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렙] 2-① 고무줄몸의 흑역사와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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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프렙] 2-① 고무줄몸의 흑역사와 현재
  • 관리자
  • 승인 2015.07.03 15:5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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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체중계에 뜨는 숫자가 절대 다가 아님을 알고 있지만, 내 다이어트 10년사를 큰 숫자로 나누자면 이 정도다. 흔히 '고무줄 몸'이라고 하는데, 그게 나다. 

우리집 식구들은 대식가다. 삼계탕을 먹을 땐 ‘1인 1닭’이 기본이었고, 엄마는 빨래 삶는 냄비에 닭을 삶았다. 학창시절, 도시락을 싸서 다닐 때는 반찬통에 햄이나 고기 반찬이 빠지는 날이 없었고, 보온도시락으로는 반찬통이 모자라 겨울엔 도시락을 두 개씩 들고 다녔다. 수험생 시절에는 눈 뜨고 있는 시간이 길다보니 하루 다섯끼를 먹었다. 아침식사, 2교시 마치고 간식, 점심급식, 저녁식사, 하교 후 야식까지. 그 때는 살을 빼고 싶단 압박도 우울감도 없었다. 적어도 먹고 사는데 있어서는 아무런 고민이 없던 호시절을 20년 보내고 나니 나는 72kg였다. 그때는 뭐 다 그런 줄 알았다.

▲ 6살 때부터 먹던 흔한 간식(군만두 한봉지와 우유를 혼자서 다 먹었다)
아, 내 몸무게가 정점을 찍는 사이 나는 3년 6개월 동안이나 교정치료를 받았었다. 만원버스를 타고 1시간이나 가야 있는 치과를 1~2주에 한 번씩 다녔는데, 원장선생님이 나는 집도 멀고 통증이 심해 밥을 잘 못 먹을 테니 살이 많이 빠질 거라고 했지만 그 사이 내가 정점을 찍은 것이다. 치과에 다녀온 후 하루, 이틀은 자다가도 일어나서 이가 아프다고 울고, 음식도 잘 못 씹었지만 끼니때마다 식탁 옆에서 가위를 들고 반찬을 잘게 잘라주는 엄마 덕분에 원장선생님의 예언은 거꾸로 적중했다. (진짜 나는 엄마한테 잘 해야 된다.)

 

같은 무게 다른 몸 ‘실연과 시련의 사이’

 

그런데 그런 엄마가 내가 수시에 합격하고 교정기를 풀고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을 때쯤 먹던 내 밥그릇을 빼앗아갔다. 나한테 왜 이러냐고 대성통곡을 했던 그날부터 내 다이어트의 역사가 시작됐다. 허*라이프, 한약다이어트, 원푸드다이어트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운동은 동네 헬스장과 수영장을 전전하는 것은 기본이고 최근까지 요가, 필라테스, 벨리댄스, 방송댄스, 스피닝까지 안 해 본 것이 없지만 한 번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저질체력인 탓이 컸다. 기초대사량이 1100대(표준치 1208~)였으니 50분의 운동프로그램을 잘 따라가지 못했다. 운동신경 역시 바닥이라, 학교에서 체력장을 할 때면 나는 윗몸일으키기 0개 하는 전교 3명 안에 들었다. 그 외 턱걸이도 0초, 100m는 28초, 멀리뛰기는 매번 체육선생님이 흙판을 열심히 닦아놓은 곳까지 가보지도 못하고 엎어졌다. 점수를 매길 것도 없던 학생, 그게 또 나다.

그런 내가 50kg 초반대의 몸무게를 가져본 적이 있었으니, 그게 바로 실연을 겪었을 때와 지금이다. 전자는 지금 생각해도 정말 희한한 경험이었다. 날마다 친구들과 맛집을 쏘다니며 술을 퍼먹어도 몸과 마음이 말라갔다. 전자가 실연의 기적이었다면, 후자는 그야말로 시련의 연속이었다고 하겠다. 나의 바디프렙 닉네임이 ‘꽃꽂이’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근 100일 동안 나는 미친X처럼 살았다. 

 

 

“100살까지 살 건데, 딱 100일만 미친 듯이…” 

 

퍼스널트레이닝 30회+헬스장 1년 회원권 등록/ 하루 3시간 주 4회 이상 헬스장에서 비비기/ 주말 등산/ 단백질 도시락 싸다니기

처음 50일 정도는 정말로 재밌었다. 주마다 체지방이 1~2키로씩 쭉쭉 빠지더니, 어느덧 시작점인 61kg에서 54kg까지 순식간에 뚝 떨어졌다. 그사이 근력은 1.3kg이 늘었고, 체지방은 8kg이 빠졌다. 그리고 D-DAY. 바디프로필 촬영 날짜가 다가오면서 정체기를 넘어 막판스퍼트를 낸 결과, 지난 달 30일 촬영 날에는 꿈에 그리던 체중 50.8kg에 체지방 10%(19.6%)대를 찍었다. 최종 결과는 체중 10.2kg 감량, 체지방 11.7kg 감량, 근력 2kg 증가였다. 실연의 52kg과는 숫자만 같을 뿐, 뼛속까지 다른 결과물이다.

이번 다이어트도 늘 그랬듯이 습관처럼 시작됐다. 이렇게 연재를 시작할 줄은 몰랐고, 그래서 흔히 찍어둔 before 사진도 없다. 바디프렙 연재 제의와 사진촬영 D-DAY가 마지막까지 큰 동력이 됐던 것은 분명하다. 내가 이번 연재를 시작하면서 구구절절 과거사를 털어 놓은 이유는 딱 하나. 체력장 전교 공동꼴지 3인에 빛나던 저질체력 상위 1%인 나의 바디프렙 성공기가 모두에게 누구든지 할 수 있다는 식상한 메시지를 전해줄 수 있길 바란다.

나는 사실 아직 ‘성공기’라 말하기도 한참 이르고, 여전히 유지 및 근력 향상에 남다른 깡다구를 써야할 반쪽짜리 성공 상태다. 앞으로 연재기간동안 함께 완성해나갈 독자들이 늘어가기를 바라며, ▲맛있는 식이요법 ▲직장인 간편 도시락 ▲저질체력의 운동방식 ▲다이어트 중 술자리 즐기기 등의 노하우를 공개한다. 다이어트에 따라붙는 금기사항을 최소한으로 완화한 정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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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술자리 2015-07-11 09:24:58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어트중 술자리 다이

1인1케익~ㅋ 2015-07-09 16:42:58
듣던중 독특한 가풍입니다.
응답하라의 이일화 잡채가 떠오르네요^^
운동도 대단하지만 그 식습관을 극복한게 더 대단합니다~

기대됩니다! 2015-07-07 10:57:02
기사를 보니 저도 도전해보고 싶어지네요~~ 특히 저질체력의 운동방식 기대됩니다!

멋져요~ 2015-07-07 10:53:54
탄탄한 몸매, 정말 멋집니다. 노력에 박수를!!!!

19금? 2015-07-04 12:29:13
사진 넘 멋집니다. 자신감 넘치고 보기 좋습니다.
야하다는 느낌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더 드네요.
휘~익~
휘파람 한방 날려드립니다.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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