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지상주의 상징 ‘성형광고’ 대폭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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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지상주의 상징 ‘성형광고’ 대폭 축소
  • 이두찬 기자
  • 승인 2014.04.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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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학교 주변 버스정류장 ‘성형광고’금지…녹색당, 외모·문화적 성차별 불러올 ‘성형광고’ 금지 공약 발표

 

서울시가 시내 지하철 및 버스의 성형광고를 대폭 손질한다. 성형광고 비중을 줄이고, 성형 전후 비교 사진과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할 수 없도록 하며 학교 주변 버스정류장의 성형광고를 금지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지하철 1~8호선 역사 및 차량별 인쇄물 성형광고 비중을 20% 이내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5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하철 광고는 모두 7641건이며 이 중 3.1%(237건)가 성형광고로 전체 광고 중 성형광고의 비중이 그리 크지는 않다.

그러나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과 신사역 등 일부 역에 성형광고가 물려 있어 논란이 일고 있었다. 특히, 압구정역의 성형광고 비중은 45%이며, 신사역은 25%이다. 또 이 두 역과 지하철 2호선 신천·역삼·강남역 등 5개 역에서는 전동차 진입 시 차량 내부에서 음성 성형광고도 하고 있다. 호선별로는 강남지역을 통과하는 3호선에 전체 성형광고 중 73%(173건)가 집중돼 있고 뒤를 이어 7호선(27건), 5호선(13건), 4호선(11건) 순이다.

서울시는 성형광고 비중 제한과 함께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성형 전후 비교 사진 게재를 금지하고, ‘티나지 않게’ ‘닮지 마라’ ‘예뻐져라’ 등 성형을 부추기는 자극적인 문구도 사용할 수 없도록 지하철 공사와 광고 대행사에 통보하기로 했다. 또 음성광고의 경우 개그맨, 배우 등 연예인 목소리는 사용할 수 없게 할 방침이다.

서울시 천정욱 교통정책과장은 “최근 ‘지하철에 성형광고가 너무 많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고, 국민 정서상 좋지 않은 것 같아 이번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는 시내버스가 정류장에 진입할 때 버스 내부에서 하는 음성 성형광고도 규제할 계획이다. 시에 따르면 전체 시내버스 정류장 5715곳 중 현재 음성 성형광고를 하는 곳은 26곳이다. 음성 성형광고 건수는 전체 광고 건수의 3.6%, 전체 정류장의 0.6%를 차지한다. 또 전체 시내버스 7485대 중 70대(0.9%)의 버스 하차문(도어 슬라이딩)에 인쇄물 성형광고가 부착돼 있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시내버스의 성형광고 비중을 5% 이내로 유지하도록 광고 대행사와 협의해 시행 중이지만 앞으로 규제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초·중·고교 주변 버스정류장을 그린존(green-zone)으로 설정, 음성 성형광고를 금지하기로 했으며 현재 음량 제한이 70데시벨(㏈) 수준인 음성 성형광고는 버스조합과 협의를 거쳐 55㏈ 내외로 기준을 조정할 계획이다. 조합은 매달 광고 실태를 점검해야 하고, 조합의 광고 관리 역량이 강화될 때까지는 시가 직접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서울시 신종욱 버스정책과장은 “버스 성형광고 제한이 적자가 심각한 버스 재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어느 정도 자율성을 보장하는 등 적절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지방선거에 처음 후보를 낸 녹색당 역시 공공장소 성형·다이어트 과대광고 금지 조례가 포함된 성평등 정책을 발표했다.

녹색당은 공공장소 성형·다이어트 과대광고를 금지하는 조례는 외모·문화적 성차별 인식을 줄이기 위함이다. 검증되지 않은 성형·다이어트 허위 과장 광고에 대한 문제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에도 단속이 힘든 실정인 터라, 관련 조례를 제정해 과대광고를 규제할 수 있는 근거를 수립한다는 것이다.  

녹색당에 따르면 버스·지하철 등의 성형·다이어트 광고는 재작년 의료법 개정으로 내부 광고가 허용되며 급증하기 시작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 심의 현황'을 보면, 2011년 602건이던 성형외과 옥외광고는 지난해 3428건으로 5.6배 이상 늘었다.

녹색당은 “전동차 내 액자형 광고, 천장 걸이형 광고는 물론 열차 정보 안내 시스템 영상 광고까지 성형외과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은 ‘공해수준’이라며 ”외모 지상주의를 재생산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성형시술 왜곡, 과장 광고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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