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도 울고 갈 박근혜표 임플란트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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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영도 울고 갈 박근혜표 임플란트 공약
  • 김철신
  • 승인 2012.12.14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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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김철신 논설위원

 

대통령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5년마다 돌아오는 선거이지만 날로 심해지는 양극화와 팍팍해진 살림살이 때문에 국민들이 이번선거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이런 절절한 국민들의 고통과 기대가 ‘복지’를 시대의 화두로 만들었으니 응당 여야정치권은 제대로 된 복지실현 방안을 두고 멋진 승부를 겨루어 화답해야 한다. 그러나 대통령선거가 막바지에 이른 지금 국민들이 바라던 그야말로 ‘정책선거’는 사라진지 오래다.

선거가 이렇게 흐르고 있는 것은 토론을 회피하고 무리한 방법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선거 전략도 문제지만 복지관련 공약을 철저한 준비 없이 그야말로 막 던지는 정당들의 태도가 더욱 큰 문제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임플란트 보험공약은 구체적인 예산과 연구 없이 오로지 표만을 의식한 소위 ‘표’풀리즘 공약의 대표적인 사례라 하겠다.

몇 달 전부터 노인들의 임플란트를 보험화하겠다는 새누리당의 정책공약 플랭카드가 거리 곳곳에 휘날리더니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되자마자 박근혜 후보는 노인임플란트의 건강보험 적용을 직접 약속했다. 또한 12월 6일에는 새누리당 공식 논평을 통해 박후보의 대표적 민생공약으로 노인임플란트보험화가 전면에 부각됐다.

발표된 것들을 종합해보면 공약 내용은 “65세 이상 노인의 임플란트 시술에 대해 어금니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공약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과 재정추계는 전혀 언급이 없다.

숨기는 걸까? 혹시 모르는 건가?
어찌됐든 필자가 직접 과연 얼마의 예산이 드는 공약인지 계산해보았다.

2010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노인들의 상실 어금니 수는 평균 4.86개이니 65세 이상 노인의 상실 어금니 총수는 2천 7백만 개쯤 된다. 노인틀니 보험화 당시 정부가 사용했던 재정추계방법으로 노인임플란트도 재정추계를 해보면 적게 잡아도 약 8조 5천억 가량이 필요하다. 본인부담율을 30%로 하면 소요재정은 무려 12조원이다.

현재 치과분야에 투입되는 건강보험재정 총액이 연간 1조원이다. 이 금액의 8배에서 12배에 달하는 엄청난 돈을 임플란트 한 항목에 쓰겠다는 것이 박근혜후보의 임플란트 공약이다. 작년 한해 노인들이 쓴 건강보험진료비를 모두 합친 금액인 15조 3천 8백억원과 비교해도 절반이 넘는 금액을 말이다.

그러나 박후보는 보건의료분야의 공약실현을 위한 총 소요예산으로 연간 2조 8천억원을 제시했다. 이 예산으로 노인들의 어금니 임플란트도 해주고 4대중증질환도 100% 보장하고 저소득층 의료보호도 강화하겠다고 한다.

숨기는 걸까? 혹시 모르는 건가?
임플란트는 상실된 치아를 수복하는 아주 좋은 치료방법이다. 그러므로 임플란트를 보험화하여 서민들의 치과문턱을 낮추겠다는 발상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공약을 정말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공약의 내용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구체적 계획과 재원조달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노인분들에게 틀니도 보험화해주고 임플란트도 보험화해 줄 수 있을 만큼 국가예산이 무한정이라면 좋겠다. 그러나 도깨비 방망이가 없는 한 이러한 공약들은 얼마나 허황되고 얼마나 부실한 약속인가. 적어도 보건의료분야에서 만큼은 박근혜 후보는 약속을 말할 자격이 없다.

대통령이 되겠다는 책임 있는 정당의 후보가 이처럼 구체적인 방안과 재원조달 계획 없이 헛된 공약을 일삼는다면 이는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다. ‘표’퓰리즘의 전형이다.

노인들의 씹을 권리를 걱정하는가?
그렇다면 올해 7월 시작된 노인틀니 건강보험이 75세 이상의 노인에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 본인부담율이 50%로 높아 서민들에게 여전히 큰 부담이 되고 있음을 기억하라.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서 개선을 요구하던 많은 시민단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던 집권당의 대통령후보가 그 노인들을 대상으로 선거 시기 허황된 임플란트 보험화 공약을 약속하는 것은 오래전 신혼부부에게 1억씩 나눠주겠다던 허경영후보 대선공약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참고로 허경영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0.4%의 지지를 받았다.

선거후 수많은 개그의 소재가 된 허경영 후보처럼 박근혜 후보도 그것을 원하는가?
그것이 아니라면 당장 ‘표’퓰리즘 복지공약을 그만두고 이가 없는 수많은 노인들의 고통에 진지하게 귀기울이기 바란다.

     
 

건치신문 논설위원 김철신(인치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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