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은 전염병도 피해간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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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은 전염병도 피해간답니까?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6.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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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연합, 병원 비정규직 노동자의 메르스 감염…"인건비 절감 위한 비정규직 확대에 대한 근본적 대책 마련돼야"

 

지난 15일 삼성서울병원(이하 삼성병원)에서 환자이송 업무를 하던 노동자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이 이송원은 아예 삼성병원측의 관리대상에서 제외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삼성병원 측은 "확진 판정을 받은 이송원이 정규직이 아닌 파견근무 비정규 노동자이기 때문에 관리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해명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은 논평을 내고 병원내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보건연합은 "이번 병원내 비정규직 노동자의 메르스 감염에서 드러난 병원 업무의 외주화 그리고 하청의 문제는 환자안전 문제를 병원인력의 노동권에서 바라보게 하는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병원내 비정규직 확산의 원인은 한국 병원들의 무한경쟁으로 인한 대형화, 의료기기에 대한 과잉 투자 등 지나친 상업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보건연합은 "과잉설비 투자를 인건비 절감으로 해결하려는 병원의 상업화로 병원내 업무들이 거의 외주화 됐다"며 "청소, 급식, 시설 관리 등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70%는 비정규직이며, 병동업무·진료보조 업무의 50%도 비정규직이 담당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메르스 사태 등 감염관리에서 중요한 것은 의료인력에 대한 주기적 교육, 훈련과 이를 통해 누구든 감염이 의심되면 관리체계에 보고해 후속조치를 받는 것"이라며 "그런데 비정규직들은 이러한 교육과 훈련에서 배제되고, 제대로된 보호 장비도 지급받지 못하는 등 그야말로 감염현장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제는 이렇게 감염관리와 보호에서 배제된 비정규직들은 전체 병원인력에 최소 20%가 넘는 다는 것이다.

보건연합은 "심지어 민간의료기관의 경우 비정규직은 아예 자체 인력으로도 집계가 되지 않아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현황파악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 역시도 이에 대한 아무런 관리대책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난했다.

특히 "숙련된 노동과 안전이 최우선인 병원 업무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계속 외주화, 비정규직화로 이어질 경우 메르스 사태와 같은 병원 내 감염을 제대로 막을 수 없다"며 "이에 대한 보다 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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