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청초한 아름다움의 꽃 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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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청초한 아름다움의 꽃 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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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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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싱한 순백의 꽃을 보려면 개화시기를 잘 맞추어야 한다.
이 땅에 자생하는 들꽃에 대해 파고 들기 시작한 이후 생긴 버릇 중 하나가 있으니, 도로변 화단이나 공원의 꽃밭을 유심히 살피는 것이다. 무엇이 심어져 있는지 보기 위함이다.

거의 전부가 외래종이다. 그것도 대부분 다년초가 아니라 한 해 밖에 살지 못하는 것이니, 매년 새로 심어야 한다. 이로 인한 외화유출도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해살이풀인 이 땅의 자생종을 심으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 우리 야생화는 외국에 더 많이 알려져 있고, 식물자원의 유출도 심각하다.(이에 대한 부분은 좀 무거운 이야기로 다음에 두 번 정도 연재할 예정이다.)

▲ 약간 분홍빛이 있다. 꽃색은 흰색 ~ 분홍색에 걸쳐 있다.
혹자는 우리야생화는 원예종으로 가치가 없다고 한다. 정말 무지의 소치이다. 인위적으로 개량하지 않고도 바로 원예용으로 식재 가능한 종들이 무수히 많다. 도로변 화단이나 공원에 심으려면 키가 적당히 자라야하고 꽃이 많이 피어야한다. 꽃의 아름다움은 논외일 것이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다행히 최근에는 우리 들꽃을 가꾸고 심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벌개미취와 맥문동은 이미 많은 곳에 심어져 있고, 학교 화단에도 야생화 단지를 조성한 곳이 간혹 보인다. 초등학교 잔디밭을 보면, 예전에는 잡초라고 뽑아버리던 씀바귀, 민들레, 고들빼기 등을 그대로 두는 곳이 많이 보이고,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들풀에 대한 내용이 보인다.

자연보호와 환경보호의 개념이 퍼지면서 야생상태의 모든 것을 건드리면 환경파괴라는 선입관이 우리들 머릿속에 각인되는 사이 이 땅의 화단은 외래종이 점령해 버린 것이다.

인위적 조작 없이 바로 도로변 화단 조성에 활용 가능한 것 중 하나로 구절초를 추천하고 싶다. 금방 꽃잎을 펼친 구절초 꽃의 청순한 아름다움에 반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꽃은 “언제 보았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같 라고 묻는다면 나의 답은”처음 보았을 때” 이다. 구절초도 처음 보았을 때는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 모습을 산에서 보았을 때의 감흥을 느껴 보지 않은 이들에게 전달하기에는 미사어구로는 부족하다.

▲ 꽃잎이 가는 것도 보인다.
그러나 꽃이 시들기 시작하면 모든 꽃들이 좀 지저분해 보인다. 따뜻한 봄날이 지나가듯이 아름다움도 상실하고 보아주는 이도 드물어진다. 하지만 이 모습조차도 아련한 아름다움을 느끼는 이들이 진정 꽃의 미학을 터득한 사람일 것이다.

구절초는 꽃보다는 약재로 많이 알려져 있는 풀이다. 가을에 꽃이 피는 대표적인 국화과인 구절초는 5월 단오에는 줄기가 5마디가 되고, 9월 9일(음력)이 되면 9마디가 된다 하여 구절초(九節草)라 불린다. 혹자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중구절)에 절정을 이룬다거나 9월 9일 채취한 것이 가장 약효가 좋다고 구절초라 한다고도 한다.

구절초는 꽃이 줄기 끝에 한 송이만 핀다. 또 구절초는 선모초(仙母草)라 불리기도 하는데, 그것은 흰 꽃잎이 신선보다 더 돋보인다 하여 붙여진 명칭이다.

한방에서 구절초는 부인병·보온에 특효가 있다. 특히 월경장애에 효과가 있어 약재시장에 가면 구절초가 쌓여 있을 정도이다. 꽃은 술을 담거나, 말려서 베개 속에 넣으면 두통이나 탈모에 효과가 있고, 머리칼이 희게 되는 것을 방지한다. 또 어린 싹은 나물로 무쳐 먹고, 잎은 떡을 찔 때 넣으면 향기를 내 준다.

▲ 분홍색 꽃은 보기가 힘들다.
전국에 자생하며 특히 높고 깊은 산에서 군락을 형성하여 자란다. 구절초는 종으로는 단일종이지만, 품종은 몇 가지가 있다. 산구절초는 높이 10∼60cm, 꽃직경3∼6cm이며, 바위구절초는 중북부 지방의 깊은 산에서 자라는 한국 특산 식물로 높이 20cm, 꽃직경 2∼4cm이다. 포천구절초는 한탄강 지역에 자생하며 꽃색이 분홍빛이 돈다.

그 외 낙동구절초. 한라구절초. 서흥구절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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