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가 아파 치과에 가서 진료를 받는 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발치나 임플란트 치료를 권유받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환자 입장에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있는지, 혹시 과잉진료를 받는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면 참고할 만한 책이 출간됐다. 일본의 베테랑 치과의사 '기노 코지' 와 '사이토 히로시' 가 쓴 책 <치아 절대 뽑지 마라>다.
책의 첫번째 소제목을 보면 '치아 건강의 가장 큰 위험인자는 바로 치과의사' 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구절이다. 책에서는 치과의사들이 치아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으면 쉽게 환자의 이를 뽑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다소 과격한 표현이 사용된다.
이 하나를 뽑으면 그 주변에 도미노 반응이 와서, 치아 전체의 수명이 줄어든다는 것이 이 책 속에 담긴 주장이다. 물론 어떤 경우에는 발치를 해야 할 수도 있겠지만, 책의 저자들은 40년간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치아를 최대한 보존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임을 강조한다.
책에는 이 외에도 TCH(tooth contacting habit, 위아래 치아를 접촉하는 습관)가 치아에 치명적이라 사실이 자세히 설명돼 있다. 단순히 치아의 충격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충치와 염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 책은 사무직의 대부분이 TCH 습관을 갖고 있다는 부분까지 세세하게 짚어준다. 그밖에 올바른 양치질 방법부터 시작해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주 겪는 문제를 지적하고, 이를 어떻게 고쳐나갈 수 있는지, 돈 안 드는 셀프 치아 건강법이 상세히 제시돼 눈길을 끈다.
이밖에 저자들은 좋은 치과의사가 드문 이유가 개인의 실력 문제도 있지만, 건강보험제도가 과잉진료를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잊지 않는다. 다짜고짜 담당 의사를 의심하고 치료를 거부하면 안 되겠지만, 과잉진료를 조심하라는 저자들의 충고는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치과 관련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평이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고, 다양한 임상 사례들을 제시하며 내용의 깊이를 더했다. 올해 4월 국내 번역 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