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세계의 약국’ 인도 무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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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로 ‘세계의 약국’ 인도 무너진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1.02.2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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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독점권 발효로 값싼 제네릭의약품 생산 중단 위기…시민단체, 인도-EU FTA 중단 촉구

 

한미, 한EU FTA 국회비준을 서두르고 있는 동안 유럽의회가 지난 17일 한EU FTA를 통과시켰다.

또한 한국과 마찬가지로 유럽의 공격적이고 포괄적인 FTA의 첫 대상국인 인도는 올해 3월에 인도-EU FTA를 체결할 상황에 놓여있다.

유럽연합은 상대국에 따른 매우 신축적인 교역협상을 맺던 과거의 FTA에서 벗어나 공격적으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모두 철폐하려는 새로운 FTA 정책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유럽연합의 새로운 FTA 정책의 첫 번째 대상이 바로 한국과 인도다. 즉, 한미 FTA와 마찬가지로 유럽도 초국적 거대기업들을 위한, 포괄적이고 공격적인 개방정책이 한EU FTA와 인도-EU FTA의 특징인 것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중미자유무역협정(CAFTA) 등의 결과는 처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들이 선전했던 장미빛 미래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고, 식량, 의약품 가격 폭등, 공공서비스의 붕괴, 주권 박탈로 이어진 것이다.

올해 봄, 유럽연합이 인도와 체결하려는 인도-EU FTA는 120개국이 넘는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을 죽음으로 몰아갈 협정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시민단체들도 이에 주목하고 있다. 3월에 체결할 예정인 인도-EU FTA는 ‘세계의 약국’ 인도를 사라지게 할 협정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2005년부터 TRIPS협정이 적용되기 시작했으나 특허요건을 ‘기존약에 비해 상당한 임상적 효과가 입증된 경우’ 등으로 제한해 계속 ‘세계의 약국’이 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인도의 약값은 초국적제약사들이 특허나 자료독점권을 통해 독점을 획득해 비싸게 팔고 있는 약값의 5~1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또한 인도는 환자에게 필요한 다양한 제형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고, 소아용에이즈치료제와 같이 초국적제약사가 돈이 안된다고 생산하지 않는 약을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EU FTA가 체결되면 자료독점권이 생겨 인도가 더 이상 제네릭의약품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없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이즈 치료제 10개 20개를 살 돈으로 초국적 제약사의 약 1개밖에 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인도의 값싼 제네릭 의약품을 먹던 사람들이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인도-EU FTA는 120여 개국의 국민들의 목숨이 걸린 거래인 것이다.

자료독점권은 의약품 판매승인을 받을 때 제출한 안전성, 유효성에 관한 원자료를 제네릭 제약회사가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제네릭 출시를 지연시켜 오리지널 의약품의 독점을 부여해주는 권한이다.

자료독점권이 부여되면 특허가 없는 혹은 특허가 만료된 의약품일지라도 판매독점권이 생기게 되어 생산, 수출을 못하게 되고, 심지어 강제실시와 같은 특허권의 공공적 사용도 못하게 된다.

한편, 한국 시민사회보건단체들은 이러한 이유를 들어 한EU·인도EU FTA 폐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다음달 2일 11시 주한유럽연합 대표부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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