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의료 바로 세우기’ 무상의료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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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 바로 세우기’ 무상의료 지름길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1.06.1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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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세넷, 환자권리주간 토론회서 공공병원 역할 강조…선택진료비 폐지·총액계약제 도입할 것

 

보건의료계 시민사회단체들이 무상의료 실현 및 환자 권리 보장을 위해서는 누구보다 공공병원들이 총액계약제 시행 등 진료비 지불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며, 서울대병원에 관련 사항을 담은 요구안을 적극 촉구키로 결의했다.

건강세상네트워크(공동대표 김용진 정은일 조경애 이하 건세넷)와 공공운수노조의료연대서울지역본부(지부장 김애란 이하 서울지부)는 지난 8일 함춘회관 가천홀에서 ‘무상의료와 환자권리’를 주제로 2011년 환자권리주간 토론회를 개최했다.

▲ 8일 2011 환자 권리 토론회
이날 토론회는 1, 2부로 나뉘어 진행됐으며, 무상의료가 우리 사회 보편적 복지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그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할 공공병원의 이상적인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2부 토론회 ‘매출 1조원 서울대 병원, 뭐해서 돈 벌었나?’에서는 우리나라 공공병원을 대표하는 서울대병원의 상업화된 경영 구조의 문제점과 병원 노조의 ‘2011년 서울대병원분회 요구안’을 중심으로 한 개선책이 적극 논의됐다.

범국본 김창보 정책기획위원장의 좌장으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서울지부 김애란 지부장이 발표자로 나섰으며, 인도주의실천의사협회(이하 인의협) 김종명 회원, 건세넷 정은일 공동대표, 한국환자단체연합(이하 환자연합) 안기종 대표가 토론자로 배석됐다.

현재 공공병원에 근무하고 있다는 인의협 김종명 회원은 공공의료에 대해 “누구나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평한 의료체계를 갖추는 것”이라며 “공공의료가 곧 무상의료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이를 위해 그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공공보건의료체계를 갖춰야 한다”면서 “인력, 시설 등 의료자원을 개발하고,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 효율적인 조직운영체계를 갖추고, 공평한 재원조달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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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지부 김애란 지부장
그러나 우리나라 공공병원들은 공공성이 아닌 수익을 추구하는데 급급하다는 것이 김종명 회원의 지적이다.

서울지부 김애란 지부장도 “서울대병원이 ‘의학발전을 도모하고,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한다’는 최초 설립목적과 달리 점차 더 큰 수익만을 쫓아가고 있다”면서 “의사성과급제도가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환자연합 안기종 대표는 “한국의 대표하는 서울대병원의 돈벌이 치중 현상은 무엇보다 진료실 내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기본 30분씩 걸리는 대기시간과 반대로 진료시간은 고작 3분을 넘기기 어렵다. 이는 곧 더 많은 환자를 진료하기 위한 공개진료로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김애란 지부장은 “병원이 병실 회전률 증가를 위해 병동을 파괴하고, 중앙병상 및 단기병상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비응급 환자에 대한 야간수술 진행과 인권비 절감을 위한 비정규직 채용 및 업무외주화도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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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김 지부장은 우선 “서울대병원이 표준진료지침을 마련‧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국가중앙병원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기관의 모범적인 진료 매뉴얼을 제공함은 물론, 향후 포괄수가제 도입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정권의 영향에서 벗어나 본래 설립취지에 맞게 병원이 운영되기 위해서는 임원 구성의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 지부장은 “병원 운영에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와 국민, 그리고 6천여 명 직원들의 목소리는 소외되고 있다”면서 “공공병원으로서 이사회에 노동조합, 환자단체, 시민사회단체 대표를 각각 영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제는 노동조합만이 아닌 시민과 환자가 함께 공공병원의 경영을 감시하고 참여해 국가중앙병원으로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지부장의 의견이다.

인의협 김종명 회원은 “공공병원의 선택진료비를 폐지하고, 다인실 병상을 확보할 것”을 촉구했다.

▲ 건세넷 정은일 공동대표
또 그는 야간과 주말, 공휴일의 비응급 수술을 금지하는 대신 응급실에 외래 진료기능을 갖춰 비응급 환자에 대한 외래진료를 허용하는 방안을 함께 제의했다.

건세넷 정은일 공동대표는 “주차장과 장례식장, 숙박시설, 식당 등 부대시설을 통한 공공병원의 수익성 사업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면서 “서민들이 찾을 수 있는 본래 공공병원의 역할을 다 할 것”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 공공의료 비중이 낮을수록 10%의 공공의료기관이 더욱 더 의료시장을 올바르게 선도해야 한다”면서 “3차 의료기관인 공공의료가 제 역할을 못하면, 건보 보장성도 점차 떨어져 의료계 전반의 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세넷과 서울지부는 이날 토론회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시민과 환자, 병원노조가 중심이 된 서울대병원 이사회 참여위원회를 결성하는 한편, 환자들의 민원을 상시 접수할 수 있도록 노조 내에 환자민원접수센터를 만들 것을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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