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틀니, 치과보장성 확대 시험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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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틀니, 치과보장성 확대 시험대 될 것"
  • 박은아 기자
  • 승인 2011.11.3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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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한치과의사협회 마경화 상근보험부회장

 

"치과의사와 국민이 모두 만족하는 완벽한 급여화 방안이 마련됐으면 좋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내년 7월까지 남은 기간 치과계 의견을 수렴하고 정부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최선의 급여화 방안을 도출해 내겠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이하 치협) 마경화 상근보험부회장이 지난 15일 발표된 노인틀니 급여화 방안과 관련 "노인틀니 급여화 도입이 기정사실화 된 만큼 앞으로는 구체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보다 효율적인 급여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 치협 마경화 상근보험부회장
노인틀니는 2009년 복지부가 발표한 2012년도 보장성 확대 방안에 포함돼 있었지만 이후 구체적인 시행 시기나 기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보니 과연 예정대로 시행될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해서 있어왔다.

하지만 올해 말인 10월에 들어서야 복지부가 건강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기본적인 틀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결국 지난 15일 내년 7월부터 7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완전틀니만 우선적으로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2013년부터 부분틀니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노인틀니 보장성 확대계획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바 있다. 본인부담률은 50%가, 수가는 완전틀니의 경우 95만원, 부분틀니의 경우 지대치 2개 기준 164만원이 적용된다.

치협을 대표해 건정심에 참여한 마경화 "사실 건정심에서 이뤄진 노인틀니 급여화 논의는 협상이라고 하기 보다는 일방적인 강요에 가깝다"며 "수가협상은 상호간에 입장을 조율하는 과정이 있지만 보장성 문제에 있어서 정부나 가입자, 타 공급자들의 큰 산을 넘는 게 쉽지는 않았다"고 논의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마경화 부회장은 "사회적으로 경기가 나빠지고 피라미드형 네트워크 치과 논란 등으로 외부적으로 치과계 시선이 곱지 않으면서 치과 쪽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며 "다소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우선은 노인틀니 급여화에 대한 큰 틀이 잡힌 만큼 내년 7월 전까지 보다 현실적인 세부안을 마련하는데 매진하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특히 마경화 부회장은 "시행 시기나 적용 대상, 적용 범위 등 큰 기준들은 확정이지만 수가 등 세부적인 것들은 충분히 변동이 가능한 부분이다"라며 추후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언급하고 "물론 수가의 경우 현재 발표된 금액에서 크게 벗어나기는 힘들지만 최대한 유리한 수가로 확정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완전틀니에만 급여를 한정한다거나 본인부담률이 50%에 달한다는 점에 대한 지적이 대해서는 "노인틀니의 경우 급여화가 시작되면 동시에 환자들이 몰린다던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 있을 수 있어 안전장치가 필요했다"며 "기왕 보험급여가 적용되는 거 국민 부담을 줄이고 문턱을 낮춰서 제대로 활용되는 것이 우리한테도 더욱 의미가 있다. 아쉬운 부분은 최대한 의견을 수렴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앞으로 마경화 부회장은 세부적인 기준 마련을 위해 우선 보철학회 용역을 통한 연구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 중 전문가 회의를 통해 지불방식 및 급여 기준, 사후관리 방안 등 세부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마경화 부회장은 "가장 민감한 수가의 경우 관행수가보다 낮다보니 우리가 손해 본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하지만 노인틀니 급여화로 인해 치과보장률이 올라가고 국민들이 치과도 보험 된다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 약간 낮은 수가여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울러 마 부회장은 "노인틀니는 치아홈메우기 등 기존 치과 보험 항목과는 별개의 성격으로 향후 치과 보장성 확대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노인틀니 급여화 제도를 잘 운영해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아래는 마경화 부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건정심에서 치과 쪽에서는 유일하게 참여했다

전체 위원 중 치과관련 인사는 나 혼자 뿐이다. 건정심에서 이뤄진 노인틀니 급여화 논의는 사실 협상이라고 하기 보다는 일방적인 강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수가협상이 아닌 보장성 문제에 있어서 정부나 가입자, 타 공급자들의 큰 산을 넘는 일이 쉽지 않았다.

더욱이 사회적으로 경기가 나빠지고 피라미드형 네트워크 치과 논란 등으로 외부적으로 치과계 시선이 곱지 않기에 당연한 이야기를 해도 내 말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내년 선거 시즌이 노인틀니 문제가 무분별한 정치 공약에 사용될 수 있기에 최대한 올해 안에 큰 틀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

건정심 논의 과정은 어땠는지

10월 말 열린 첫 건정심 회의에서는 재정운용 보고가 이뤄졌으며 이후 사안에 따라 소위원회가 구성돼 개별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노인틀니 급여화 방안의 경우 첫 소위 때 복지부가 현재 수가를 기본으로 한 초안을 마련해왔다. 보통 복지부 초안에는 수가 등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지 않는데 초안에 정확히 틀니 수가가 기재돼 있어 사실 놀랐다.

논의 과정에서는 해당 안에 대해 가입자 측은 찬성하지만 기재부나 경총의 경우 도입 자체에 반대하는 등 의견을 좁히기 힘들었다. 마지막에 정부 측에서 더 이상 도입 여부는 논하지 말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자고 한 후에야 논의에 진전이 이뤄졌다. 논의에서 가장 첨예한 것이 수가와 건강보험 예산 문제인 만큼 설득과 이해를 통해 합의안을 이끌어 내고자 노력했다.

본인부담률이 50%나 되는 건 틀니 급여화 취지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도 당연히 본인부담률 50%는 반대했다. 처음부터 30% 정도를 주장했다. 이왕 보험급여가 되는 것 국민 부담은 줄이고 문턱을 낮춰서 제대로 활용되는 것이 우리한테도 더욱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쉬운 부분인 만큼 앞으로 개선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가겠다.

완전틀니만, 그중에서 레진상만 적용된다는 점 등 제약이 많다

노인틀니의 경우 급여화가 시작되면 동시에 환자들이 몰린다던가 하는 현실적인 문제 있을 수 있어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질병에 대한 급여화면 해당 질병이 발생할 때 병원에 오겠지만 틀니의 경우는 다르니 않나. 완전틀니의 경우 대상자가 적고 관리가 쉽기 때문에 우선 급여화를 시작하고 차츰 확대해 나가는 방안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레진상과 금속상은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레진상은 쉽게 깨질 수 있지만 금속상보다 리라이닝이나 리베이싱 등 수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금속상은 레진상보다 튼튼하지만 수리가 쉽지 않아 조금만 망가져도 전체를 교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이들의 장단점을 고려하면 틀니 급여화가 적용되는 75세 고령 노인들에게는 수리가 편한 레진상이 더욱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각각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향후 레진상에 본인부담을 추가해 금속상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등 방안을 고민하겠다.
 
급여혜택을 받기 위해 치아가 1~2개 있어도 그냥 발치해 버리는 부작용도 지적되는데

그런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실제 무료의치사업 등 현장에서 보면 치아가 1~2개 남아있는 노인들이 거의 없어 사업 대상자 찾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물론 완벽한 급여화 방안이 마련되면 좋겠지만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존재하는 만큼 최선의 방안을 찾고자 노력하겠다.

향후 논의 계획은

정부차원의 큰 틀이 마련된 만큼 구체적인 급여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치협-심평원-공단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우선은 보철학회에 관련 연구 용역을 주고 내년 상반기 중 전문가 회의를 통해 지불방식, 사후관리 방안 등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수가의 경우 현재 발표된 것은 예정수가로 아직 변동의 여지가 있다. 물론 현재 수가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겠지만 최대한 현실적인 수가를 책정하고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노인틀니 급여화 방안에 대한 전체적인 소회는 

노인틀니 급여화 논의를 진행하면서 치과의사와 국민 모두가 만족하는 방안을 내놓기는 힘들겠다는 부담이 있었다. 특히 수가의 경우 관행수가보다 낮다보니 우리가 손해 본다는 걱정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인틀니 급여화로 인해 치과보장률이 올라가고 국민들이 치과도 보험된다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다면 약간 낮은 수가라 해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노인틀니는 치아홈메우기 등 기존 치과 보험 항목과는 별개의 성격으로 향후 치과 보장성 확대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다. 충분한 논의와 준비로 노인틀니 급여화 제도를 잘 운영해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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