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치협회원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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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치협회원이고 싶다
  • 편집국
  • 승인 2017.02.09 14: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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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어디에서도 회원이고 싶은 어느 치과의사가...

나는 대한민국 치과의사이다.
지금은 해외에서 일한다.
그러므로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원이 될 수 없단다.

왜 그럴까 화도 나고 궁금함도 들지만 그보다 나는 그저 치협 회원이고 싶다. 내가 치협회원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정말 묻고 싶다. 현 치협 집행부에, 그리고 다음 집행부가 되고 싶다고 나선 사람들에게.

나는 ‘90년대에 치대를 졸업하고부터 20년 가까이 치협의 회원이었다. 그러다가 작년부터 해외에서 일하고 있다. 언젠가 한국으로 돌아가겠지만 그와 상관없이도 매년 시덱스에 참가할 예정이고 보수교육이며 면허신고도 해야 한다. 조만간 치러질 최초의 협회장 직선제 선거에서도 소중한 내 한 표를 당연히 행사할 생각이다.

그런데 협회는 내가 협회비를 내려고 해도 받아주지 않는다. 규정상 나는 치협회원이 아니란다. 아닌 정도가 아니라 전혀 방법이 없으므로 될 수가 없단다. (협회에서는 무등록 회원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내게는 회원으로 안 받아주겠다는 말로 들렸다.)

협회의 입장인즉슨, 협회회원이 되려면 협회비를 내야하는데 협회비는 지부를 통해서만 낼 수 있고 해외에는 지부가 없으므로 해외에 있는 회원들은 회비를 낼 수 없어 자동으로 무등록 회원이 된다는 것, 나 말고도 이런 문의와 항의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협회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알고 있지만 협회의 규정을 고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므로 아직까지 그대로라는 것, 비록 시덱스에서는 무등록 회원으로 취급받겠지만 다행히 나는 아직 서울 모 지부 회원으로 되어 있고 협회비 미납이 2년 미만이므로 이번 협회장 선거에는 선거권이 있어 별문제 없지 않냐는 것이었다.

처음 이 얘기를 들었을 때는 설마라고 생각했다. 협회에 총무이사며 재무이사며  임원이 몇이고 직원이 몇이고 협회비가 얼만데 이렇게 허술하겠나 싶었다. 치과의사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던 말들을 설마 그냥 하지는 않았으리라 싶었다. 그래서 직접 한국에 들어와 다시 치협에 문의했지만 그 설마는 사실이었다.

회원이 회비를 내겠다고 사정을 해도 안받아주는 협회,
그리하여 협회 재정에 손해를 끼치는 협회,
관련 규정의 문제점을 알고도 개정이 쉬운 일이 아니라서 방치하는 협회,
협회장 선거권을 행사하려면 소속지부가 바뀌었어도 그냥 두라는 협회,
시덱스나 2년이 지난 경우는 뭐 어쩔 도리가 없지 않겠냐는 협회가 바로 내가 속한(?) 대한치과의사협회였다.

대통령 하나만 문제가 아니었다. 국민이, 국가가 어떤 대가를 치르던 아랑곳없이 자리보존에만 집착하는 대통령에 더해 회원이, 협회가 어떤 곤란에 처했는 지에는 관심 없이 그저 협회 임원자리, 직원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로 넘쳐나는 곳에 나는 속해있었나 보다.

고로 나는 생각한다.
나에게 최초로,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를 협회장 직선제 선거권을 어떻게 활용해야 나는 다시 대한치과의사협회의 등록회원이 될 수 있을까?

그저 한 번 더 협회 임원자리를 차지해 보겠다는 현집행부의 연장선상으로 보이는 캠프가 갑자기 다음에는 잘할까? 동창회 연합회처럼 보이는 캠프의 넘치는 명함들 속에 그 어렵다는 규정 개정능력이 꼭 꼭 숨어 있을까? 차라리 지금껏 한 번도 맡아본 적 없으므로 고로 안 해본 적도 없는 초짜로 보이는 캠프에게 기대를 걸어야 하나?

수많은 회원이 있는 만큼 수많은 사정이 있으므로 협회의 규정으로 모든 걸 커버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협회가 있고 사람이 있는 것 아닌가. 누군가 진심으로 자신의 명함보다 회원의 명암에 관심을 갖는다면 나는 주저 없이 내 한 표를 그 사람에게 주겠다.

나는 그저 치협의 회원이고 싶다.
누구라도 나에게 방법을 알려주기 바란다.

*본지의 기고규정에 따라 익명으로 처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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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습군요.... 2017-02-10 08:59:44
말도 안되는 이런 일들이 계속 있어온 셈이군요. 직선제가 그리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어쨌든 직선제를 계기로 이런 일들이 하나씩 바로잡아질 수 있다면 직선제가 이루어진 보람이 있겠습니다. 캠프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대안을 제시해주시면 좋겠네요....

회장세습 2017-02-10 09:28:12
부회장이 회장직을 세습하는 지금의 구조로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할 수 없습니다. 고인물은 반드시 썩고, 협회 임원으로 오랫동안 일한 사람들은 구태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21세기 4차산업시대의 키워드는 혁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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