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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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 나성식
  • 승인 2014.07.0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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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나성식 논설위원

 

은퇴......

즐거운 단어일 수도 있고, 손발을 묶인 참담한 기분일 수도 있다. 준비된, 계획적인 은퇴일 때는 일을 안 해도 된다는 해방감과 책임으로부터의 자유로움 그리고 인생을 즐기는 나만의 시간일 것이다. 그동안 하지 못한 취미생활, 가족과의 많은 시간, 여행, 봉사 등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이 있다.

이 복잡하고, 경쟁의 연속인 현실 속의 일원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고행이요, 전쟁이다. 치과의사로 이 시대를 산다는 것은 더더욱 녹록치 않다. 많은 치과의사들과의 만남에서 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화두로 삼는다. 누구도 드러내 놓기 싫어하는 수입 문제, 경영, 직원관리, 집안에서 일어나는 대소사에서치과의사로서 가족 역할. 노후문제, 환자와의 관계 등등을 풀어가다 보면 속빈 강정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몇 가지를 더 깊게 들어가 보면, 이제 자리 잡아 안정권에 진입한 듯한데 건물 주인이 나가란다.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다, 자존심은 강물에 버리고 협상(?)을 해보지만 어려움의 연속이다. 이제껏 살아온 인생이 후회스럽다, 무엇 때문에, 왜 이렇게 살아왔나, 인생의 패배자 같은 느낌이다. 그래도 다시 일어서서 어제 같은 오늘을 보낸다. 내 집이 없는 서러움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표현이 어렵다. 이런 상황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치과의사들만의 일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직업 중 하나가 우리 치과의사들이다. 어떻게 잡은 기회인데 이대로 주저앉을 수 있는가? 이 어려운 난관을 슬기롭게 넘어가는 길은 나만이 할 수 있다. 누구도 대신 할 수가 없다.

처음 치과대학 입학의 기쁨을 떠올려 보자. 왜 치과의사가 되려고 했는지? 다시 생각해보면 답을 찾는 길은 가깝게 있다. 나에게 맞는 치과를 나만의 평생 직장을 만들자. 환자가 많다고, 규모가 크다고, 직원이 많다고 유니트 체어가 많아서, 수입이 올라서 다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내 몸과 마음이 편한 직원들의 존경을 받는 나를 만들어 가보자.

물론 어려운 일이다. 환자들에게서 듣는 가장 기분 좋은 말은 ‘저 보다 오래 사세요’이다. 언제까지 치과의사로 일할 수 있을까? 치과의사의 은퇴 시기는 환자가 오지 않는 바로 그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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