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산업 개원의에겐 '그림의 떡'
상태바
의료관광산업 개원의에겐 '그림의 떡'
  • 박은아 기자
  • 승인 2010.01.19 1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 의료관광 정책 대형병원 위주…치과·성형 등 실수요자인 20대 여성 비자 발급 문제 등

 

정부가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의료법을 개정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나타내고 있지만 의료관광산업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개원의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냉담하기만 하다.

현재 정부에서 제안하고 있는 정책들이 중증환자 위주의 대형병원 중심으로 돌아가다보니 실제 의료관광의 핵심 컨텐츠라 할 수 있는 치과, 성형, 미용 등이 활성화될 수 있는 제도 등은 마련되지 않고 있으며 특히 메디컬 비자를 발급받는 데도 제약이 많아 개원의들에게 해외환자 유치 문제는 아직까지 '그림의 떡'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의료관광산업이 활성화될 것을 대비해 전문 역량을 키워왔던 의료관광 코디네이터들이 사회로 배출되고 있지만 이들이 취직할 자리 또한 마땅치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처럼 개원가의 냉랭한 정서를 바꾸기 위해서는 현재 대형병원 위주의 정책이 아닌 개원의들이 메리트를 느낄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들을 개발하는 것이 먼저일 것이다.

국내 치과·미용성형 분야 해외환자 수요 급증

국내 의료는 현재 의료기술 수준 및 인력 수준은 높으면서 적정한 의료비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경쟁력이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 장경원 센터장
지리적으로도 러시아, 중국, 일본, 몽골 등 인구가 많은 국가들이 근거리에 위치하고 있어 해외환자 유치에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연구에 따르면 작년 한해 외국인 환자 비율은 미국(36.8%)이 월등히 높지만 2008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러시아와 중국이 75% 이상의 증가율을 보인 것을 알 수 있다.

진흥원 장경원 해외사업센터장은 "인근 국가 중 중국의 경우 거대한 의료시장 및 고급의료 수요가 높고 치과, 미용성형, 건강검진 분야에 있어 한국 인지도 역시 높아 해외환자 유치에 유리하다"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한중 의료인 교류를 확대하고 중국 언론을 통한 한국 의료 홍보 비중을 높이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국건강촉진기금회 Zhao Wei 부비서장은 "최근 중국에서도 한국의 성형 및 정형수술, 치과 분야에 관심이 높아져 의료시술을 받기 위한 한국 방문이 점차 늘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중국인들이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출국 절차 간소화 등 전반적인 제도 정비가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20대 여성 해외환자 증가…비자발급 등 제약

현재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메디컬 비자(C-3-M, G-1-M)를 발급 받게 돼있다. 비자 발급 시에는 직업이나 재산 내역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기존 의료관광을 위한 입국자들은 대부분 상류층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어찌 보면 비자 문제는 큰 제약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증가하고 있는 미용 성형이나, 치과 시술의 경우 20대 여성의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비자 발급이 의료관광의 제약이 될 수 있다. 또한 건강검진을 위해 입국하는 환자의 경우 의학적으로 건강한 상태일 수도 있어 비자 발급에 문제가 될 수 있다.

김철중 의학전문 기자는 "해외환자들에게 인기가 있는 미용 성형이나 치과 시술의 경우 직업이나 재산정도가 취약한 젊은 여성이 많으므로 이들에 대한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또한 개원의들에게도 외국인 환자 수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해외환자 유치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중국 내 치과 진출, 비용은 낮고 수요는 높아

그렇다면 치과 개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중국 시장 현황은 어떨까?

조사에 따르면 현재 70세 이상 중국인 중 80%가 치과질환을 앓고 있으며 이는 인구수로 봤을 때 5.6억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내 치과대학은 약 50여개 정도로 이를 통해 배출되는 의료 인력은 전체 인구에 비해 매우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 사과나무치과 김홍석 원장
사과나무치과 김홍석 원장은 "중국에서 최근 신흥 부유층 및 상주 외국인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료수준은 그리 높지 않아 국내 의료가 진입하기에 유리하다"며 "또한 투자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게 들어 해외 진출 시 메리트가 있다"고 분석했다.

김홍석 원장은 "장기적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분별한 진출보다는 중국 지역 전문가를 양성해 해당 지역을 거점으로 의료관광산업을 펼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와 함께 중국에 대한 언어 및 문화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는 것 역시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글로벌의료관광협회(공동회장 양우진 한승경)는 오늘(19일)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원의를 위한 의료관광세미나(한중 의료교류의 첫 장)'를 열고 의료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개원의 중심의 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진흥원 장경원 센터장이 '개원가를 위한 보건의료분야 대중국 협력 정책방향'을, 한국관광공사 정진수 센터장이 '개원가를 위한 의료관광 동향과 해외홍보 마케팅전략'을, 중국건강촉진기금회 Zhao Wei 부비서장이 '중국 의료관광시장 진출 시 유의할 점들'을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양우진 회장은 "의료관광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개원의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이를 위해 의료관광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지원이 이뤄져야하며 정책 추진 시 개원의의 참여와 협조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