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과 대안을 위한 건강정책학회(회장 김창엽 이하 학회)는 지난 3일 서울대학교 호암교수회관에서 춘계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한국 보건의료의 질: 시장과 불평등은 어떻게 작동하나’를 주제로 의료서비스의 시장화가 어떻게 건강불평등과 의료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가를 공유하고 의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먼저 울산대 이상일 교수가 의료의 질과 건강정책 간에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한국 보건의료의 질: 시장과 불평등은 어떻게 작동하나’를 주제로 진행된 학술대회 메인세션에서 서울대 김윤 교수가 ‘의료 질의 불평등과 질 향상 전략’에 대해 강연했으며,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이하 새사연) 이은경 연구원이 ‘시장과 경쟁, 그리고 의료의 질: 시장화로 인해 악화되는 의료 질 저하와 불평등 현황‘을 발표했다.
교육세션은 세가지 주제로 진행됐다. 인하대 황승식 교수가 건강정책연구를 위한 R소프트웨어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고, 서울대 유승현 교수가 CBPR(Participatory Research Program)의 원칙, 과정과 그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고려대 김승섭 교수가 차별경험, 불안정 노동 그리고 정신건강의 관계에 대해서 강연했다.
이어 기획강연으로 한국에서 의료인력과 질에 대해 간호사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무궁화홀에서 이어졌다.
서울대 조성현 교수가 ‘병원 간호사의 적정수준 확보가 의료의 질을 높이는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햇고, 을지대 김윤미 교수가 ‘한국 의료기관의 간호사 확보수준이 수술환자의 사망에 미치는 영향’을, 제주대 박형근 교수가 ‘간호인력 확보를 위한 정책의 실패와 한계, 그리고 과제’를 발표했다.
또한 수련관에서는 서울대 김창엽 교수가 ‘비판건강정책의 가능성과 과제‘를, 시민건강증진연구소 김명희 연구원이 ’비판적 실재론에 근거한 사회역학의 전망‘을 강연했고, 동백관에서는 지역사회의 여성건강실천의 가능성과 한계를 되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사회건강연구소 정진주 연구원은 ‘지역사회에서 여성건강네트웨크 형성과 전개’를 도봉구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했으며, 이화여대 김현주 교수는 ‘일하는 여성 건강증진 사업의 실제와과제‘를 금천구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했다. 또한 한국보건복지자원연구원 최경숙 연구원이 은평구 사례를 중심으로 ’지역운동과 돌봄 여성노동자 건강권‘을 발표했다.
건강과 대안은 동백홀에서 한국의료서비스의 젠더 및 성소수자 감수성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동아대 김유미 교수는 ‘의료의 질과 젠더 및 소수자 감수성’을 강연했으며, 건강과대안 윤정원 연구원은 ‘한국사회 여성의 생애주기별 의료현황과 필요’를 서울대 최은경 교수는 ‘성소수자 관점에서 본 한국의료의 문제점’을 강연했다.
또한 국제보건모임(KOSAG)는 수련관에서 의료서비스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가란 주제아래 강연을 진행했다.
한국국제보건학생연합회 김소현 회장은 ‘외국의 보건의료체계’를 미국과 쿠바의 사례를 중심으로 강연했으며, 노아시민병원준비모임이 ‘시민의 눈으로 본 의료체계현황진단과 그 해결책‘을 발표했다
특히 이날 강연 중 새사연 이은경 연구원의 ‘시장과 경쟁, 그리고 의료의 질: 시장화로 인해 악화되는 의료질 저하와 불평등 현황‘을 발표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의료시장은 가장 규제가 심한 시장이며 일부 나라들에서는 의료서비스의 대부분을 국가가 직접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보건의료영역에서 시장은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에서 유래 없는 시장의 지배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공공성도 훼손하려는 시도가 강력한 것이 특징이다. 한국 의료는 시장이 지배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며, 단순히 의료민영화 정책을 막는 것을 넘어 시장화된 의료시스템 자체를 개혁하는 과제로 전환돼야 한다.
이 연구원은 이러한 의료시스템 개혁을 위한 방안 마련을 위해 ▲의료 시장화가 갖는 원론적 문제점 ▲한국사회 의료의 시장화 수준 ▲한국 의료 시장화가 갖는 문제점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