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x방식 역시 “고양이에 생선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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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x방식 역시 “고양이에 생선 맡겼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0.06.11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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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등 4개과 전공의 ‘6~12%’ 증가…치대병원 ‘+1’·‘0’ 나와도 격년 배정 등 특혜

대한치과병원협회(회장 장영일 이하 치병협)가 올 초 전문의특별위원회(위원장 백형선 이하 위원회)를 구성, 5개월여에 걸친 연구 끝에 마련한 새로운 방식의 ‘전공의 배정방안’이 수련기관들의 이해관계만 대폭 반영한 ‘전공의 수 늘리기 방안’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백형선 위원장
치병협은 지난 10일 오후 3시부터 서울대치과병원 지하1층 제2강의실에서 ‘치과의사전공의 정원 배정방안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치과병원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공청회에서는 치병협 전문의특별위원회가 마련한 새로운 전공의 배정방안을 각 분과학회별로 발표하고, 패널 및 종합토론을 통해 새로운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치병협 백형선 전문의특별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오늘 이 자리는 그간 논의한 새로운 전공의 배정방안을 설명하고 토론을 통해 보다 합리적인 배정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리”라며 “오늘 자리에서 나온 내용을 잘 반영해서 향후 합리적인 방안을 복지부와 치협과 함께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치병협 장영일 회장은 환영사에서 “전문의제도가 시행된 지 벌써 6년이 됐는데, 매년 연말만 되면 전공의 책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있어 온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 방식은 예측불가능성, 기관간 형평성 부재 등의 문제가 있었고, 이로 인해 수련기관들은 매년 큰 혼란을 겪어 왔다”고 말했다.

또한 장 회장은 “비록 소수정예라는 쟁점과 연관돼 누구나 만족할 만한 방안을 도출하기는 힘들겠지만, 예측가능하고 합리적이며, 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면서 “이번 새 배정안 마련이 한걸음 물러남으로써 앞으로 두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부분 특정값 ‘-1’…올해 적용 시 작년 대비 ‘14명 증가’

이날 공청회에서 10개 분과학회 관계자가 발표한 새로운 전공의 배정을 위한 공식을 살펴보면, 대부분 "X=N-1+Y"의 형태를 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X는 최종 도출된 전공의 수이고, N은 수련기관이 보유한 전속지도전문의 수이며, Y는 별도의 단서이다.

공식을 각 학회별로 살펴보면, 먼저 보철학회는 기본적으로 'N-2' 방식을 채택하되, 치대병원의 경우 0.5명(Y)을 더하고, 도출된 X(전공의)가 0일 때 격년, -1일 때 3년에 1명씩 배정토록 했다.

교정학회는 치대병원의 경우 N이 2명 이하일 때는 ‘N-0'을 3명 이상일 때는 ’N-1'을 적용하되 최대 5명까지만 배정할 수 있도록 하고, 비치대병원은 'N×0.5'을 적용하되 최대 2명까지 배정할 수 있게 하는데, X가 0.5일 때는 격년마다 전공의를 배정토록 했다.

소아치과는 치대병원의 경우 N이 2명 이하면 ‘N-0', N이 3~5명이면 ’N-1', N이 6명 이상이면 무조건 전공의 4명 배정을 적용키로 하고, 비치대병원의 경우 N이 2명 이하면 ‘N-1', 3~5명이면 ’N-2'를 적용하고 X가 0이면 격년마다 전공의를 배정토록 했다.

치주과는 ‘N-1'을 기본공식으로 하고, 치대병원 중 N이 3명 이하면 ’+1‘을 하고 최대 전공의를 치대병원은 4명, 비치대병원은 2명으로 제한했다.

치과보존과는 ‘N-l'을 기본공식으로 하고, 치대병원 중 N이 3명 이하면 ’+1‘을, 5명 이상이면 ’-1‘을 적용하고 비치대병원은 N이 4명 이상일 경우 추가로 ’-1‘을 적용키로 했으며, 최대 전공의 수는 6명으로 제한했다.

구강악안면외과는 'N-1'을 기본공식으로 하고, ‘N-1' 이내에서 수련기관의 신청인원 수대로 배정토록 했다.

그러나 구강내과는 “지원율이 낮은 전문과목에 대해서는 수요공급과 후속세대 양성‘이라는 측면에서 전공의 배정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N-x' 방식 도입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구강악안면방사선과는 ‘N÷2'로 하되 소수점은 반올림을, 구강병리과는 ’N-0'으로 하괴 최대 2인까지 배정을, 예방치과는 ‘N-1'을 기본공식으로 채택했다.

치병협, ‘10% 이내’에서 늘리겠다

치병협 허성주 총무이사는 “정원 책·배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근거를 토대로 한 객관적인 배정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취지를 밝히고, “추후 정원 배정방식은 전문의 수요연구 등 보다 체계적인 연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즉, 당장 ‘N-x' 방식의 도입으로 일시적으로 전공의 수가 늘어날 수 있지만, 예측가능성·객관적 근거에 기반한 배정방안의 도입으로 수련기관의 혼란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툭정값은 추후 협의를 통해 더 높이는 등 조정이 가능하며, 단서조항(Y)도 손질이 가능한만큼 우선적으로 ‘N-x' 방식 도입부터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 이사에 따르면, 치병협은 배정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10개 과목을 두 개의 그룹으로 나눠 치과계에서 전공의 수에 관심을 가지는 보철, 교정, 소아, 치주, 보존 5개 과의 정원을 중심으로 논의했다.

구강외과, 내과, 방사선과, 병리, 예방 5개 과는 최대한 학회 의견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방안을 마련했으며, 전공의 확보가 어려운 과목의 경우 지원·육성방안을 별도로 논의했다.

허 이사는 “오는 24일 마지막 특별위원회를 열고 오늘 논의된 의견들을 수렴해 최종안을 만들어 치협에 전달할 계획”이라며 “복지부 지침에 전체 정원은 전년도 정원의 10% 이내에서 변동폭을 인정토록 한 만큼 증가폭 또한 10% 이내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치협과 합의 ‘산 넘어 산’ 가능성

그러나 치병협이 마련한 최종안을 치협이 순수히 받아들일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치병협이 언급한 복지부의 10% 이내 조정은 ‘증가’가 아니라 ‘감축’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치협의 전공의 선발에 대한 기본적 입장은 ‘점진적 감축’인데, 새 방식 도입으로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이다.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을 때 문제가 되고 있는 5개 과의 전공의 증가폭을 살펴보면, 보철과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과목은 모두 6~12% 상승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간 평균 전공의 수와 새 방식 적용으로 발생하는 전공의 수를 살펴보면, 보철과는 49명에서 45.7명으로 6.7% 감소한다.

그러나 교정과는 48.33명에서 52명으로 7.6% 증가하며, 소아치과는 30.67명에서 32.5명으로 6.0%, 치주과는 38.33명에서 43명으로 12.2%, 보존과는 39.33명에서 44명으로 11.9% 증가한다.

즉, 5개 과목 합산 전공의 수 증가율은 14명에 이르는 것이다.

게다가 치과의사전문의제도를 처음으로 시행한 2004년 479명이던 전속지도전문의가 6년이 지난 현재 625명으로 146명 늘어난 것을 감안한다면, 치협과의 협의는 매우 험난하고 지리한 과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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