한다는 확고한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이와 함께 치과계가 반드시 지양해야 할 대목 중의 한 가지가, 참가 등록비가 없는 업체들의 공짜 학술세미나를 없애는 것이다.

업체의 공짜 학술세미나는 경제적 부실과 함께 세미나의 질을 저하시키는 근본적 문제로, 연자비는 고공행진을, 시설비와 식대 등 부대비용은 증가하고 있어, 적자 세미나를 누적 양산해 갈수록 업체를 비롯한 치과계 전반의 부담만 가중시킬 뿐이다.

I사 관계자도 “지금까지 치과의사를 대상으로 공짜 세미나를 해왔지만, 그에 상응하는 피드백이 없었다”며 “주최 측인 업체만 힘들지, 실제로 많은 고객들이 세미나장을 찾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같은 관행은 세미나를 관장하며 본연의 임무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치과계 각 학회의 입지를 축소시켜, 결국에는 학회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 하나 올해 예상되는 변화는 치과계 언론매체의 광고 매출액이 대폭 감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주가 가장 먼저 줄일 수 있는 예산으로 홍보비를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다수의 언론매체들은 종이대금 등 제작비는 증가하고, 광고비는 줄어드는 구조 속에서 새로운 희망의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체 광고로는 극명하게 한계가 드러나는 만큼, 현재 무가지가 대부분인 치과계 언론매체들이 유가지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기사의 질로 독자를 확보해 나가는 치과계 전문 언론에 의해 옥석이 가려질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경기불황기에는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에 따라 기업 명운이 달라지기 때문에, 치과 병의원의 원장과 업체 대표 등 최고 경영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재와 같이 변동성과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은 CEO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시행착오를 거친 치과계가 다시 기본으로 돌아오고, 정상적인 유통마인드로 재무장하며, 공생의 원칙을 지켜나가기 위해 매진하는, 희망의 2009년이 시작됐다.

백주현 기자(덴탈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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