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시민사회민중단체 대표들은 개혁을 이루라고 과반수 이상을 만들어 준 열린우리당이 이날까지 국가보안법 폐지를 이루지도 못하면서, 한나라당과 야합해 연기를 시도했다는 것에 격분하고, 정치권과 상관없이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그날까지 멈추지 않고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열린우리당은 당선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국민에게 심판받는 정당으로 기록될 것"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국가보안법 처리연기로 한나라당과의 야합을 시도한 열린우리당을 맹비난했다.
"지금 국회 안에서는 열린우리당과 김원기 국회의장이 어제의 밀실야합 시도에 이어 오늘은 '예산안과 파병연장안 그리고 뉴딜이라고 주장하는 기금관련법들만이라도 통과시켜 달라며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한나라당에게 싹싹 빌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87년 선거 이후 첫 과반수를 만들어 준 집권여당의 한심한 모습이다. 집권여당으로의 자격이 없다.
지금까지 국가보안법을 포함해 이른바 4대 법안을 연내처리하겠다던 열린우리당의 태도는 국민에 대한 기만이고 사기극이다. 이런 열린우리당은 국민적 심판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열린우리당은 당선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국민에게 심판받는 정당으로 우리나라 정당사에 등장할 것이다. 초단명 정당으로 전락할 것이다.“그러나 그는 정치권이 아무리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극렬 저지한다 하더라도,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와 투쟁의지는 꺽이기는커녕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선언했다.
“국가보안법 폐지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확고하다. 정치권에 의해 폐지될 것을 바라지도 기대한 적도 없다. 우리의 투쟁과 국민의 힘으로 이뤄낼 것이다. 지난 50여 년간 절절히 투쟁해 온 결과로 반드시 강제해 낼 것이다. 저들이 본회의에서 도망가면 본회의장에 끌어다 앉히고, 처리를 외면하면 대신 손을 들어 방망이를 두드리게 만들 것이다. 48년 날치기로 만들어진 법안으로 그동안 죽어간 수많은 열사들과 고문, 실종으로 죽어간 이들의 한이 지속되지 않도록 국가보안법 폐지 그날까지 총력투쟁할 것이다.“
다른 발언자들도 열린우리당과 김원기 국회의장에 대한 성토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변함없는 투쟁의지를 밝혔다.
김창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은 “한나라당은 해체되어야 마땅하다. 입만 열면 개혁을 부르짖던 열린우리당에 분노한다. 국가보안법은 필히 우리의 힘으로 없애겠다”고 의지를 다졌고, 강성규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열린우리당 뿐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부터 강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대통령을 포함한 집권여당의 대오각성을 촉구했다.
"한나라당 작태도 오래 못 갈 것, '그날'은 꽃피는 봄과 같이 올 것을 믿는다"
김상희 한국여성민우회 공동대표는 비록 지금 이 순간은 힘들더라도 ‘그날’은 곧 올 것이라고 희망했다. “올 3월, 탄핵이 가결되던 순간 우리는 바로 이 자리에서 16대 국회의 장례식을 거행했다. 당시 42명의 소수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끌려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국민들이 탄핵무효를 외치며 촛불집회를 열었고, 열린우리당에 152석을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무엇인가. 1200여 명이 엄동설한에 찬 아스팔트 바닥에서 한달 가까이 단식을 하고 있다. 착잡하다. 분노한다. 그러나 비록 이번에 결론나지 않는다하더라도, 우리 국민 대부분이 국가보안법의 폐혜를 공감했다. 마지막 남은 청소를 거부하는 한나라당의 작태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지금은 참담하더라도 국가보안법 폐지로 민주주의 완성에 한걸음 가까이 갈 날이 멀지 않았다. 그 날은 꽃피는 봄과 같이 다가올 것을 믿는다.“
김원기 국회의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3일째 의장실 점거농성을 하고 있는 10여 명의 전북지역 각계 원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도 “야합에 의한 국가보안법 연내폐지 유보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며 김원기 국회의장의 폐지동의안 직권상정을 거듭 촉구한다”는 별도 성명을 발표하며 김 의장의 정치적·역사적 결단을 촉구했다.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기자회견 후 국민단식농성단 200여 명은 이날 자정 무렵에 가기로 했던 열린우리당 당사를 항의방문해 2시간 가량 점거농성을 벌였다.
다음은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국회는 마지막까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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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주 기자 ⓒ 인터넷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