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가협상 ‘총액예산제 도입’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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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가협상 ‘총액예산제 도입’ 최대 변수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9.10.19 16:09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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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공급자 줄다리기…치협도 ‘거부’ 입장 전달

국민건강보험공단(이사장 정형근 이하 공단)과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이수구 이하 치협) 등 5개 의료공급자 단체간 ‘2010년 수가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총액예산제 도입’이 협상 타결에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애초 공단과 공급자단체들은 협상마감시한을 지난 17일로 정했으나, 이틀이 지난 오늘(19일)도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치협도 오늘(19일) 오전 9시 공단과 5차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저녁 다시 회의를 갖기로 한 상태다.

공단에 따르면, 올해 수가협상에 임하면서 5개 공급자 단체에게 ‘총액예산제 도입’을 요구했으나 의협과 병협, 약사회는 강력 반발했으며, 치협과 한의협은 신중하게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참고로 ‘총액예산제’란 기존 행위별수가에 따라 진료비를 지불하는 제도를 대신해 매년 진료비 총액을 협상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박사의 논문에 의하면 ‘총액예산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의료비용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방안인 동시에, 의료의 질을 잘 관리할 경우 의료서비스의 전달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으면서도 의료공급자에게 치료의 결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금까지는 의료비용의 억제를 위해 매년 협상을 통해 가격(수가) 규제를 해왔으나, 의료서비스의 양을 통제하지는 못해왔다. 그러나 총액예산제는 수가와 양을 동시에 통제하므로 의료비용의 증가 속도를 조절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공단 재정위원회는 지난 2007년 수가협상에서 포괄수가제 시행과 함께 총액계약제 도입을 제시한 이래 줄기차게 총액계약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총액계약제를 받아들일 경우 별도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각 공급자 단체에게 제시했으며, 공단 가입자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치과와 한방만큼은 기필코 올해 협상에서 총액예산제를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가입자 단체 관계자는 “만약 총액예산제를 수용할 경우 치과와 한방은 4~5%, 약사회는 최대 2%, 의협 3%까지 수가인상을 수용하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며 “그러나 어떤 단체도 총액예산제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치과와 한방, 의협은 동결, 약사회와 병협은 수가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단 가입자 단체들은 총액예산제가 수가협상에서 관철되지 않을 시 ‘수가 동결 및 인하’하고, 향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2010년 보장성 강화 논의 시 ‘2010년 연구용역 실시 및 2011년부터 도입’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치협은 총액예산제 전환과 관련 공단 측에 최종적으로 ‘반대’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치협 마경화 상근보험이사는 “공단 측에서 일정부분의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했지만, 별로 크지도 않은 인센티브 때문에 받아들이기는 힘들다”면서 “또한 공단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나 시행방안을 제시하지도 않았는데, 무작정 하자에 동의하기는 힘들다”고 전했다.

치과분야 총액예산제 도입과 관련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도 명백히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전체 건강보험재정에서 치과 분야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5%대가 무너진 것을 넘어 올해에는 3%도 위태한 실정이다. 주요 해외국가들의 10%대에 훨씬 못미치는 상황인 것이다.

즉, 치과분야에서 총액예산제가 도입되려면 타 분야에 비해 훨씬 저평가 돼 있는 치과수가를 일정정도 보존하고, 총액예산을 10%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요에 걸맞게 책정해줘야 한다.

그러나 공단 측은 수가협상에서 2~3%의 인센티브를 좀 더 주는 떡밥만 던져준 채, 전체 건보재정에서 현재 치과분야가 차지하는 비중(3%대) 수준에서 총액예산을 책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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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동 2009-10-20 09:18:26
저평가되어있는 수가도 문제지만, 노인틀니나 스케일링 등이 급여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총액예산제가 시행되면 향후 노인틀니 등의 급여확대는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총액예산제의 취지는 좋지만 아직 치과분야에서 시행하기엔 이른 것 같네요..

강민홍 기자 2009-10-19 22:59:45
이번엔 메디칼 쪽에 비해 조금 늦었는데, 앞으로 메디칼 쪽 언론보다 속보성을 높이기 위해 더더욱 분발하겠습니다.

양정강 2009-10-19 21:55:25
빠른 기사 쓰느라 수고 많으셧습니다. 강기자님 앞으로도 훌륭한 기사 많이 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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