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건치의 저력 또 한 번 보여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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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건치의 저력 또 한 번 보여주길”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8.2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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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건치 광주‧전남 지부 기획 ②] 광전건치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전 민주주의민족통일광주전남연합 장화동 집행위원장

 

본지는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광주·전남지부(이하 광전건치) 기획 시리즈 2편으로 광전건치에 대한 외부의 시선 편을 준비했다.

광전건치 회원들의 추천을 받은 민주주의민족통일 광주·전남연합(이하 광전연합)에서 오랫동안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해 오면서, 광전건치와 20년 가까이 연을 이어온 장화동 선생을 모시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화동 선생은 광전연합외에도 광주전남 민중연대 집행위원장, 6.15공동위원회 광주전남본부 집행위원장, 광주시민센터공동대표, 정의당 광주광역시당 공동위원장, 현 들불사업회 이사를 지낸 인물로 광전건치를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특히 10여년간 광전건치 총회에도 자진출석(!)하는 등 광전건치에 대한 남다른 애정 또한 갖고 있다.

이날 장화동 선생은 인터뷰를 통해 지난 20년 간 광전건치의 활동을 지켜봐 온 광주지역 활동가로서, 또 동지로, 지지자로서의 애정과 ‘의사님들~’에게 그간 아쉬웠던 점, 광전건치의 앞날에 대한 기대감을 솔직하게 밝혔다.

참고로 광전연합은 전국노동조합협의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도시빈민협의회, 전국청년단체대표자협의회,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와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이 1991년 12월 결성한 연합이다.

조국의 자주, 민주, 통일, 민중 해방을 주장하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민족민주, 민중 단체들이 망라돼 있으며 한국 재야운동의 정치적 대표체를 자임하며 국가 보안법 철폐, 주한미군 철수, 연방제통일을 주장해 왔다. 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은 2008년 2월 한국진보연대라는 좌파 연합체로 발전적 해소됐다.

광전건치는 광전연합에 소속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광주전남지부(이하 광전건약)와 함께 직역단체로서 농민 건강상담, 의약품 지원 등의 활동과 광주시민으로서 농활, 통일쌀 한 평 가꾸기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별에서 온 그대, 광전건치

“당시 광전연합은 노동, 농민운동 중심이었다. 그런데 소위 전문가 그룹에서 사회변혁 운동에 동참한다는 것 자체가 ‘쇼킹’한 일 이었다”

광전건치의 첫 인상은 어땠냐는 물음에 장화동 선생이 던진 첫 마디였다. 그는 광전연합에 광전건치 회원들이 참여의 의의에 대해 높은 평가를 매겼다.

“87항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소위 넥타이 부대의 참여였다. 그런 흐름을 타고 그때까지 해 오던 대중운동이 상당한 성과로 드러나긴 했지만, 구체적인 조직으로 엮어져 일상적으로 민주, 통일, 생존권 투쟁 등의 연대활동을 하는 곳은 광주지역에선 건치가 ‘유일’했다. 건치의 참여는 당시 광주지역 활동가들은 전문가 집단과 연대할 수 있고, 우리의 투쟁이 엘리트들도 동의하는 활동이란 자부심을 심어 줬었다. 함께 한다는 그 형식면에서도 중요했음은 물론이다”

광전연합 활동은 물론 10여년 간 광전건치 총회에 참석하기도 하면서 광전 건치 회원들과 우애를 다지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건치는 건치끼리만 모이려 한다”며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학생운동 경험이 없는 회원들이 특히 다른 단체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많이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건치 내부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렇게 신나고 즐거울 수가 없었다. 내부의 구심력이 다른 곳 까지 확산되는 데 약간의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광전건치의 이런 낯가림(!)을 뒤로 하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인물에 대해서는 “건치하면 ‘정태환 원장’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참고로 정태환 원장은 건치 제23기 공동대표, 1998년에는 광전건치 공동대표를 역임한 인물이다.

“다른 훌륭한 광전건치 회원들도 많고, 그분들에겐 결례일 수도 있지만, 정태환 원장이 광전건치의 상징적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광전건치 초기 멤버로 내부를 견고하게 세우려 했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와의 관계성을 중시해, 광주지역 여러 단체들에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

“안타깝게도 광주지역의 많은 대중 단체의 간부, 초창기 멤버들이 대표라든지 일정 자기 역할이 끝나면 자의반 타의반으로 활동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음에도 정태환 원장은 그런 외부의 변화나, 직책의 유무를 떠나 큰 굴곡 없이 광전건치 대표로, 회원으로, 치과의사로 자기 동력을 가지고 활동해온 인물이다”

또 광전건치는 광주지역 어떤 단체보다 지역에서 벌어지는 활동에 두드러지게 참여해 왔다. 연합 활동 이외에도 광전건치는 독자적으로 보건의료관련 사업을 펼쳐왔다.

“건치 활동 하면 떠오르는 것은 ‘수돗물불소화 사업(이하 수불사업)’이다. 처음에 그 사업을 한다고 했을 때는 어떻게 보면 치과의사라는 자신들의 생계와 직결된, 장기적으로는 방해가 될 수 있는 것을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나 역시도 수불사업 관련해 토론회 등에 참석하면서 느낀 건 광전건치가 단기간의 성과에 급급해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4년, 5년 치열하게 토론하고, 홍보하고, 도전하는 걸 보면서 감동했다. 광전건치는 ‘건강사회를 위한’이란 이름에 걸맞게 우리사회를 건강하게, 한 단계 발전시키는 데 이바지 할 수 있는 자신들의 역할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단체다. 그게 광전건치의 저력이라고 생각 한다”

수불사업은 건치 조직 전체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은 대단히 높다. 광전건치는 수불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음을 알 수 있었다. 비록 수불사업은 지자체와의 문제로 답보상태에 있지만, 보건의료인이 지역사회의 보편적 건강권 확충을 위해 두 발 벗고 나서는 단체라는 인식을 광주 지역사회 내에 인식시켰다는 다른 의미의 성과도 있었다.

이제는 ‘건강권’이라는 큰 담론을 말할 때

“광주 지역에서 보건의료 하면 광전건치를 뺄 수 없다”

장화동 선생이 광전건치에 거는 기대는 남달라 보였다. 광전건치 내부에서도 물론 ‘의료민영화’ 이슈에 대한 대응이라던가 스터디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장 선생이 제시한 것은 조금은 다른 부분이었다.

그는 헌법 제10조와 제34조를 들면서 “국민은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라며 “이에 바탕이 되는 것은 아프면 치료받고, 건강할 권리”라고 말했다.

“문제는 개인의 경제적 상황, 정보 접근성 등에 따라 건강할 수 있는 권리가 제한되는게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건강권은 일반적이고 보편적 권리임에도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수준은 헌법의 궁극적인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건강이 제일’이라면서도 실제 인식은 낮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 수준을 보면 충분히 지금의 의료체계의 모순을 깰 수 있는데 정작 국민의 복지와 인간다운 생활을 책임져야 하는 국가는 나서지 않는다. 보건의료인과 같은 개별 주체들이 나서야만 한다”

“건강의 문제를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해 버리는 사회적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보건의료운동의 수준이 1980년대 거기서 멈춰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광주지역에서 보건의료운동에 몸 바칠 각오가 돼 있는 광전건치, 건약에 기대가 크다. 누구나 건강할 권리, 아프면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일반적이고 보편적 권리라는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을 바꾸는 일에 광전건치가 앞장섰으면 한다. 그것이 보건의료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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