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직선제에 앞서 가장 시급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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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직선제에 앞서 가장 시급한 일
  • 최유성
  • 승인 2016.11.24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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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최유성 논설위원

우리는 저마다 나름대로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치과계의 직선제를 회원들의 축제로 승화시켜야 한다든지, 회원들이 주인인 협회와 지부를 만들어야 한다든지, 진정 회원들을 위하는 회무로 변화해야 한다든지 등등이다.

그러나 과연 가슴에 손을 대고 생각해보자. 그것들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한줌도 안 되는 권력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한 집착과 나와는 상관없는 그들만의 놀이터로 치부하는 무관심이 그것이다.

우리는 촛불이 어둠을 몰아내는 2016년 늦가을의 광화문광장에서 민주주의의 성장을 지체시켜 온 고질(痼疾)인 ‘시민의 부재(不在)’가 해결되는 역사적 장면을 목도하고 있다. 헌법 11조 2항이 금지하고 있는 특수계급이 사유화한 국가의 권력을 되찾겠다는 주권자의 건강한 각성이 세대와 지역·이념을 초월해 공유되고 있다.

언론지 논설주간의 글을 읽으면서 치과계를 고민해본다. 그리고 작금의 치과계 혼란함의 근본적 원인을 ‘시민의 부재(不在)’에서 찾고 싶다. 그것이 직선제라는 외형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선거권의 제한이라는 틀에 갇혀서 우리의 탈출구가 봉쇄될 위기에 처한 것이 어쩌면 우리의 최대 위기라고 규정하고 싶다.

근본적 원인인 시민의 부재를 회복하고자 추구했던 직선제에서 정작 시민권의 제한으로 결론지어지는 현 상황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절망적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극복하지 못한 상황을 언제까지나 한탄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저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나마 역사에 바로 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이다.

회원들에게 알려야 한다. 작금의 치과계 혼란은 남의 일이 아닌 바로 나의 일이며, 그 근본적 원인은 회원들의 주인의식 부재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그리고 그것은 선거라는 민주주의의 합법적 수단을 통해서 되찾는 것이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라는 것을.

지금 눈앞의 회비를 아까워해서는 안 된다. 그 몇 푼을 아낀다는 것은 결국 당신들의 허탈함을 일으킨 자들을 도와주는 것이다. 잘 생각해보시기 바란다. 마이크 앞에서 3만 회원들을 위한다는 자들과 그들의 나팔수인 기관지에서 회비납부를 독려한 적이 있는가? 회원들의 가장 중요한 권리인 선거권을 제한하면서 언제까지 회비를 납부해야 당신의 피 같은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고 가르쳐 준 기억이 있는가 말이다.

‘직선제’ 하면 일감으로 떠오르는 ‘모든 회원들의 동참’을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서 막으려는 그들은 회원들을 일깨우려는 일말의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 누구도 그것에 대하여 말하고 있지 않다. 그저 나에게 유리한 구도만이 그들의 관심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보시라. 작금의 혼란함의 근본적 원인이 무엇인지를. 주인의식이 결여된 회원들이 무심하게 떠나간 그 자리에 누가 앉아서 호령하는지를. 우리는 지금 심각한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도 2월말까지 밀린 회비를 납부하면 선거인단 선출에 자격을 주기로 해놓고, 정관과 규정이라는 이름으로 12월말로 마감하여 소송으로 이어졌던 기억을 떠올려야 한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이제 37일이고, 결코 많은 시간이 아니라는 사실이 절망적인 미래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의식 있는 회원들은 이제라도 한명씩 협회에 항의전화라도 하자. 박제화된 원칙인 정관을 고쳐서라도 선거권을 내놓으라고. 만약 촉박한 일정과 정관이라는 핑계 뒤에 숨는다면, 기꺼이 회비를 납부하고, 우리가 주인인 협회를 탈환하도록 하자.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돈으로 살 수도 없는 시간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2016년 11월 25일 경기도 부천의 회원 드림  

 

 

(경기도치과의사회 정책연구이사,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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