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원협회(회장 김윤수 이하 병협)는 지난 29일 지역사회 중심 역할을 하는 병원을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해 대형병원 및 수도권 환자 집중 현상을 완화하자는 취지의 정부건의안을 제안했다.
병협은 지역거점 지정병원에게 의료인력, 서비스 질 관리, 의료인 인건비, 응급의료 등을 지원함으로써 지역 주민에 대한 만성질환 관리 컨트롤 타워 역할은 물론, 지역 내 의원급 의료기관간 진료협력체계를 구축시켜야 한다는 계획이다.
병협이 지역거점병원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대한중소병원협의회 및 한국의료재단연합회와 공동으로 제출한 정부건의안에 따르면 지역·인구수 및 연령대별 구성비·의료기관 접근성 등을 고려해 지역거점병원을 지정할 것을 제시하고 있다.
지정기준은 ▲일정 비율 이상의 의료급여환자 진료 유지 ▲개방병원 운영 ▲지역응급의료센터 수준의 응급의료 제공 ▲지역 내 의료종사자 자질 향상 위한 교육 수행 등을 제시했다.
병협이 지역거점병원의 확대를 주장한 이유는 500병상 미만 중소병원이 전체 병원의 약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소수의 대형병원들이 환자를 독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지역단위에서 1차 입원진료 수요와 1, 2차적 외래진료 수요가 해결돼야 하지만, 이 같은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된 상태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특정지역 주민이 해당 지역 내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지역친화도의 경우, 인구 30만 명 이상인 지역에서 약 절반이 타 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5만 5천명 미만인 군 지역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군 지역의 경우 지역주민 17%만이 해당지역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협 관계자는 “지역 내 거점 역할을 수행하는 병원들은 의료전달체계상 허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지역거점병원이 지역사회에서 적합한 의료수요를 담당하고 해결해야만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병원도 그 기능과 역할을 분명히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병협은 지역거점병원의 경우 대학병원에 비해 낮은 중증도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실을 반영한 간호등급 기준 완화와 간호사를 비롯한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등 팀 간호체계의 제도화 및 보상체계 마련이 필요하다고 아울러 건의했다.
병협 관계자는 "실제 지역 내 거점병원 역할을 하는 병원들의 경우 대부분 기준 간호등급 이하인 상태"라며 "향후 지역거점병원으로 지정돼 운영된다면 대학병원에 비해 낮은 중증도의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실을 반영해 간호등급 기준이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