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료 바로 세우기 대중운동 벌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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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료 바로 세우기 대중운동 벌일 때
  • 김용진
  • 승인 2011.06.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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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김용진 논설위원

 

대형할인매장이 처음 선보일 때, 밤늦은 시간에 괜찮은 제품들을 싸게 편하게 살 수 있어서 좋다고만 생각했다.

대형할인매장이 늘어나면서 먼저 지역의 시장의 손님이 줄어들고, 동네슈퍼가 하나둘 없어지기 시작했다. 있는 동네슈퍼조차 장사가 되어서가 아니라, 그저 문닫고 다른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돈을 벌지는 못해도 생활은 해야겠기에.

그런데, 그런 대형 할인매장들이 작은규모로 골목의 동네슈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이제 기존 동네 슈퍼는 생활은 고사하고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제야 국회에서 규제법을 만드는 등 대책을 강구하지만, 이미 망한 동네 슈퍼는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처음 치과계에 네트워크치과가 생겨났을 때, 경영에 대해 무지한 개별치과의 경영을 돕고, 직원 교육과 임상술식의 공유를 통해 양질의 치과진료를 제공하고, 경영을 합리화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곧 괴물이 등장했다. 건강보험비급여 수가를 대폭 낮춘 저수가와 대대적인 광고를 무기로 다단계 피라미드 경영방식을 도입하여 환자를 진공청소기처럼 끌어모으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자본을 무기로 대대적으로 네트워크치과를 늘려나가는, 치과의사의 진단과 치료계획에 따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매출실적에 따라서 성과급을 받는 치과위생사등 스텝의 진단과 치료계획에 따라서 치과의사는 기술자처럼 금인레이를 파고,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괴물.

동네 치과의사들은 가뜩이나 늘어나는 치과로 인하여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괴물 네트워크치과가 날로 늘어나고 극성을 부리자 더욱 힘들어져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치협 회장 선출에도 이러한 분위기가 반영되고 새로 구성된 치협에서 특위를 구성하고, 대한치과개원의협의회가 출범하여 불법덤핑 네트워크 치과에 대응에 나서는 등 적극적 대응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이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 냉소적인 분위기도 많다. 결국 각 치과의사들이, 각 치과들이 알아서 생존을 위해서 발버둥쳐야 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분위기의 틈새를 최근 괴물네트워크치과중의 하나가 각 치과로 보낸 유인물이 유혹하고 있다. “독자생존하기 힘들지? 내 품으로 와!” 라면서.

자존심상 그런 괴물네트워크치과로 가기 싫지만, ‘높은 수입과 안정된 경영’이라는 열매는 따고 싶은 욕망이 생기면 쉽게 ‘따라하기’를 선택한다. ‘나도 저수가로 환자를 끌어모아 보자. 나도 1000원 스켈링해보자. 나도 할인쿠폰 발행해보자. 나도 나도...’ 작은 괴물이 되는 것이다.

한때 방송에서 ‘맆싱크’를 하지 않는 가수를 찾기 어려웠던 때가 있었다. 방송은 화면발 잘 받고, 화려한 화면을 연출할 수 있는 댄스와 퍼포먼스를 원했고, 회사에서 춤추는 것을 열심히 훈련받고 입만 벙긋벙긋, 예쁜 표정 짓는 어린 댄서들을 찍어냈다.

그러다가 작년 ‘세시봉 가수들’이 방송에 나오면서 ‘노래하는 가수’를 다시 찾기 시작했다. ‘슈스케’,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 등 의 열풍은 가수의 본업이며, 본질이며, 기본인 ‘노래’를 대중이, 국민이 다시 찾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나는 치과의사다’

치과의사의 본업은 무엇인가. 국민에게 구강건강 향상을 위해 교육과 진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높은 수입과 안정된 경영’으로 돈 잘버는 것은 치과의사의 본업을 행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치과의사에게 제공될 수 있는 반대급부일 뿐이다.

‘높은 수입과 안정된 경영’을 위해 양심적인 치과의사로서의 진단행위를 포기하고, 경과관찰을 하거나 예방치료를 해야할 초기우식치아를 마구 파내어 금인레이를 하고, 근관치료나 치주치료 및 수술로 보존할 수 있는 치아를 조급하게 발치하여 임플란트를 심는 행위는 ‘맆싱크 가수’보다 부도덕한 행위이며, 축구 승부조작 보다 나쁜 행위이다.

하지만, ‘노래하는 가수’를 보여주지 않는 ‘방송’을 바꾸어야 하듯이, 치과의사의 본업을 수행하기 어렵게 하는 ‘제도’와 ‘환경’은 바꾸어야 한다.

우선, 대표적 괴물과 괴물네트워크를 퇴치하거나 최소한 무력화시켜야 한다. 미비한 법과 제도때문에 규제나 제재가 어렵다면, 정치적, 정서적 제재를 가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그것은 치과도, 치과의사도 아니고 단지 ‘괴물’임을 알려야 한다.

둘째, 괴물과 괴물네트워크를 방치하고 심지어 양산시키는 제도와 법을 고쳐야 한다. 정부에서 실시하려는 의료기관 영리법인 허용이나 각종 의료상업화 조치는 단호히 반대 저지시켜야 한다. 오히려 괴물과 괴물네트워크를 규제하고 제재할 수 있는 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

셋째, 양심적인 치과는 당연하게도 금인레이나 임플란트등 비급여보다 아말감이나 근관치료와 치주치료등 보험치료가 많다. 그러나 보험치료는 제대로 보상을 해주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밝혀져 있다. 보험치료의 보험수가를 올리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또한 양심적인 치과를 격려하고 육성하기 위해서 세금에서 건강보험급여로 인한 수입에 대해서는 비과세를 하거나 세율을 낮추어야 할 것이다.

넷째, 치과의사 양성 교육의 개선이 필요하다. 의료인으로서 도덕과 양심, 환자와 국민에 대한 사랑과 배려를 대학교육과정에서 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윤리교육과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봉사활동을 학점으로 이수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다섯째, 괴물네트워크의 문제는 단지, 치과의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보고 있으며 보게 된다. 이것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고, 우선 양식있는 시민단체들에게 알리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들과 함께 ‘치과의료 바로 세우기’운동을 하자고 제안하자

이젠, 적극적인 치과계의 행동이 필요하다. 행동이 더 이상 늦춰져서는 안된다.

제안을 하고자 한다.

올해 하반기에 국회앞에서 전 치과의사들이 집결한 대대적인 궐기대회를 갖자.

그 내용은 앞에서 언급한 ‘괴물과 괴물네트워크를 규제하고 제재할 수 있는 법률’ 제정이 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서 괴물네트워크를 사회적으로 폭로하고 이슈화시켜 고립시키자.

또한 궐기대회를 조직하는 과정에서 전 치과의사들의 각종 모임 - 반회, 분회, 지회, 동문회,학회 등등-을 활성화하여 지혜와 의견를 모아낼 수 있을 것이며, 이렇게 단결된다면, 괴물을 퇴치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진(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구강보건정책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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