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직선제를 요구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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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직선제를 요구할 수 밖에....
  • 전양호
  • 승인 2013.01.15 17: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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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전양호 편집국장

 

며칠전 전문의제 다수개방안을 위한 임시총회에 대한 기자회견이 있었다.
기자회견 말미에 김세영 협회장은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말라. 반대를 하려면 대안을 가져오라’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나름의 노력과 고충을 몰라주는 것에 대한 서운함과 함께 반대자들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있으리라 생각된다.

사실 협회장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올 한해 전문의제를 향한 치협의 기조는 항상 이런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제도는 없다.’ ‘대안도 없으면서 반대만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런데...싫은데 싫다고 말도 못 하는건가? 이 불경기에 먹고 살기도 바빠 죽겠는데 전문의제도에 대해 대안을 하나하나 만든 다음에야 비판을 할 수 있는건가? 만들어 온 대안이 마음에 안 드니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반대를 위한 반대인가? 그리고, 십여년의 세월동안 병원협회와의 카르텔을 깨고 수련기관지정기준을 강화해 수련의의 숫자를 줄여야한다는 치과계의 지속적인 요구 역시 반대만을 위한 반대라고 생각하는건가?

소수전문의제라는 큰 틀의 정책목표에 합의하는 것이 개개 치과의사의 의무라면, 그 정책목표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고 시행하는 것은 치협의 의무다. 그리고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이것저것 지적하는 것은 그 비싼 회비를 꼬박꼬박 내면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회원의 권리다.

“새로운 틀을 마련할 때가 됐다. 치과만의 특징적인 전문의 제도를 창출해야 한다.”
“가정치의학전문의를 신설해 새로운 경과조치를 창출하는 등 여러 방법이 나올 것.”
이는 마지막 공청회가 아니라 작년 4월 13일 첫 번째 전문의제 공청회에서 김세영 협회장의 발언에 들어 있던 내용이다. 몇 번의 공청회와 위원회가 열렸고, 그 와중에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들려왔지만, 치협은 한 치도 바뀌지 않았다.

지난 2003년 치과의사전문의제에 관한 규정을 만들 당시 너무 느슨한 수련병원 지정기준(구강외과 포함한 4개과)탓에 치과계의 호된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이에 좀 더 강화된 규정(구강외과, 치주과, 보존과를 필수과목으로 하는 5개과 이상, 구강외과, 교정과, 소아치과, 보철과 4개과는 2명 이상의 지도전속전문의)을 만들기로 치협과 복지부가 공식적으로 합의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마지막 시행위에서 치병협의 의견을 들은 후 구강외과를 포함하는 5개과 이상, 구강외과만 2명 이상의 전속지도전문의로 크게 후퇴한 규정이 발표되었다.

그 이후로 병원협회측이 부리는 몽니와 이들의 입장을 너무나 쉽게 이해하고 감싸주시는 치협과 복지부...10년전이나 지금이나 한 치도 바뀌지 않았다.

모 대학교 동창회에서 차기 협회장 선거에 나설 그 대학 유력 후보들을 대상으로 정책토론회를 열고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한다고 한다. 투표권을 가진 사람은 치협 현 대의원 54명과 차기 대의원 예상자(?) 14명, 동창회장 포함 특위 위원 23명, 총 85명이다.

현재 선거제도의 특성상 출마 의사가 있는 후보들이 모여 유력후보로 단일화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일 수도 있고, 당선 가능성이 높을 수는 있겠지만... 전문치의제 문제가 난항을 겪고 있고, 젊은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직선제에 대해 요구가 커지고 있는 요즘, 이런 단일화 토론회를 지금 시점에 하필이면 동창회에서 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좀 의문스럽다.

직선제를 한다고 해서 치과계가 얼마나 바뀌겠나하는 회의도 있지만...
오랫동안 기성세대와 기득권층으로 이루어진 논의구조와 지나친 유대감, 여기에서 유래된 치과의사 대중과의 소통의 부재...이러한 것들을 깨려면 직선제밖에 없지 않나 하는 생각들이 점점 짙어지는 요즘이다.

전양호(본지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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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2013-01-18 23:26:08
직선이라고 일이 제대로 될리 없다는 논리.
효율성을 찾으려면 간선제가 좋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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