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6조 흑자’ 이제는 보장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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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6조 흑자’ 이제는 보장성 확대!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2.10.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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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가입자단체포럼, 9일 성명 내고 ‘나눠먹기식’ 수가 인상 반대 천명…국민의료비 지출 절감 우선시 할 것 강력 촉구

 

매년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건강보험 재정에 4조 흑자 누적과 더불어 연말까지 2조원 추가 흑자라는 이례적인 기록이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지금이야말로 정부가 미뤄왔던 보장성 강화에 나서야 할 때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이 같은 건보재정 흑자 금액을 발표하면서 공급단체들의 수가인상 요구가 빗발치자, 보장성 강화에 매진해왔던 시민사회단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현재 정부는 누적금 4조원 중 50%는 중장기적 재정안정을 위해 예치하고, 나머지는 응급의료체계 개선 및 산부인과 수가 인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상태. 게다가 최근 공단과 공급자간의 수가협상이 시작되면서 흑자분이 공급단체의 무분별한 수가인상으로 이어질 것도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건강보험가입자단체포럼(이하 가입자단체)은 오늘(9일) 성명을 통해 국민 건강권 강화라는 전제 없이는 어떠한 수가 인상도 인정할 수 없음을 천명하고, 정부와 공급단체가 국민을 우선시 하는 수가협상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에 대한 나눠먹기식 수가인상은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는 것.

가입자단체는 “건강보험 누적금의 대부분은 최근 경제침체로 인해 아파도 의료기관을 찾지 못한 국민들의 피와 눈물이다”면서 “비싼 본인부담금과 비급여로 인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서민들을 생각한다면 재정 흑자분은 유보됐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우선 활용돼야 한다”고 성토했다.

건보공단 재정자료에 따르면, 올해 보험료 수입은 2/4분기 기준으로 작년 대비 11.7% 증가한 반면, 지출은 4.9% 증가에 그쳐, 보험료 수입 증가가 흑자 발생에 상당수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입자단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의료비 지출과 한정된 재정 사이에서 건강보험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급구조의 개편이 불가피하다”면서 왜곡된 의료전달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의료기관별 입원, 외래 수가수준을 차등화 하는 등수가체계 개편을 제안했다. 아울러 “총액계약제의 도입을 통해 무분별하게 세어나가는 진료비도 통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입자단체는 “건보재정은 정부와 의료공급자의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이뤄질 수가협상은 물론, 전반적인 건보재정 지출구조 개선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건강보험재정 흑자는 보장성 확대로! 
국민들, 나눠먹기식 수가인상 용납하지 않을 것

지난 5일 복지부는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현재 건강보험 재정이 4조 2천억원의 누적 흑자 상태이며 연말까지 약 2조 가량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음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중장기 재정안정을 위해 누적금 50%를 예치하고, 응급의료체계 개선 및 산부인과 수가 인상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또한 언론보도에 의하면 2013년 건강보험 수가를 결정하기 위한 건강보험 공단과 공급자간에 협상이 시작되었으나 본격적인 협상이 벌어지기도 전에 벌써부터 건강보험재정 흑자 금액에 대해 공급자단체들은 수가인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건강보험 누적금의 대부분은 최근의 경제적 침체로 인해 아파도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한 국민들의 혈세와도 같은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훨씬 높았다면 제 때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았을 것임에도 비싼 본인부담금과 비급여로 인해 오히려 병원을 방문하지 못해 병을 키우는 서민들이나 저소득층을 생각한다면 정부와 공급자단체의 발상은 결코 있을 수 없으며, 재정 흑자분은 유보되었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에 우선 활용되어야 한다.

이에 우리 가입자단체는 정부와 공급자단체가 국민의 혈세와 같은 건강보험재정 흑자분을 국민에게 돌려주지 않고 수가인상을 위해 활용하려는 행태에 대해 엄중히 경고하는 바이며, 2013년 건강보험 수가협상 역시 정부의 이해와 공급자단체의 이익이 아닌 국민을 우선시 하는 협상이 되어야 함을 촉구하며, 다음과 같은 입장과 요구를 밝힌다.

첫째,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은 유보된 보장성 강화에 쓰여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의 대부분은 최근 불어닥친 경제침체로 인해 국민들이 아파도 의료기관을 제 때 이용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지난 5년간 건강보험 보장성은 60% 안팎으로 거의 답보 상태였고, 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검사비 등 각종 비급여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과중한 상태이다. 비급여 진료비 실태조사에 의하면 CT, MRI 검사비 등은 병원별로 10배 이상 차이를 보이는 등 정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방치되면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비급여 진료항목을 건강보험 급여로 전환해야 한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건보재정 누적분을 오히려 병원들의 잇속 채우는 데 사용하겠다는 발상은 황당하기 그지없다.

더군다나 건보공단 재정현황 자료를 살펴보면, 건보재정의 보험료 수입은 2/4분기 기준 작년대비 11.7% 증가한 반면, 지출은 4.9% 증가에 그쳐, 상대적으로 보험료 수입 증가가 흑자 발생에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도 판단할 수 있다. 국민들의 보험료 부담에 따른 재정적 기여를 고려하다면 흑자분은 응당, 보장성 강화로 귀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올해 건강보험 재정흑자분에 대해서는 재정 문제로 유보되었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계획을 이행하는데 우선 활용되어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정부는 계획되어 있는 ‘13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방안(초음파 등)을 원안대로 차질 없이 수행해야 하며, 더 나아가 주요 비급여 항목 중 선택진료비까지 급여 항목으로 포괄할 것을 촉구한다.   

둘째, 공급구조 개편이 우선 전제되어야 한다!

수가계약은 가입자와 공급자간에 한정된 재정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해 합의하는 것이다. 재정을 한없이 늘릴 수 있는 없는 상황이라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공급구조의 개편은 불가피하다.
이번 국감에서도 드러났듯이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의 건강보험 총 진료비 중 삼성병원 등 소위 빅5 병원들은 2007년 33.1%에서 2009년 33.5%, 2011년 35.0%로 진료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형병원 쏠림현상이나 병원간 양극화 현상이 극도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의료공급에 있어 이러한 왜곡된 전달체계를 개편하지 않고서는 양극화 현상이나 늘어나는 진료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다. 의료기관간 입원, 외래간 기능 분화는 반드시 실행되어야할 정책 대안으로 의료기관 유형별 입원, 외래 간 수가수준을 차등화 하는 등 수가체계 개편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셋째, 복지부는 지불제도 개혁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정해야 한다!

그 동안 우리 가입자단체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의료비에 대한 우려와 함께 총액계약제 도입이 건보재정을 안정화시키고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의료 진료량을 통제할 수 있음을 주장하여 왔다. 일차 의료기관 역할 부재, 대형병원의 무분별한 병상 증설, 진료량 통제기전 부재 등의 의료시스템 속에서 건강보험 재정과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한다면, 지불제도 개편으로 무분별하게 세어나가는 진료비를 통제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은 정부와 의료공급자의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 우리 가입자단체들은 향후 수가협상에 대해 예의주시할 것이다. 건강보험 재정 지출구조개선에 대한 가시적이고 의미 있는 내용이 없는 상황에서, 건강보험 재정 흑자분에 대한 나눠먹기식 수가인상에 대해서는 결코 수용할 수 없으며, 유보되었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방안에 우선 활용되어야 함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 국민의 건강권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어떠한 수가 인상도 인정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12년 10월 9일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한국농업인중앙연합회,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 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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