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의 개혁요구가 충실히 실행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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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의 개혁요구가 충실히 실행되길…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7.03.02 14: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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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기자의 비하인드 컷] 치과계 첫 선거를 취재하며…

본지는『안 기자의 비하인드 컷』코너를 신설했다. 취재처에서의 뒷 이야기, 지면에선 차마 다룰 수 없었던 이야기를 전하고자 마련했다. 이 코너는 매월 1·3주 목요일에 연재될 예정이다.  -편집자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치) 회장 선거가 끝났다. 이미 한참 전에 끝난 일이지만 필자가 전문지 입문 후 처음으로 치른 선거인 만큼 그 동안의 감상(?)을 몇 자 늘어놓고자 한다.

전해 내려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치과계 선거는 ‘룸살롱 선거’, ‘동창회 선거’로 불릴 만큼 형식만 선거지 사실상 세습이며, 여느 구석 못지않게 지저분하다는 것이었다. 아직 내공이 부족한 탓인지 그런 험한 꼴(?)은 목격하지 못해 아쉽기도 했다.

아무튼, 국가 원수가 보여준 각종 파행과 추문 덕에 온 나라가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적폐를 청산하는 일을 시대적 사명으로 인식하고 있고 그것은 치과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1% 만을 위한 사회에 대한 축적된 불만은, 이는 먹고살만한 치과의사들에게도 별로 차이가 없었나 보다. 서치를 비롯해 경기도치과의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까지 ‘직선제’를 요구하는 회원들의 열망이 통했으니 말이다.

성공회대 김동춘 교수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사회 개혁의 움직임에서 전문가 집단 역시 “집단 내 부역자 척결, 이를 테면 친일파 척결과 같은 내부 정화가 우선돼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번 사태에서 내로라하는 보건의료계 인사들이 충실한 부역자로 일 한 것에 대한 경계다.

그러니 서치 선거에 출마한 이상복‧강현구 후보 모두가 ‘개혁과 변화’를 들고 나온 건 우연이 아니다. 그들은 앞 다퉈 자신이 서치 개혁의 적임자라고 외치며 이른바 '개혁적 공약'을 내놓았다.

두 후보의 공약의 요지는 ‘회원을 위한 협회’로 ▲회장 혜택 축소 ▲SIDEX 서울나이트 등 전시성 행사 축소 ▲회원 편의 서비스 강화 등이었다.

그럼에도 두 후보의 공약은 창의성이라곤 하나도 찾아볼 수 없이 흡사해 의구심을 자아냈다. 이것은 동시에 서치의 ‘개혁 점’이 뚜렷하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대표적 전시성 행사로 꼽힌 서울나이트에 대한 공약만 봐도 그렇다. 두 후보는 서울나이트를 폐지할 것이냐 축소할 것이냐를 두고 토론회와 간담회에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이를 두고 모 업체 관계자는 “직선제다 보니 너무 회원 위주의 공약들만 나오는 것 같다. 업체 입장은 고려치 않은 처사”라는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렇다. 직선제는 너무 회원 위주다. 그만큼 후보들이 회원들의 목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달라진 풍경 중 하나였다.

결국 3년 전부터 ‘서치 개혁’을 외치며 당선된 이상복 신임 회장,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당연하다. 소수의 권력을 충족하는 선거와 집행부가 아닌 이제라도 ‘이익집단’으로서의 기능을 다하라는 회원들의 열망이 실현될지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참고로 지난달 27일 대한치과기공사협회 신임회장으로 당선된 김양근 소장의 공약이 주목할 만하다.

그는 처음부터 누구에게 ‘자리’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신임회장은 “회원 최대 권익을 위해 공모를 통해 회무능력을 평가한 후 집행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자신의 본거지인 경남 창원을 떠나 기공사회관이 위치한 신설동으로 거처를 옮겨 회무에 집중하겠단 의지를 피력했다. (실제로 신설동 근처 오피스텔을 얻었다 한다)

그의 당선 이유에는 ‘벼랑 끝’이라고 말하는 회원들의 상황과 정서에 공감하는 파격적인 말과 행동이 회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게 아닌가 싶다.

이상복 신임회장이 ‘변화‧개혁‧소통‧행복’을 회무 철학으로 내세우고 “오직 서치만 생각한다”며 당선된 만큼 어설프더라도 그의 의지와 뜻을 펼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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