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곧 기회"…'포스트 유디'를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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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곧 기회"…'포스트 유디'를 논하다
  • 편집국
  • 승인 2011.09.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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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신문 기획대담] 불법네트워크 치과 논란과 치과의사 윤리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김세영 회장 취임 이후 치열하게 벌어진 불법네트워크 치과와의 전면전이 상호 공방전 양상에서 본격적인 법적 싸움으로 전환되면서 일정정도 한 고비는 넘으로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기에는 우선 지나치게 과열된 분위기를 잠시 식히고 대체 이 싸움의 목표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이에 본지는 이번 불법네트워크 치과 논란으로 벌어진 지난 4개월 여의 과정을 차분히 돌아보고 이번 논란의 본질과 싸움의 끝은 어디가 될지 논의하는 기획대담을 마련했다.

아울러 이들 불법네트워크 치과들의 행태가 영리병원의 그것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과연 의료기관이 영리추구에 주력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무엇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지켜져야 할 치과의사의 윤리는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하고자 한다.

■ 일시 : 2011년 9월 2일 오후 7시 30분
■ 장소 : 토즈 강남2호점 세미나실

■ 진행 -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이사

■ 패널
- 강신익(인제 의대 교수)
- 나성식(나전치과 원장)
- 전영찬(경기도치과의사회 회장)
- 김철신(대한치과의사협회 정책이사)

-정리 : 박은아 기자

전민용 : 유디치과로 대표되는 불법적인 네트워크치과들과 치협, 건치, 치개협 등 치과계 단체간에 불거진 대립이 언론 보도를 타면서 이제는 사회 전체가 치과계를 주목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신상털기나 소송 등이 이어지면서 치과계가 다 같이 망하는 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금은 지나치게 과열된 치과계 분위기를 잠시 식히고 지난 과정을 차분히 성찰하면서 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생각해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이사
김철신 : 이번 논란의 발단은 단순히 의료인 개인의 문제보다는 이런 상황을 가능케 만든 주변 환경과 이미 시스템화 돼 있는 이들 치과의 기업적인 운영행태가 더 큰 문제라고 본다. 물론 그 바탕에는 영리병원의 논리가 숨어 있다는 것은 이제 다들 알 것이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법 개정인데, 지금은 새로운 법안을 만들기보다 편법을 허용하는 현 의료법을 보다 구체화시키고 개선하는 것이 급선무다. 당장만 보면 제일 거대한 불법네트워크 치과 한곳만 타격을 줘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치과계 전체를 본다면 좋은 일이 아니다. 앞으로 이런 불법 행위들이 다시는 들어서지 못하게 제도적 환경을 만들고 치과의사가 직업적 윤리를 실현하며 진료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전민용 : 지금 말한 개선방향이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지부의 입장을 듣고 싶다. 아울러 경기도 내 상황은 어떤지도 이야기해 달라.

전영찬 : 수도권은 다른 지역에 비해 치과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들 불법네트워크들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 현재 이런 불법적인 행태가 포착되면 최대한 자료를 확보해 해당 보건소 등에 신고하고 있는데 대부분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무혐의 판정이 나와 큰 성과는 없다.

개인적인 생각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들은 아마도 치과의사 마음속에 돈벌이에 대한 맹신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치과의사로서 얼마나 진료를 잘하고, 환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국민의 구강보건 향상에 도움이 되는냐를 고민하기보다 얼마의 수익을 올리는 지 등 자신의 부를 과시하려는 마음이 은연 중에 자리잡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려는 마음이 커지면서 내부에서 수입의 무한경쟁이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전민용 : 지금 현실을 방치한 치협에 대한 불만도 제기된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윤리위원회도 조직한 걸로 아는데

강신익 : 나도 윤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번 사태가 몇 개월째 지속되는 동안 위원회에서 연락이 오거나 모임을 한 적이 전혀 없다. 우리 스스로 치과의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한 윤리강령을 만들어 놨지만 이번 사태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으며 이런 윤리강령이 있는지도 모르는 치과의사가 대부분이다. 뭐 치협 홈페이지에 조차 윤리강령은 나와 있지 않으니 볼래야 볼 수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남들이 보는 ‘밥그릇 싸움’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치과의사 윤리를 명확히 지키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향후 치협이 자율징계권을 어떤 식으로든 행사하겠지만 그전에 우리 스스로 윤리강령에 따라 자정작용을 하는 시스템을 적용해봤으면 한다.

실질적인 면허관리나 법적 처리 권한 없더라도 우리가 만든 지침에 따라 평가하고 징계하는 윤리 시스템을 한번은 제대로 돌려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치협 집행부를 비롯해 치과계가 동 제도를 제대로 활용하려는 의지가 없는 게 문제다. 과잉진료 등 이번 사태에서 불거진 문제들이 한걸음 더 나가면 윤리문제에서 불거진 것이라는 인식을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

▲ 나성식 원장
나성식 : 그 말에 나도 동의한다. 우리가 이미 만든 법이 있고 이를 적용할 준비도 다 돼 있음에도 ‘같은 동료를 어떻게 모질게 처벌할 수 있나’라는 부담으로 제대로 된 프로토콜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소극적인 모습이 우리 스스로를 망치고 있다.

전민용 : 윤리강령을 적용한다고 해서 치과의사들의 윤리 의식이 바로 높아질 수 있을까

나성식 : 지금은 ‘포스트 유디’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사태 이후 우리가 무엇을 얻고 무엇을 해나갈지를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당장 고등학교 동창회 등에 나가면 (치과진료비가) 싸면 좋은거 아니냐, 진료의 차이를 잘 못 느낀다 등의 이야기를 듣는데 여기에 대체 어떻게 답해야 할지 난감하다. 여기에 제대로 답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정확히 비전을 세워야 한다.

버지니아 의과대의 경우 입학생들이 성적과 별개로 9번에 걸쳐 심층 면접 인터뷰를 한다고 한다. 이때 면접의 주된 내용은 환자한테 얼마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지 보여달라는 것이다. 환자와 얼마나 소통을 잘하는지, 환자가 갖고 있는 고통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환자에게 완전한 신뢰를 얻고 진료에 돌입할 수 있을지를 평가한다.

의대, 치대에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이 몰리면서 이들이 똑똑하다는 것은 입증됐다. 하지만 의료인이라면 성적만큼 윤리와 인문학적인 사고를 갖고 이를 환자에게 설득시킬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우리도 이런 점을 학생의 입시요강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학부때부터 교육이 윤리의식을 키우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강신익 : 이에 덧붙여 면허제도도 달라져야 한다. 선진국들은 면허 갱신에 철저해 독립적인 센터를 운영하고 보통 3년마다 면허 갱신을 하도록 유도한다. 우리나라도 앞으로 치협이 자율징계권을 행사하게 될 텐데 이때 단기간 이익만을 봐서는 절대 안된다. 무엇보다 징계를 결정할 위원 구성이 매우 중요한데 이때 내부 인사 뿐 아니라 (소비자나 시민단체 등) 외부 인사를 함께 포함할 필요가 있다. 위원 구성이 공정하게 이뤄지면 그 안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게 되고 논의를 통해 도출된 결론에 대한 공신력도 높아지게 된다. 우리의 이익만 챙기지 않았다는 명분이 생기는 거다.

전영찬 : 치과대학에 입학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성적이 상위권인 학생들이 더욱 몰리고 있다. 똑똑한 후배들이 학교에 들어오니 선배로서 뿌듯하기도 한데 여기에 또 부작용도 보이더라. 소위 치과시장이 커지면서 돈벌이가 된다는 생각에 돈을 많이 벌고 잘살기 위해 치대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후배들을 보면 임상세미나보다 제테크 강좌에 더 관심이 많은 경우를 보고 놀라기도 한다.

치과의사로서 시야를 보다 넓히는 게 중요한데 요즘 치과의사들은 인간관계도 시야도 좁아지니 누군가를 만나도 돈을 얼마나 버는 지 자랑하는 것 외에는 할 말이 없다고도 한다. 시야를 넓히기 위해서는 평소에 치과의사로서의 삶이 아닌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우리 사회 구조를 고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시민사회단체 활동도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물론 이런 걸 현실화 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지금 후배들을 보면 우리 때와는 출발점이 전혀 다른 것 같아 벽에 부딪치곤 한다.

강제성 없는 윤리강령 적용 한계…처벌 아닌 과정에서 계도 가능

전민용 : 지금 대표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유디치과는 불법행위라고 지적 받는 것들이 자신들만 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항변하다. 기존 개원의들도 이런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인데?

▲ 경기도치과의사회 전영찬 회장
김철신 : 얼마 전에 유디치과가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들이 내세우는 진료방식 등이 혁신이라고 이야기했다는 걸 들었다. 하지만 우리가 보기에는 리베이트, 공동협약, 환자유인알선 등 모두 예전부터 무수히 해오던 방식일 뿐이며 일부 개인이 해오던걸 기업적으로 하는 거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존에 일부에서 암암리에 해온 문제들이 왜 이제 와서 치과계 전쟁이라고 표현될 만큼 문제되냐고 하면 이는 이런 행위를 전문적으로, 기업적으로 하는 조직이 생겨났기 때문이다.

‘혁신’이라는 표현을 통해 마치 새로운 대안이라도 발견한 듯 떳떳하게 이야기하지만 그들이 말한 혁신적인 내용이라는 것은 하나같이 다 불법이고 법적으로 고발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예전에는 선후배들이 ‘그렇게 진료해서는 안돼’라고 단순히 지적하고 규제하던 행동들인데 이제는 적절한 제도나 법적 규제 없으면 통제 안 될 정도로 심각해졌다.

전민용 : 꼭 법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과잉진료 등 불법적인 진료행태의 경우 치협이 만든 윤리지침이나 표준지침 등을 통해 규제할 수 있는 방법도 가능하지 않을까?

김철신 : 치과의사들이 윤리에 맞는 적법한 진료행위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제는 반드시 필요하다. 임플란트 2개만 심어도 되는 환자에게 9개나 심은 치과가 있다면 당연히 제제 받아야 한다. 하지만 사실상 징계 등 후속조치가 이뤄질 수 없는 제도라면 현실적인 면에서 공허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치협이 만든 윤리강령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이것 때문에 우리가 만든 윤리지침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협회의 무지나 무책임 때문이라면 지금이라도 윤리지침을 끄집어내서 책임감 있게 적용하면 된다. 하지만 혹시 지침 자체가 실효성이 없는 거라면 실효성 있게 개선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전영찬 : 윤리지침 같은 경우도 만들어만 놓고 전혀 사용하지도 않는걸 보면 협회나 임원들이 동 제도에 대해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이런 지침으로 회원들에게 자성을 요구해도 강제성이 없으니 (회원들이 크게 연연해 할 것 같지 않아) 아예 처음부터 제도를 활용할 마음을 안 느끼는 거다.

현재 윤리위원회에 회부되기 위해서는 그전에 조사위원회로부터 실태 조사를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윤리위 회부까지 최소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니 시의성도 떨어진다.

하지만 실제로 이런 긴 조사 과정자체가 심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 강력한 징계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조사받고 판정받는 과정에서 피로감을 느끼며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강신익 : 윤리지침이 왜 만들어졌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윤리지침은 우리 중 누구를 망신주려고 만든 제도가 아니다.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야단치려는 게 아니라 제소된 사람이 자신의 방어권을 갖고 정정당당히 논의를 해보자는 것이고, 그 논의에 대해 중립적인 윤리위원들이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윤리위를 통해 자신의 진료행위 등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과연 어떤 진료행위가 옳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찾아갈 수 있다.

전민용 : 윤리강령과 윤리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여기에 내년부터는 협회가 자율징계권을 얻게 되니 이 또한 제대로 운영되도록 잘 검토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어찌보면 이번 사태를 통한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겠다.

치고 박고 싸우는 과정이 우리 내부 문제를 바로잡는 계기 될 수도

전민용 : 지금 상황에서 제도적 대안이라면 개원의가 환자한테 도움 되는 진료와 병원 경영을 해나가겠다는 선언 등도 필요하지 않을까? 전에 건치신문에서 정세환 교수가 쓴 논설처럼 예방을 위주로 우리 치아를 건강하게 유지·관리해 줄 수 있는 일정한 진료 틀 만들고 이를 치과에서 실현한다거나, 아동청소년 주치의 제도를 강력하게 요구한다던가 하는 방법도 생각난다.

▲ 인제 의대 강신익 교수
강신익 : 최근 경제계에서도 브랜딩 마케팅이라는 용어가 쓰인다. 치과계에서 보면 방금 말한 것들이 치과의 브랜딩 전략일 수 있다. 건강한 치과의 이미지를 만들고 거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은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과잉진료 논란으로 치과의사에 대한 국민 신뢰가 무너지면 이는 치과계 전체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치과계 전쟁이라고 할 만큼 치고 박고 싸우는 지금의 과정이 어떻게 보면 우리 안에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귀중한 기회가 될 수 있다. 과잉진료, 무자격자 진료 등 일부 개원의들이 하던 불법적인 행위를 기업적으로, 악랄하게 하는 조직이 생겨나 치과계 전체가 맞서 싸우다보니 그런 불법행위들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더욱이 치협이 이번 사태의 본질이 영리병원의 문제에 있음을 인지하고 신문광고 등 공개적으로 ‘영리병원을 반대한다’ ‘국민의 평생 주치의가 되겠다’ 등의 입장을 밝히는 것 역시 이번 사태가 아니라면 쉽게 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과의 싸움에서 원하는 결과를 혹시 얻지 못하더라도 이번 논란과 그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 치과계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

나성식 : 지금이 치과계에 좋은 기회라는 말에 동의한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되기 전에 치협에서는 이번 싸움에서 과연 뭘 이끌어 낼 건지 회원들에게 명확히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얼마 안가 우리 내부에서 대립이 발생할 수 있다. 지금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당분간은 이런 기회가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전영찬 : 이번 전쟁으로 치과계가 한동안은 위축될 수도 있지만 곧 건강하게 다시 태어날거라고 예측한다. 이를 위해 지금부터 윤리교육이나 제대로 된 임상 교육 등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건강한 개원환경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대비를 미리 해 나가야 한다.

전민용 : 지금이 좋은 기회라면 이런 교육과정이나 윤리교육 등 책임질만한 기구 필요하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강신익 : 대학의 경우 기본적으로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의대나 치대의 경우 대학인정평가에 대해 두려워하는 맘 있다. 제대로 된 평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적절한 평가항목을 개발하고 이에 따라 철저히 평가함으로써 원하는 교육방향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김철신 : 이미 이런 요구들은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지금은 제대로 된 리더가 있어 이를 제도로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치과계 전체의 의견을 모으고 치협은 이를 바탕으로 틀을 만들어 내야 한다. 회원들의 요구가 거세 이제는 외면할 수도 없을 것이다.

전영찬 : 얼마 전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이 통과돼 앞으로 상당히 중요한 법률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법 개정 등 변화에 맞게 치협이 내용을 채워 넣어야 하며 상당한 역량을 여기에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철신 정책이사
전민용 : 오늘 좋은 의견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나성식 : 현재 영리병원 허용과 관련한 법안이 국회에 올라가 있다. 앞으로 동 법안들이 통과될 때와 통과되지 못할 때 우리가 뭘 해야 할지 계획이 세워져 있어야 한다. 아까도 말했듯 포스트 유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데 뭔가 새롭게 하기 보다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기구나 제도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아울러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선배 멘토가 많아져야 한다. 치과의사들이 개원환경 악화에도 상관없이 돈벌이에 치중하는 것은 이에 대해 지적해주는 선배 멘토가 없기 때문이다. 외국같은 경우에는 은퇴한 교수들이 이런 역할을 하기도 한다.

강신익 :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한테도 인문학 교육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전임교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임교수가 뽑히면 인문학교육과 관련해 책임지고 일을 할 수 밖에 없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대학 뿐 아니라 치협도 큰 원군을 얻는 것이다. 우선 서울대 부터라도 해주길 간곡히 바란다. 그러면 전체 대학으로 확대될 수 있다.

김철신 : 우리가 지금까지 잘못이란 걸 알면서도 바로잡지 못한 것들이 시간을 거쳐오면서 괴물처럼 자라났다. 지금 사태는 외부에서 온 것이 아니라 내부 문제가 점점 커지면서 상대하지 못할 괴물이 된 것이다. 지금 할 일은 이런 괴물을 만든 토양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후 우리가 치과의사로서 직업적 윤리를 실현하고 사회 신뢰를 찾을 수 있게 협회를 주축으로 한 치과계가 윤리적 기반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야 한다.

전영찬 : 단기적으로는 자율징계권 등 우리가 얻어낸 법적제도의 내용을 채우고 구체화 하는데 치협이 매진해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치과계에 만연한 불법 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하고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넓은 사고를 가진 치과의사로 변해 가야 한다.

우리가 의료인으로서 타인에게 귀감이 되게 활동하면 존경도 받을 수 있고 사회와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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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용 2011-09-15 09:44:59
요약하면 치대 선발 과정 개선, 치대 교육 과정에 인문학, 윤리학 등 접목, 대학 교육 평가 개선, 바람직한 개원 문화 운동 전개, 윤리지침에 근거한 윤리위원회 본격 가동, 객관적인 자율 징계 시행, 의료계 인센티브제 퇴출, 미비한 부분 법제화, 아동청소년주치의제 등 주치의제 확립 등을 들 수 있고, 이런 내용에 대한 논의와 치과계 개혁을 추진할 치협, 건치 등 관련 조직들을 망라한 위원회를 치협 산하에 구축......

신검 2011-09-16 10:54:01
영리병원 그 핵심은 결국 의료보험제도 일진데...건강보험 제도권 틀에 거의 속해 있지 않는 치과 시스템은 충분히 괴물을 만들 소지가 있었죠. 그 시점이 오늘에 있는 거구요. 지금까지는 그나마 선후배의 돈독함과 정서적인 합의로 유지돼왔던 질서가 괴물에 의해 파괴되고 있는 것이고.....치협은 보장성확대라는 말은 하지 않고 국가지원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둘은 좀 다르죠.... 치과의사 스스로 획기적인 보장성확대를 선택.

신검 2011-09-16 11:01:53
선택해서...구호로 외친다면 어떤 반응이 나올까요? 그리고 영리병원 도입 반대를 치과의사들이 외치면서 그 근거 아니 대안으로써 '동네치과'살리기(즉 기존 체제의 유지)가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하지만 진보적인 국민들에게 과연 이런 논리가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장애인치과병원과 같은 업적(?)도 있지만, 무상급식으로 나타난 보편적 복지를 갈망하고 있는 국민들의 정서를 감안할 때 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신검 2011-09-16 11:06:43
위한...영리화 반대는 저로서도 감동이 오지 않습니다. 국가지원을 전제로 하지말고 스스로 무엇인가 희생해서 국민을 위해 '괴물'을 죽여야만 한다는 의지를 보여야할 것 같습니다. 그 희생은 시스템의 전환과 같은 매우 획기적인 선택이 아니라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적어도 치과계의 싸움이 '영리병원도입 반대'로 커진 마당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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