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인문학’은 환자 이해의 첫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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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인문학’은 환자 이해의 첫걸음”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12.02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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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회, 학술대회서 치과의학사부터 북한 구강의료까지 다뤄…300명 운집 ‘성료’
▲ 대한치과의사학회 2015 추계학술대회

“우리는 사람을 치료하는 치과의사입니다”

지난해 ‘치과 인문학의 르네상스’란 주제로 임상 술식의 발달사를 풀어내 호응을 얻었던 대한치과의사학회(회장 박준봉 이하 치의학회) 2015년 추계학술대회가 지난 28일 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지하1층 강당에서 펼쳐졌다.

이번 학술대회는 ‘치의학의 인문학(Humanities in dentistry) - 인문학이 신학문 입니다'를 대주제로 여타 학회에선 접하긴 어려운 독특한 연제들로 꾸려졌으며, 약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강연으로는 ▲북한 보건성중앙구강예방원 출신 이송현 씨의 ‘북한 구강의료의 이해’ ▲경희대 치전원 백장현 조교수의 ‘치과보철물! 어떻게 만들기 시작하여 어디까지 왔는가?’ ▲연세대 치과대학 구강생물학교실 김희진 교수의 ‘치의학적 치소침습 얼굴회춘’ ▲서울대학교 치과병원 류인철 원장의 ‘치과의사가 찾는 인문학, 어디에 있는가?’ ▲치의학회 권훈 정책이사의 ‘치과의사학으로 떠나는 프랑스 여행’ ▲치의학회 이해준 총무이사의 ‘함석태, 강우규 그리고 대동단’이 마련됐다.

특히 이날 북한 구강의사(치과의사) 출신인 이송현 씨가 ‘북한 구강의료의 이해’란 주제로 강단에 올라 북한 구강의료체계와 연구 상황에 대해 소개해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송현 씨는 “평양의학대학 구강학부에서는 구강학 뿐 아니라 임상의학과목 전반도 함께 배운다”면서 “졸업과 동시에 구강의사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의사급수시험제가 있어 급수에 따라 급여 차가 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강의료체계는 1차부터 4차의료기관까지 있으며 순차적으로 의뢰가 가능하며 무상치료이지만, 1980년대 후반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로 경기가 악화되면서 구강의료부분이 큰 타격을 입어 제대로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그래도 대학에서는 연구가 이어지고 있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 남한과 미국의 민간단체들의 지원으로 설비를 갖춘 병원들이 늘어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희대 치전원 보철과 백장현 교수가 고대 이집트서부터 현재 CAD/CAM에 이르는 치과보철물 제작 기술의 발전과정을 짚었으며, 연세대 치과대학 김희진 교수는 한국인 및 아시아인에 맞는 침습적 미용성형술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했다.

또 서울대치과병원 류인철 원장은 “치과질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숙주인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며 “인문학적 접근은 치과의료에 있어 가장 필수적인 요소”라고 역설했다.

치의학회 권훈 정책이사는 프랑스에서 치의학사(史) 관련 유적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장소 24곳을 소개했으며, 치의학회 이해준 총무이사는 치과의사 면허 1호인 함석태 선생이 황실 독립운동을 지원한 사실을 역사적으로 고증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치의학회는 이날 대회에 참석한 모든 회원들에게 치의학회 신재의 고문의 저서 『한국 현대 치의학의 발전』, 『한국 근대의료의 인식』, 『한국 치과기자재의 역사』 총 3권을 선물했다.

▲ 대한치과의사학회 임원진 일동

내년 초 『치과의사학』교재 발간 목표

치의학회는 이날 대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학술대회의 의의와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박준봉 회장은 의료는 고도로 발달된 ‘인문학’이라고 강조하면서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그를 둘러싼 역사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소통의 첫 걸음”이라며 “또한 과거의 성찰을 통해 치의학의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학술대회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아울러 “역사만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더 확장시켜 치과의사를 위한 인문학의 확장이 우리 학회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치의학회는 우선 박준봉 회장의 공약이기도 한 ‘치과의사학 교재’의 내년 초 발간을 목표로 집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한편, 학회 우수한 인적자원을 활용해 치과의학사 관련 자료들을 수집하고 엮어내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도 밝혔다.

박 회장은 “11개 치과대학에서 5년이내 퇴직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해당 분야에 대한 지견을 취합해 치의학의 미래를 예측하는 연구와 각 대학별 치과의료봉사 자료를 비교분석해 발전모델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와의 소통의 중요성이 더해지는 만큼 이를 학회차원에서 돕기 위해 한국의 최근세사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또 가족 중 치과계 종사자의 이야기를 모아 우리 치과계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싶다”고 바람에 대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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