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취재 ‘의도적 원천봉쇄’ 굳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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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취재 ‘의도적 원천봉쇄’ 굳이 왜?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3.12.06 14:58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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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사람 위에 법이 있다’는 착각이 낳은 자충수

 

어제 아침 전국 치과교정과 동문연합회(회장 차경석)가 주최한 치과의사전문의제도 개선방안 관련 공청회에 취재를 갔다 황당한 일을 겪었다. 행사장 출입을 원천봉쇄당한 것이다.

해당 단체 회장이 기자를 보고 “당신 건치잖아” 하더니 행사장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다른 관계자가 기자 앞을 막아선다. 자연스레 행사장으로 향하던 타 언론사 기자들이 황당한 듯 쳐다보다 자리를 피해버린다.

기자가 접수대에서 집어든 행사진행 프로그램 선전물도 뺏어버린다. 공개하기 힘든 내부내용이 있어 줄 수 없고, 출입도 안된단다. 얼핏 선전물을 보니 개회식과 몇 개의 발표 후 공식 기자회견 시간이 마련돼 있다.

왜 다른 기자들은 들어가는데 나만 안되냐고 물으니 “초청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란다. 무슨 뜻인지 알겠고 그럼 잠깐 들어가서 사진만 찍고 나오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안된단다.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치과전문의제 개선 문제와 관련 전면개방에 비판적 논조를 견지하고 있는 언론사 기자이기에 호의적인 기사를 써줄리 만무하다는 우려에 취재를 꺼리는 심정 이해는 간다. 공식 기자회견에 초청을 안한 것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행사장 출입조차 원천봉쇄하며 취재를 막았어야 했을까?

▲ 행사장 입구 전경
기자가 해당 단체에 악의적 기사를 써댔다면, 한번 더 이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되짚어보자. 건치신문이 전문과목을 표방하며 일선 개원가에서 실질적인 전문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임의수련자들에게 악의적인 비판을 가한 적이 있는가?

링크된 주소(http://www.gunch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4968)는 작년 교정·구강외과·소아치과 개원의협의회 3개 단체의 성명서 발표 기사다. 참고하면 좋을 듯싶다.

본지는 치과의료전달체계 확립과 합리적 치과전문의제를 위해서는 소수정예가 돼야 하고, 2014년부터 전문과목 표방으로 피해를 입게 된 임의수련자들을 위해 ‘제한적 경과조치’가 필요하다는 논조를 견지해 왔다.

또한 입막음용 협박성 소송을 남발하는 모네트워크치과처럼 대립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방식이 아닌, 한발씩 양보를 통해 치과계 내부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풀어야 하고, 그게 가능하다는 게 기자의 개인적 생각이다.

해당 단체는 ‘2014년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하고 반려되면 그것을 이유로 헌법소원을 청구하겠단다. 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형식에 불과하고 이미 소장은 청구해 놓은 상태라 한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이미 넘어버린 것이다.

법적소송이 치과계 내부에서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훨씬 쉬울 순 있다. 그러나 70%가 넘는 동료 치과의사들을 배척하고 따낸 법적 승리가 그들에게 원하는 걸 가져다 줄 수 있을까?

‘경과조치 시행’이란 선물을 받을 순 있을 게다. 그러나 법원이 경과조치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해야 할지까지 정해주진 않는다.

한의계는 교수들과 일부 임의수련자들에게만 경과조치를 시행했다. 또한 1998년 헌법소원 제기 당사자들은 개원하고 있는 임의수련자들이 아닌 교수들이었고, 법원은 모든 임의수련자들에게 경과조치를 시행하라고 한 적은 없다.

교수들한테만 줄 것인지, 제대로 된 수련을 마친 자까지 줄 것인지, 일정기간 이상 전문의 역할 수행 경력자에게만 줄 것인지, 아님 모든 임의수련자에게 다 줄 것인지…. 어떤 방법을 선택하든 동의를 해줄지 여부는 결국 배척당한 동료 치과의사들의 ‘몫’이다.

소송으로까지 가길 바라지 않았던 대다수의 동료 치과의사들이, 승소장을 들고온 그들에게 어떤 대답을 해줄지 참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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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행사는 비공개 2013-12-08 23:13:28
당일 행사는 비공개 행사로 알고 있고, 기자회견도 미리 이메일로 초청한 일간지와 전문지의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맞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직후에 계획된 집회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당일날 관계자분이 별도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거라고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린 걸로 알고 있는데요? 기자수첩을 메인으로 올리고 담당자들의 사진까지 올려 명예훼손하는 의도가 의심스럽네요.

행사명칭을... 2013-12-09 11:24:37
공청회는 어떤 일을 결정할 때 공개적으로 의견을 듣는 자리입니다.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초청해서 하실거면 행사 명칭을 초청회로 바꾸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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