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도 ‘의료 시장주의자’들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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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도 ‘의료 시장주의자’들 손에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9.02.2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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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책자문단 구성…경제학자 등 의료민영화 대표학자들 총망라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 2기 위원 구성과 관련 친 제약업계 인사들이 포함되는 등 인선과정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도 정책자문단을 의료민영화를 대표하는 학자들로만 구성해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공단은 지난 23일 각계각층 전문가 33명으로 자문위원단을 위촉했다. 자문위원단은 정책자문단 14명과 경영자문단 19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14명의 정책자문단은 ‘건강복지사회를 여는 사람들의 모임’(이하 건사모) 등 보건의료분야 보수단체를 주도하고 있는 학자들과 경제학자 등이 총망라돼, 공공기관의 위상에 맞는 정책자문이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먼저 의사 출신인 한림대 한달선 교수, 인제대 문옥륜 교수, 조우현 강남세브란스병원장, 순천향 의대 박운형 교수, 카톨릭 의대 신의철 교수, 이화여대 이선희 교수, 순천향 의대 김연일 교수 등이 문제의 인물로 뽑히고 있다.

한달선 교수의 경우 건사모의 창립을 주도한 인물로 의료시장주의와 공급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나머지도 공급자의 자율성을 강조하는 인물들로 특히 이선희 교수의 경우 당연지정제 폐지, 민간보험 활성화, DRG 도입 반대를 앞장서서 전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박윤형 교수의 경우 의협 의료정책연구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또한 나머지 7명은 모두 경제학자로 채워져 공공의료보험 정책을 ‘경제 논리’로 접근하겠다는 의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연대 보건환경대학원 이규식 교수는 급진적 시장주의로 민간보험 활성화를 적극 주장하고 있으며, 한양대 사공진 교수와 건국대 김원식 교수도 급진적 의료시장주의자로 꼽힌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양봉민 교수도 효율을 중시하고, 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박사는 보험자 역할에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으며, 경북 의대 박재용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시장과 공공의 조화를 강조하지만, 역시 시장 쪽에 치우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희대 경제학부 정기택 교수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의 전도사로서 현재 보험협회와 경제부처의 ‘민간보험 활성화 연구용역’을 수행 중이다.

이렇듯 공단 정책자문단이 의료시장주의자 일색으로 구성된 것과 관련 건강연대 관계자는 “무슨 의협이나 병협 정책자문단도 아니고, 그래도 명색이 우리나라 유일의 공보험 조직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면서 “지난 정권에는 적당히 구색이라도 맞추는 시늉을 보였는데 지금은 그런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고 한탄했다.

또한 그는 “이제 건보공단도 의료 시장주의자들의 손에 완전히 넘어간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의료민영화 반대 투쟁은 바로 이들과의 싸움이었는데, 이젠 공단과 싸워야 할 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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