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전시회는 ‘하나로 묶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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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등 수도권 전시회는 ‘하나로 묶자’
  • 백주현 기자
  • 승인 2009.04.12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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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한국 치과계의 새로운 전시문화 창출을 위한 제언


각종 치과계 전시회가 학술강연비 등 대회 주최 측의 제반 비용을 충당하는 재원으로 변질돼 가고 있어 치과 전시문화의 새로운 변화가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지금의 변질되고 왜곡된 전시문화는 업체들이 고객인 각종 치과(학술)단체와의 관계를 고려해 어쩔 수 없이 전시회에 나갈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서 비롯됐다.

또한 전시 업체들은 비싼 전시 부스비 대비 전시효과가 미약해 피드백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으로, 치과계에서는 비효율적인 전시회로 인해 한국 치과기자재 산업이 위축될 수도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도 있다.

특히 최근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고 있는 지방 전시회를 권역별로 통합, 양보다는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A사 관계자는 “전시 주최 측의 전시 참가 요구를 거절하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어려움이 뒤 따른다”며 “자발적으로 참가하는 메이저 전시회를 제외하고는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시치과의사회 종합학술대회는 고객보다 업체 직원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그 당시 전시회에 참가한 B사 대표는 “메이저 전시회나 각 치과의사회 전시회, 학회 및 세미나 전시회 등 해외 전시회를 제외하더라도 1년에 10개 전시회는 나가고 있다”며 “그러나 솔직히 전시회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것은 2~3개 정도밖에 안 된다”고 털어놨다.

이날 학술전시회에 참여한 치과의사는 약 300여명 정도(인천지역 치과의사 560명)로, 76개 업체 170부스 규모의 전시장은 썰렁함 그 자체였다. 부스비도 VAT 포함 143만원으로 적잖은 비용이었다.

또한 부산지역의 대표 전시회인 SEAFEX가 지난해에는 전시 문제 등으로 치재협회 부산지회와 마찰을 빚으며, 공동개최가 무산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임원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경향 짙어

이같이 지방 전시회가 업체의 비용 부담만 가중시키고, 실질적인 전시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것은 대회 주최 측의 단체 이기주의와 집행부의 치적 위주 정책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시회 주최 측 임원들만의 잔치로 끝나는 경향이 노골화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치과계 한 원로는 “무엇보다 전시 주최 측이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 있다”며 “타의에 의해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들이 증가하고 이에 따른 지출비용이 많아지면, 그만큼의 가격이 물건 값에 반영되고, 이는 다시 치과의사 등 고객들에게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전시 주최 측은 현재와 같은 전시규모와 부스비 등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학술 등록비로 관련 예산을 충당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는 말이다.

치과계 중견기업인 C사 대표는 “치과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고객과 공급자간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믿음이 깔려 있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전시회와 학술대회에 관련해서는 치과의사 치과기공사 등의 고객단체나 업체 모두가 서로의 영역을 인정해주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업체가 자의든 타의든 전시회에 참가해 부담해야 되는 부스비용도 개선돼야 할 사안이다.
2008년 개최된 지방 전시회의 경우 단 하루의 일정이었지만, 1 부스당 기본부스 비용이 최소 110만원을 훌쩍 뛰어 넘었다.

부스비도 해외전시회 보다는 저렴하지만…

경치와 SEAFEX가 120만원이었고, 인치는 130만원에 달했다. 또한 대한치과기공사협회와 대한치과의사협회 전시회는 각각 280만원을 받았다. 오는 5월 개최되는 SIDEX 2009 전시회가 3일 일정으로 270만원(치재협회 회원사 기준)을 받는 것보다 오히려 비싼 편이다.

다만 IDS와 이태리 밀라노전시회 등 해외 전시회의 부스비 보다는 한국이 저렴한 편이지만, 이들 메이저 해외 전시회의 수준과 내방 참관객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한다면 한국의 전시 부스비는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구조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국 지역별로 매년 열리고 있는 치과계 전시회를 권역별로 통합, 전시 참가업체와 주최 측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도 설득력을 얻는다.

D사 관계자는 “이제는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서울에 가지 않고, 지방의 전시회를 찾아가는 고객은 없다”며 “무엇보다 경기침체와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지방전시회에 대한 매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서울과 인천, 경기지역의 수도권 학술대회는 메이저 전시회 하나로 묶는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또한 경남북과 대구, 울산, 부산은 영남권 전시회로, 충청과 호남은 중부권전시회로 묶어, 한국 치과계 전시회를 3개 권역별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일 것이다.

이후 권역별로 순번을 정해 전시회를 돌아가며 개최한다면, 현재의 CDC 형태의 모범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한국 치과계의 전시문화를 새롭게 창출하는 출발점은 ‘치의학은 치과재료의 학문’이라는 점과 치과기자재 없이 치과 의료기술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을, 치과계 구성원 모두가 인정하면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동북아 패권, ‘SIDEX · 북경 SINO’ 경쟁하는 마당에…

한국은 2010년 ‘SIDEX-KDA’ 안방에서 내홍
치협은 5월 · 서치는 6월 예정, 서로 상반된 입장
치재업계는 “SIDEX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중론

올해로 6회째를 맡는 한국의 유일한 국제전시회인 SIDEX가, 동북아 대표 전시회 자리를 놓고 중국 북경SINO 덴탈쇼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정작 국내에서는 내홍을 겪고 있다.

이는 3년에 한번 열리고 있는 치협 KDA 종합학술대회가 내년 5월 개최될 예정으로, 동북아 대표 전시회로 그 위상을 정립해나가고 있는 ‘SIDEX 2010’ 행사에 귀추가 주목되기 때문이다.

우선 치협은 오는 2013년 FDI를 유치해야하는 입장에서 내년 학술전시회는 대내외적인 신뢰도를 구축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판단하고 있다.

또한 SIDEX 조직위원회는 국제학술전시회로 이미 정착한 SIDEX를 매년 개최하지 않고 3년에 한해는 쉬는 케이스는, 해외 바이어와 업체들에게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다며 2010년 6월 개최에 무게중심을 싣고 있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전시회는 매년 2월, 대한치과보철학회는 매년 4월 등 개최시기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내년 KDA 종합학술대회의 학술부문은 치협이 주관하고, 기자재 전시부문은 SIDEX가 담당하는 것도, 양 단체가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대안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치협과 서치 등 상 · 하위단체 간 불협화의 모습은 전체 치과계에도 명분 없는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는 오해소지가 충분하다.

이와 관련 치협은 ‘함께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은 정해놓고 기자재전시회를 공동으로 준비하는 것은 모르겠지만, SIDEX의 단독 주최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하는 분위기다.

치협 관계자는 “이미 전시인력이 포진돼 있는 상태에서 기자재전시회를 SIDEX에 맡기는 것은 무리수가 따른다”고 전했다.

반면 SIDEX 조직위는 “내년 6월 개최를 위해 이미 코엑스와 학술 및 전시장을 계약한 상태”라고 전제하고 “SIDEX만의 색깔과 특성,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하며, 치협과 상생하는 방향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총론에서는 양 단체가 같은 맥락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서로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것이 대세로 비춰진다.

결국 치협은 내년 5월 개최를, SIDEX 공동주최 측인 서치는 6월 개최를 포기할 수 없다는 상반된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양 단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각자의 길’을 택한다면, 현재 경기침체에 빠진 업체들의 전시 참여여부가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SIDEX 2010 행사가 6월에 열리기 때문에 만약 치협이 이 기간을 전후해 학술전시회를 연다면, 업체들의 경제적 비용부담은 가중되기 때문이다.

물론 전시 참여여부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지만, 업체들의 전시 참여가 분산된다면 반쪽짜리 행사가 될 수 있다는 중압감을 양 단체는 감수해야 한다.

이와 관련 치재협회와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치과계 상황을 고려한다면, 두 군데 전시회를 모두 참가하기는 어려움이 많다”며 “협회를 중심으로 메이저 전시회인 SIDEX 쪽을 선택하고 지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치는 지난해 대의원총회에서 SIDEX 매년 개최 안건이 총회 의결사항인 만큼, 회원들의 뜻을 최대한 존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백주현 기자(덴탈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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