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탑 반대 밀양 주민, 87%가 고 위험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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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탑 반대 밀양 주민, 87%가 고 위험 우울증
  • 이두찬 기자
  • 승인 2014.01.10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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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협, 송전탑 예정지 주민 실태 조사 “밀양 공사강행 100일..주민들이 아프다”… 송전탑반대 2차 희망버스 오는 25일 출발

 

밀양 송전탑 건설 공사 반대 투쟁에 나선 밀양 주민들의 87%가 우울증 고위험군에 해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0%정도는 자살 충동마저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이하 인의협)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송전탑 경과지인 밀양시 단장면, 산외면, 상동면, 부북면 등 4개 면의 주민 371명을 대상으로 정신 등 건강권 침해 실태를 조사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결과 우울증 고위험군이 87.3%, 불안증상 고위험군이 81.9%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6월 조사 결과에서 나온 40.5%, 48.1%보다 2배 이상 상승한 결과다.

또한 주민 56.2%는 ‘앞날이 매우 절망적’이라고 답했고, ‘기회만 있으면 자살하겠다’며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주민도 10.75%나 되는 것으로 드러나 한전 측의 무리한 공사 강행이 주민들의 정신건강에 크나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 가운데 77%는 정신적·신체적으로 공포감을 느끼고 있으며, 63.4%는 한전과 시공사 직원 등의 욕설에 수치심을 느낀다고 답했다.

주민들이 심하게 겪는 우울 증상은 ‘나는 모든 것이 다 불만스럽고 짜증난다’(59.0%), ‘나는 너무나도 슬프고 불행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다’(57.7%), ‘나는 앞날이 아주 절망적이고 나아질 가망이 없다고 느낀다’(56.2%) 등이었다. 불안 증상의 경우 ‘편안하게 쉴 수가 없다’는 감정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57.4%, ‘매우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을 느낀다’는 감정을 심하게 느끼는 이들의 비율이 53.0%에 이르렀다.

인의협 관계자는 "지난해 6월 주민들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보다 우울·불안 증상 유병률이 2배 이상 치솟았다"며 "주민들이 송전탑 공사로 인한 스트레스, 공사 때문에 쉴 새 없이 날아다니는 헬기가 내는 소음 등으로 인해 심각한 정신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당장 헬기 운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집단으로 재정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밀양의 송전탑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2차 희망버스가 오는 25일 전국에서 밀양으로 출발한다.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는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갖고 `밀양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고 정부와 한전은 고 유한숙 어르신께 사죄하라`라는 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번 2차 희망버스 행사는 고 유한숙 씨 49재(1월 23일)에 맞춰 열린다.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는 "묵묵부답인 정부와 한전에 맞서 다시 새로운 싸움을 준비한다"며 "1차 희망버스에서 확인한 희망의 고리를 다시 연결하고 그보다 더 큰 희망을 세울 것이다"고 밝혔다

또한 대책위는 "끝내 멈추지 않는 죽음의 밀양 송전탑 공사를 2차 밀양 희망버스를 통해 멈추게 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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