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그동안의 국제전시회 분리 개최로 인한 업체의 부담 상승과 국내 치과계의 대외 이미지 손상 등을 감안한다면 잉여금 배분 문제 등 두 단체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에 매몰되지 않고 ‘통합’이라는 대의에 함께 동참해준 두 단체의 결단에 치과계 전체가 경하를 해 줄만도 하다.
그러나 ‘통합’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지난 1일 서치와 치재협이 전격적으로 내년부터의 ‘통합’을 발표했지만 ‘통합 SIDEX'가 명실상부한 국제전시회로 성장해나가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풀어야만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다.
첫째는 현재 치협의 KDA와 맞물리면서 3년에 2번 개최되고 있는 SIDEX의 정기적 개최여부이다. 이미 지난 1일의 통합조인식에서도 언급이 되었듯 통합 SIDEX 조직위 측에서는 치협과의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는 방침이지만, 결국은 치협 KDA와의 ‘통합’이라는 또 하나의 어려운 고비를 넘어야만 한다는 과제를 남겨두고 있는 셈인 것이다.
둘째는 그동안 SIDEX와 KDX로 나뉘어 진행된 국제전시회의 나름대로의 성공 신화를 바탕으로 특히나 SIDEX 조직위의 주체가 서치라는 치협의 지부행사로 진행되면서 치협의 각 지부가 각기의 전시회 규모를 확장, 국내의 치과기자재 전시회가 그야말로 ‘백가쟁명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현실이다.
이미 KTX의 등장으로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접어든 현재 과연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이 만큼의 치과기자재 전시회가 정말로 필요한 것일까? 이는 내년부터 국제전시회의 ‘통합’을 기치로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고 나선 SIDEX를 명실상부한 중국의 Sino-Dental을 넘어서는 동북아 최대의 국제전시회로 키워나가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한번은 집고 넘어가야할 문제이다.
이를 집고 넘어가야만 하는 이유는 SIDEX와 KDX, 그리고 각 지부의 치과기자재 전시회가 만 3년이 넘게 진행되면서 치과기자재의 발전 현황을 한 곳에서 되짚어본다는 전시회 본연의 취지가 너무나 많은 전시회 개최의 여파로 이미 개원가 일부에서는 식상한 ‘잔캄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는 점에 있다.
우리나라 현 치과계의 규모를 감안해 본다면 오히려 동북아 최대의 국제전시회로 적극 키워나가야만 할 ‘통합 SIDEX’ 한 번 개최에 치과계 전체의 힘을 몰아주어야만 하지 않을까?
더욱이 그동안 SIDEX와 분리 개최되어온 KDX의 존재이유가 ‘전시회 개최의 잉여금은 차기 전시회 개최를 위해서만 쓴다’는 점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통합 SIDEX를 비롯 각 지부에서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치과기자재 전시회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재고를 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통합’의 대의에도 불구하고 ‘통합 SIDEX’의 부스당 단가 비용이 KDX에 비해 상당히 값비싼 230만원에 정해진 것에 대해 일부나마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치재협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감안해본다면, 각 치과기자재 전시회의 잉여금 사용처에 대한 불필요한 의혹을 불식시킨다는 차원에서라도 ‘통합 SIDEX’를 비롯한 각 치과기자재 전시회의 조직위원회를 치협의 각 지부 산하에 두는 방식을 재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합 SIDEX’는 그것이 국내 유일의 국제치과기자재 전시회인 이상 어느 한 단체의 것이 아니라 우리 치과계 전체의 것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치과계 각 주체들의 축제의 장이 되었을 때에만 명실상부한 동북아 최대의 국제기자재 전시회로 성장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통합 SIDEX’가 서치와 치재협의 ‘작은 통합’을 넘어 치협과 산하 각 지부, 그리고 나아가서는 치기협과 치위협까지도 포괄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통합 조직위’ 구성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 국내 치과계의 발전과 특히나 열악한 국내 치과기자재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이제 ‘통합 SIDEX’라는 ‘작은 통합’을 넘어 치과계 전체의 더 큰 ‘통합’으로 나아가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