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광장] 모질게 돋아난 봄꽃을 만나러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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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 모질게 돋아난 봄꽃을 만나러 가는 길
  • 편집국
  • 승인 2004.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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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꽃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4월은 이제 만발한 꽃들을 찾아갈 때다. 남쪽과 낮은 산에는 벌써 많은 꽃들이 피고 졌지만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와 철쭉의 향연 등 봄날의 꽃들이 계절의 여왕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는 때다.

동백꽃, 그 붉은 봄의 의지

충남 서천 이남의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자라는 동백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상록수로, 꽃이 질 때도 봉우리 채 떨어져 보는 이들의 마음에 파고 든다. 동백꽃은 12월부터 4월 경까지 주로 핀다. 남해안의 동백꽃 여행지는 3월경에 찾을 때 가장 꽃이 만발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남 서천의 마량리 동백나무숲은 가장 북쪽에 위치한 탓에 다른 곳의 동백꽃들이 모두 진 후인 4월 경에 꽃을 피운다. 이 곳의 동백나무는 80여 그루로 그 수는 적지만 여느 동백숲과는 달리 나무들이 몇 미터 간격으로 드문드문 서 있는 풍광이 독특하다.

이보다 조금 아래 있고 시로도 유명한 고창 선운사의 동백숲은 개화시기가 3월말에서부터 4월말 사이다. 선운사 입구 오른쪽 비탈에서부터 절 뒤쪽까지 약 30m 폭으로 5천 여 평에 5백∼6백년 된 동백 나무 3천 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화사한 노란색 산수유, 유채꽃,

도시의 봄나무 가운데 가장 먼저 개화하는 꽃이 산수유다. 남쪽에서는 2월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3월 중순이면 절정을 이룬다. 약재로 재배해 온 산수유나무는 주로 마을 인근에서 볼 수 있다. 국내 산수유 생산의 60% 가량을 차지하는 구례군 산동면의 산수유마을은 산수유꽃 구경에 가장 이름이 높다. 하지만 남쪽에 위치한 탓에 3월 중순에 이미 산수유축제는 막을 내렸다.

4월에 볼 수 있는 산수유로는 이천 백사면의 산수유마을이 유명하다. 서울과 가까워 최근에 유명해진 산수유꽃 여행지로, 백사면의 도립리마을과 마을에서 원적산의 영원사로 향하는 길목에 군락으로 핀다. 구례보다 보름 정도 늦게 개화해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노란색 유채꽃은 제주도를 상징한다. 제주도의 유채꽃은 3월 초부터 피기 시작하지만 4월 초나 중순경이 절정이다. 성산 일출봉이 바라다 보이는 성산과 신양 일대는 제주도에서 가장 큰 유채단지로, 흐드러지게 피어난 유채꽃이 들판을 가득 채운다. 그 밖에도 섭지코지에도 유채꽃이 만발한다.

가시리에서 정석항공관까지 7km에 달하는 남제주군 표선면의 유채꽃도로도 유채꽃 분위기에 맘껏 취하게 한다. 차로 달리면서 노란 꽃바다를 항해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정석항공관에서는 4월 17, 18일 유채꽃 잔치가 열린다.

10만평의 너른 유채꽃밭에서 나비처럼 꽃기운에 취해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천만평의 함평들녘에서 5월 1일부터 9일간 수변공원을 중심으로 함평나비축제가 열린다.

분홍으로 눈부신 봄 진달래, 철쭉,

진달래는 나즈막한 산허리에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4월 중순이면 만개한다. 최고의 진달래 여행지라면 여수 영취산이 빠질 수 없다. 15만평의 산에 마치 불 붙은 듯한 절경을 만들어내지만 남녘이라 이미 꽃구경의 시기가 지났다.

대구 달성 비슬산 정상(대견봉)에서 조화봉까지 약 4km에 걸친 능선은 시야가 탁 트이는 초원인데, 이 능선에 진달래가 만발한다. 4월 중순부터 피기 시작하는 비슬산 진달래는 4월 말경에 만개한다. 4월 중순 이후 중부지방 야산 어디에서나 진달래 산천을 만끽할 수 있다.

철쭉은 진달래보다 한달가량 늦게 피어서 5월 초부터 시작해 5월 말에나 절정을 이룬다.
철쭉 꽃놀이는 주로 산행과 함께 이뤄진다. 전북남원의 봉화산은 빼어난 볼거리 없이 평범한 산이지만, 5월 중순부터 특별해지는데, 온산을 뒤덮은 철쭉이 개화하는 덕분이다. 그 밖에도 해마다 철쭉제를 개최하는 소백산 국망봉, 빽빽하게 들어선 진분홍빛 철쭉 으로 유명한 지리산 바래봉, 평평한 능선에 만발한 철쭉이 마치 화원을 연상케 하는 덕유산 세석, 덕유평전 등도 산의 빼어난 풍취에 철쭉 군락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는 곳들이다.

봄의 화려함, 벚꽃

계룡산 동학사는 유난히 왕벚꽃으로 유명하다. 일반 벚꽃보다 빛깔이 짙고 꽃송이가 큰 왕벚꽃은 남해 충렬사 (충무공을 모신 사당) 벚꽃길의 자랑이기도 하다.
울창한 벚나무 가지가 도로 위로 서로 맞닿아 말 그대로 하늘까지 벚꽃으로 덮인 벚꽃터널을 만드는, 화개장터에서 쌍계사 초입까지 이어지는 쌍계사 십리 벚꽃길, 전북 완주 송광사 입구의 2km가 넘는 벚꽃길에서는 환상적인 벚꽃터널을 통과해볼 수도 있다.

47km로 국내에서 가장 긴 벚꽃 드라이브 길, 전북 전주와 군산 간 도로는 1백리 벚꽃길로 유명하다. 원래 4월 중순에 벚꽃 축제가 열리지만 올해는 빠른 봄으로 시기가 문제다.                                                  

- 곰배령  - 야생화의 보고

국내 최대의 야생화 군락지 중 하나인 곰배령 가는 길은 낯설면서도 정겨운 이름들로 이어진다. 강원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강선마을. 쇠나드리를 가로질러 또 곱들나들이, 설피밭, 뚝바소를 차례로 지나야 산행길이 시작되는 강선골로 이어진다.

요즘 야생화의 보고로 주목받는 곰배령(1,100m)은 지형이 고무레처럼 생겼다고 해 붙은 이름이다. 양양에 상부댐을 건설하면서 길이 조금씩 좋아지자 봄이면 나물을 뜯으러 오고, 여름이면 야생화 관찰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갑자기 곰배령이 훼손될 위기에 놓이자 얼마 전에는 식물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고 한다.

들꽃들의 잔치마당 곰배령은 산이 깊은 탓에 꽃이 늦다. 4월 복수초를 시작으로 얼레지·한계령풀·홀아비바람꽃, 5월 매발톱·노루오줌·미나리아재비가 핀다.
6월은 은방울꽃·털이풀·초롱꽃이 잇달아 꽃망울을 터뜨린다. 이곳은 식물자원보존구역이기 때문에 입산을 하려면 원칙적으로는 인제국유림관리사무소(033-461-2731)에 신고해야 한다.

문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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