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건강 불평등 해소! 상업화 대응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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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건강 불평등 해소! 상업화 대응이 관건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4.11.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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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 2014 종합학술대회 성료…국제심포지엄서 구강건강 불평등 해소 정책·전략 집중 조명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회장 조영식 이하 학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이틀간 용평리조트 내 그린피아콘도에서 2014 종합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구강건강 정책’을 대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는 회원 28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강릉원주대 치과대학 예방치과학교실 주관으로 치러졌으며, 국제심포지움과 세부분과학회 세미나, 구연 및 포스터 발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 조영식 학회장과 마득상 조직위원장
첫날인 31일에는 예방치과 전공의 증례발표와 포스터 발표 및 경쟁부문 심사, 개회식, 만찬이 진행됐으며, 이번 대회의 메인행사인 국제심포지움이 열렸다.

개회식에서 학회 조영식 회장은 “치과의료 환경의 변화는 우리 학회에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주고 있다”면서 “특히 임플란트 이후 시대의 치과의료에 대한 모색 등 예방치과학 영역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회장은 “예방과 건강증진, 건강형평성은 우리 학회의 핵심 가치이고, 이번 대회에서는 세계화의 그늘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불평등 해소를 위한 구강건강 정책을 모색하는 자리”라며 “전문직 윤리와 학회의 창립 정신을 되새기는 소중한 토론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인 강릉원주 치대 마득상 교수는 “IMF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심화가 구강건강 및 치과의료 영역에서 발현되는 것을 경험적으로 인식한 연구자들의 관련 연구들이 활성화되고 있다”면서 “덕분에 이번 대회의 주제를 구강건강 불평등 해소로 잡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마 위원장은 “그간 보고됐던 우리나라 구강건강 불평등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시사점을 도출하고, 세계보건기구 등에서 제시하는 불평등 완화 전략과 정책을 토대로 우리 현실에 적합한 정책 개발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구강건강 불평등 ‘검증된 데이터’ 제시

메인 행사인 국제심포지움에서는 뉴질랜드와 일본, 한국의 구강건강 불평등 해소를 위한 연구 성과들을 공유하는 시간으로 채워졌는데, 특히, 뉴질랜드와 일본의 사례는 우리나라에 커다란 시사점을 던져줬다.

먼저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머레이 톰슨(Murray Thomson) 교수는 뉴질랜드 듀네딘(Dunedin)지역에서 1972년 4월에서 1973년 3월 사이에 태어난 1,037명에 대한 32년에 걸친 코호트연구를 토대로 청소년기와 청년기 등 생애과정을 거치면서 뚜렷이 드러난 뉴질랜드의 구강건강 불평등 문제를 소개했다.

▲ 뉴질랜드 머레이 톰슨 교수
특히, 톰슨 교수는 어린시절 부모의 사회경제적 위치와 성인이 된 후 본인의 사회경제적 위치의 변화에 따른 구강건강 불평등 문제를 조망함으로써 구강건강 불평등 문제를 생애과정 접근을 통해 바라봐야 할 필요성을 역설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1990년대 초반 신자유주의 정부 시기의 보건복지 정책 위축이 불평등을 심화시켰을 개연성에 대한 분석과 32년에 걸친 코호트의 유지율이 96%라는 놀라운 수치는 참석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일본 토호쿠 대학의 준 아이다(Jun Aida) 교수는 어린이의 치아우식증, 성인의 치주질환, 노인의 치아 수 등의 지표를 토대로 일본의 구강건강 불평등 문제를 소개하며, 불평등 발생 양상이 양극화라기보다는 계단식의 사회적 기울기 형태로 나타나는 점에 대해 주목한다고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아이다 교수는 일본 3세 어린이의 치아우식증 불평등 분석을 통해 ‘부모의 교육 수준’이 주된 원인이었음을 제시하며 사회적 결정 요인에 대한 개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가난과 같은 물질요인에 의한 설명, 비만(또는 흡연) 친구가 많으면 비만(또는 흡연) 비율이 높다는 문화 행동요인에 의한 설명, 직업 스트레스와 같은 사회심리적 요인에 의한 설명, 생애과정에 의한 설명 등 구강건강 불평등의 발생 메커니즘을 소개했다.

아이다 교수는 “일본의 2주기 장기건강 목표(2013-2022)에 건강불평등 완화가 첫 번째 목표로 제시되는 등 불평등에 관한 일본의 관심이 매우 높다”면서 “그러나 대표적인 구강건강 불평등 정책인 수불사업과 흡연구역 설정을 위한 법률 제정 등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아이다 교수는 2003년에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것이 학교 불소용액양치사업의 본격화에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이어 세 번째 연자로 나선 강릉원주대 정세환 교수는 ‘한국의 구강건강 불평등 현황’을 소개했는데, “IMF 외환위기와 한미 FTA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불거진 의료민영화의 문제는 우리나라 구강보건의료 체계의 미국식 변화를 강력히 추동하고 있어 향후 더 큰 불평등을 야기할 위험 요인”이라고 역설했다.

정 교수는 “정부의 의료민영화 추진으로 대두된 구강보건의료 체계의 변화 이슈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세계보건기구가 주창한 일차 보건의료를 접목시켜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더불어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학생 치과주치의 사업과 서울 강동구의 만성질환 예방사업과 연계한 구강보건 프로그램의 성과가 향후 바람직한 구강보건의료 체계를 모색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학계와 개원가 ‘접목 시도’ 활발

 
이튿날인 1일에는 세부분과학회 세미나가 열렸는데, 구강보건교육학회와 예방치과연구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세미나는 개원가에서 활용 가능한 예방진료의 A to Z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으며, 많은 개원 치과의사가 참여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았다.

조선 치전원 이병진 교수가 ‘환자와 치과를 위한 새로운 치주관리법’을, 한양여대 치위생과 황윤숙 교수가 ‘치주건강관리를 위한 진료실 교육시스템’을, 일본 타이오대학 치위생과 타카시 마츄쿠보 교수가 ‘Usefulness of Q-ray view in Dental Hygine Practice'를 소개했다.

또한 연세 치대 김백일 교수가 ‘우식위험도 평가에 근거한 한국형 치아우식증 관리모델’을, 베스트덴치과 윤홍철 원장이 ‘조기진단, 초기치료, 적극적 관리와 임상 적용’을 소개했다.

(사)한국산업구강보건원과 지역구강보건연구회의 공동 세미나에서는 가천대 치위생학과 한경순 교수가 ‘치과종사자의 근골격계 질환 등 직업병 실태 및 관련요인’을, 서울 치전원 한동헌 교수가 ‘치과진료실 내 수은 오염도 및 치과종사자 체내수은 농도’를, 관동대 의학과 박웅섭 교수가 ‘통합건강증진사업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연세대 치위생학과 김남희 교수가 ‘통합적 구강보건사업의 개발’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밖에 이번 대회에서는 포스터 경쟁부문 88개 발표가 진행됐으며, 폐막식과 함께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부산 치대 김한나 선생이 HEPPA 장학금을, 연세 치대 정회인 선생이 범어신인학술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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