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 95.7% 재개원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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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 95.7% 재개원 희망
  • 이두찬 기자
  • 승인 2014.03.0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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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실태조사 결과 강제퇴원환자 대부분 건강상태 갈수록 ‘악화’…보건노조 “진주의료원 서부청사 활용은 선거용" 절대 용납 못해

 

“빨리 재개원 시켜 달라. 의료원에서 떳떳하고 당당하게 치료받고 싶다”

1년 전 진주의료원에서 강제퇴원당한 환자들 대부분은 악화되고 있고, 퇴원 후 경상남도가 약속했던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환자들은 여전히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희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노조)은 3일 진주의료원에서 강제 퇴원한 환자들의 건강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진주의료원 강제퇴원환자 3차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건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15일까지 진주의료원에서 강제 퇴원한 환자 및 가족 3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실태조사에 참가한 30명의 환자들 치료형태는 현재 ▲입원치료(23명) ▲통원치료(1명) ▲집에서 요양·치료(4명) ▲사망(2명) 이었으며, 2명의 사망자는 요로감염으로 입원했던 69세 여성과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로 입원했던 68세 남성이다.

집에서 치료중인 환자 1명은 진주의료원에서 받은 처방 그대로 동네의원에서 당뇨약을 처방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건강이 양호하거나 좋아졌다고 대답한 환자는 3명뿐이었고, 나머지는 건강상태가 더 악화되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허리 협착이 심하다 ▲췌장염이 재발됐다 ▲거동이 안 되고 상태가 더 악화됐다 ▲치료가 제대로 안된다 ▲의사소통과 거동이 안 좋다 ▲전원 후 요로감염으로 세 번이나 경상대병원 갔다 왔다 ▲의료원 있을 때보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다 ▲며칠 전 간성혼수로 한일병원에 2주가량 입원했다 ▲처음보다 안 좋아졌고 특히 허리가 안좋아졌다 ▲다리가 불편하다 ▲마지막 의료원에서 나올때 열심히 물리치료를 받아 걷기 시작했는데 전원후 제대로 물리치료가 안되어 아직 걷지 못한다 ▲완전한 치료를 받지 못해 6개월간 증상이 지속되었다 ▲상태 안 좋아 오늘 내일한다 라고 답변했다.

 

"재개원 되면 1등으로 가겠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후 경상남도의 지원을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 지원이 있었다고 답변한 사람은 한 사람밖에 없었다.

한 환자는 "전원(병원 옮김) 전에는 수시로 전화가 왔으나 전원 후에는 연락조차 오지 않았다”고 답했으며, 어떤 환자는 "지난 6개월간 거리가 먼 곳으로 통원치료 받으러 다니느라 교통비가 300만원이 넘었지만 한 푼도 지원받지 못했다"고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바라느냐는 질문에는 집에서 요양하고 있는 환자 1명만 “진주의료원 재개원시 입원문제는 내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가족과 의논해야 한다”고 대답했을 뿐 나머지 97.5%의 환자와 보호자 모두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희망했다.

응답자들은 ▲재개원하면 다시 이용하겠다 ▲빨리 재개원해 진주의료원에 가고 싶다 ▲"환자 강제 퇴원"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냐? 돈 없고 힘없는 사람은 죽으라는 소리 아니냐? ▲빨리 재개원 시켜달라. 의료원에서 떳떳하게 당당하게 치료받고 싶다 ▲재개원되면 1등으로 가겠다 ▲없는 사람들을 위해 진주의료원은 꼭 재개원이 되어야 한다 ▲재개원될 때까지는 살아있어야 할건데… ▲ 재개원되면 그렇게 좋은 데를 우리만 갈 수 있나? 여기있는 환자들 다 같이 데리고 가겠다 등의 답변을 했다.

또한 대부분의 환자와 보호자들은 현재 입원해 있는 병원과 진주의료원을 비교하면서, 여러 가지 불편과 어려움이 있음을 호소했다.

이들은 ▲진주의료원은 내 집 같았다 ▲의료원에서는 약을 필요할 때만 쓰고 상황에 따라서 해줬는데 여기는 환자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약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 보호자가 알아서 준다 ▲생활권은 진주인데 환자 때문에 사천에 있어야 해서 한번 다니기가 멀고 불편하다 ▲보호자가 왔다 갔다 하기에 너무 힘들고 경제적으로도 힘들다 ▲진주의료원은 장기 환자들이나 오랜 병원 생활을 해야 하는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주었던 병원이었던 것 같다 ▲병원비와 시설 측면에서 진주의료원보다 비싸다 ▲치료하는게 별로 없다 등의 답변을 했다.

또한 이들은  ▲나는 장애인이라 진주의료원 같은 공공병원은 나 같은 사람에게 꼭 필요하다. 물리치료 중심으로 치료를 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여기는 작은 병원이라 진주의료원과 있을 때랑 비교할 수가 없다 ▲만족해서 있다기보다는 갈 데가 마땅찮아 여기에 있다 ▲진주의료원에서 치료받던 시절이 그립다. 모든 시설이나 장비 같은 게 의료원보다 훨씬 떨어진다 ▲여기서는 간단한 폐렴치료도 안되어 경상대병원까지 가야 하니 환자도 보호자도 너무 힘들다. 여기는 진주의료원과 모든 면에서 비교도 할 수 없다. 그렇게 좋게 지어놓고 얼마 되지도 않아 문을 닫는다는 건 너무 심하다 ▲보호자가 왔다 갔다 하기 너무 불편하다. 진주의료원에 있을 때가 제일 좋았다. 차를 타고 진주의료원을 지나가면 눈물이 난다 ▲진주의료원은 깨끗하고 프로그램이 좋았다 ▲응급상황시 어떻게 해야 할지 너무 불안하다 등의 답변을 통해 진주의료원 재개원의 이유를 설명했다.

 

재개원 약속하는 도지사 찍을 것

또한 이런 불편한 상황에서도 환자와 보호자들은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대한 희망의 끊을 놓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차 실태조사와 2차 실태조사 때와는 달리 확연하게 표정도 밝고, 진주의료원 재개원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노조는 전했다.

응답자들은 ▲지방선거에 꼭 투표하러 같이 가서 진주의료원 문 열어 준다고 하는 사람을 찍자. 진주의료원에 가고 싶다 ▲보호자 오면 같이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홍준표 도시자는 지난달 27일 “진주의료원을 경남도청 서부청사로 리모델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미 복지부는 지난해 “국고가 투입된 진주의료원을 공공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다.

보건노조는 “홍 지사가 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겠다고 하는 것은 오로지 도지사 재선이라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며 “이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지역거점공공병원 활성화정책과 지방의료원 육성정책을 정면으로 역행하겠다는 처사”라고 규탄했다

또한 보건노조는 “서부청사가 필요하다면 다른 곳에 얼마든지 지을 수 있고, 다른 건물과 시설을 활용할 수 있다”며 “경남도민에게 최상의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막대한 국비와 도비를 투입해 지은 진주의료원은 경남도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자신의 재선을 위해 경남도민을 희생양으로 만들려는 홍 지사는 파렴치한 행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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