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속 홍대 농성장에 ‘온정의 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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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속 홍대 농성장에 ‘온정의 손길’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1.01.2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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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인의협‧청한 등 매주 화‧목‧토 단위로 진료소 운영…구강위생용품 100여 개 후원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혹한기 속에도 홍익대학교 미화 노동자들의 점거 농성이 19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인들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학교 측의 부당해고에 맞선 미화‧경비 노동조합원 140여 명은 지난 3일부터 홍대 본관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으며, 추운 날씨와 열악한 환경 속에 조합원들의 건강 악화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이하 인의협), 참의료실현 청년 한의사회, 보건의료학생단체 ‘다리’ 등 몇몇 단체를 중심으로 임시진료소가 마련된 것이다.

▲ 구강 검진 중
▲ 조합원들을 지지하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조형물
노조 관계자는 “오늘 진료에 참가한 단체 외에도 진료 봉사에 참여하겠다는 개인과 단체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며 “여러 보건의료인들의 지지에 힘입어 매주 화, 목, 토요일 마다 임시 진료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진료단은 치과, 내과, 한의과, 약국을 운영하면서 조합원들의 건강을 보살피고 있다.

이날 진료에 참가한 건치 회원은 “미화 노동자들은 비정규직 중에서도 사회적 최약자인만큼 많은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면서 “이번 사태가 조합원들의 바람대로 무사히 종결되면서 우리 사회에 비정규직이 철폐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진료단에 참가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건강권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최규진 기획부장은 “추운 날씨에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거나 근육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탁한 실내 공기에 목감기나 피부질환에 시달리는 조합원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혹한 날씨에 갑작스럽게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심혈관계 질환 등 위험성 질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농성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수록 조합원들의 건강상태도 악화되고 있어 지켜보기가 매우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이날 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은 한 조합원은 “추운 날씨에 함께 고생하고 있는 학생들과 의료진들을 지켜보면 안쓰러우면서도 마음 한 켠이 뿌듯해진다”며 “그동안 아파도 병원 갈 여건이 안 돼 참아왔는데 이렇게 검진이라도 받고나니 후련하다. 의료진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건치는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조합원들을 지지하는 뜻을 담아 칫솔, 치약, 구강청결제 등 구강위생용품 100여개를 후원 ‧전달했다.

▲ 혈압 측정 중
▲ 학교 측의 '고용승계' 약속을 받아내기 위해 머리를 맞댄 조합원들
▲ 점거장에 함께 자리를 잡은 학생들
▲ 조합원들이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자리를 깔고 앉아 종례에 참가하고 있다
▲ 홍대 전도를 담은 대형 걸개 그림에 응원 메세지를 달고 있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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