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하고 근본적인 성찰 없이 세월호 영령들의 넋을 위로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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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고 근본적인 성찰 없이 세월호 영령들의 넋을 위로할 수 있는가!!!
  • 안재현
  • 승인 2014.06.24 14: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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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현 논설위원

 

2014년 4월16일 우리는 한동안 넋을 잃고 지내야했다. 수학여행을 가던 어린 학생들이 서서히 가라앉는 배 속에서 그냥 그렇게 죽어가는 것을 목격해야 했다.

뒤이어 나오는 사실들은 유가족의 슬픔을 함께 안고 같이 우는 고통의 공유를 넘어 분노로 바뀌었고 전세계가 경악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천진난만한 학생들은 세월호의 선장과 선원을 믿고, 해경을 믿고 구조되리라 낙관하면서 그대로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에 선장과 선원은 살기위해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몰래 탈출했다. 해경은 가라앉는 배를 쳐다만 보고 있었다고 한다. 더군다나 책임 장관은 일분일초가 아까울 시간에 현장 방문 자리에서 기념촬영을 했다고 한다.

이들에게 사람의 생명은 어떤 의미일까?

불법적으로 배를 개조하고 적재량을 초과한 화물을 실은 배가 수학여행을 가는 학생을 태우면서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사회라는 미명하에 대통령이 나서서 “돈만 되면 최고다”는 생각을 국민에게 심어주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 낡고 교체해야할 선박을 20년이 넘어도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심지어 선박의 안전을 관리해야 할 부서도 민관에 이관했다. 이러니 세월호를 비롯한 선주들이 승객의 안전보다는 돈을 더 존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요즘 세월호의 실질적인 주인이라는 유병언을 잡자고 혈안이 되어있다. 한국 역사상 최고의 현상금까지 붙혀놓고 연일 중요 기사로 도배하고 있다. 일차적 책임이 있고 마땅히 처벌 받아야 할 범죄자를 잡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유병언 만을 처벌하면 마치 “세월호의 참사”는 끝나는 것처럼 만들어가는 정부와 보수언론에 속아서는 안 될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사회에 근본적인 성찰과 새로운 시대를 만들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중세 기독교의 타락이 르네상스를 만들었듯이, 세월호 참사에서 밝혀진 일련의 사태가 돈 중심, 자본 중심의 세상에서 벗어나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지고 있다.

우리사회에 물들어 있는 물질만능의 사상, 자본 중심 주의가 우리 일상의 하나하나 까지 지배해 들어와서, 우리 사회의 정신과 가치를 망가뜨리고 있는 현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자각을 일깨우고 있다.

외국 언론에서는 만일 선진국에서 저런 어처구니없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면 대통령이 물러나야 할 정도라고 보도하지만 우리 사회는 끄떡없다. 오히려 정치가들 자본가들을 비롯한 지배세력들은 세월호 참사를 이쯤에서 덮으려 하고 있다. 드러난 치부를 감추고 다시 기득권을 유지하는 평온한 세상을 만들고 싶어 한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그렇게 될 것이다.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때문에 경제가 걱정된다고 하였고, 세월호 참사를 만든 근본적 책임이 있는 세력들은 다시 경제를, 돈을 들고 나와 세월호를 딛고 일어서자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사회는 아직 인간의 탐욕에 기초한 자본주의의 생산력에 탐닉을 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자본주의가 가진 악마적 속성을 제어할 사회적 힘이 미약하다. 선진국에서 가지고 있는 자본에 저항하는 사람 중심의 가치를 유지시키는 근본적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 엄청난 세월호 참사에도 다시 돈의 가치가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돈 중심, 자본 중심의 가치가 전 사회적으로 뿌리내리면서 “사람”의 가치를 없애고 인간성을 상실시키는 일들이 어찌 세월호 참사뿐이겠는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회라면 “세월호 참사”와 같은 엄청난 인간성 상실의 시대를 극복하기 위한 강력한 사회적 반성이 시작되어야 한다. 예술에서 철학에서 경제에서 인문학에서 지금 우리시대의 반성이 시작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창조가 시작되어야 한다.

이 시대 새로운 교황 프란체스코는 인간의 탐욕에 기초한 자본에 맞서는 사람 중심의 사회를 주장하시고 있다. 시대의 화두를 잘 말씀해 주셨다.

비록 자본주의가 생산력을 극대화 한다 하여도 그 악마적 본성 까지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세월호 참사는 돈이 전 사회를 지배하려는 세상의 근본적 변화와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 유럽의 시민사회가 자본의 악마적 본성을 제어하고 사람의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듯이 우리사회도 근본적 성찰을 통해 사람 중심의 세상이 존중받고 사회를 지배하는 이념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안재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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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홍 2014-06-26 16:10:26
정말 그렇게 됐으면 좋겠습니다....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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